"아이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아이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5.04.29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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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식습관, 교사와 부모부터 바로 알아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지난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4살 어린 아이를 폭행했다. ⓒ연합뉴스TV 캡처 화면
지난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4살 어린 아이를 폭행했다. ⓒ연합뉴스TV 캡처 화면

 

지난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네 살배기 여자 아이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은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교사는 급식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몸을 거칠게 잡아끌더니 급기야는 오른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쳐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이런 교사가 무서운지 바로 일어나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담담하게 줍던 아이의 모습에 국민들은 크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주변에 있던 다른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구석에 모여 무릎을 꿇고 앉아 친구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까지 했다.

 

이 교사가 아이를 학대한 이유는 다름 아닌 아이가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겼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급식판을 수거하던 교사는 김치를 남긴 아이에게 억지로 먹이려고 했는데, 이를 아이가 뱉어내자 아이의 머리를 힘껏 내리친 것이다. 문제의 교사는 “아이의 습관을 고치기 위한 훈계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은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대책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좀 더 주목해야 할 건 어린이집 내에서 바른 식습관 교육이 정착되지 않는 한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와 같은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어린이 식습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지 못한 어린이집 교사가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의 '평가인증 지표'를 보면, 어린이집의 바람직한 식습관 지도에 대한 가이드를 자세히 명시하고 있다. 그 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편식예방, 골고루 먹기 등 바람직한 식습관을 지도하고, 영유아의 발달 수준에 따라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자율성을 격려해야 한다. 또한 영유아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도록 강요하지 않으며, 영유아에게 반드시 일정량을 반드시 다 먹도록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즉,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억지로 먹이거나 반드시 급식판에 배분된 음식을 먹도록 강요하는 건 어린이집 교사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억지로 먹이거나 반드시 급식판에 배분된 음식을 먹도록 강요하는 건 어린이집, 교사의 자세가 아니다. 최근 베이비뉴스, 풀무원, 시공미디어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린이 먹거리 안전 캠페인' 애니메이션을 제작, 보급하고 있다. ⓒ시공미디어 누리놀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억지로 먹이거나 반드시 급식판에 배분된 음식을 먹도록 강요하는 건 어린이집, 교사의 자세가 아니다. 최근 베이비뉴스, 풀무원, 시공미디어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린이 먹거리 안전 캠페인' 애니메이션을 제작, 보급하고 있다. ⓒ시공미디어 누리놀이

 

이는 최근 베이비뉴스, 풀무원, 시공미디어가 진행하는 ‘바른 먹거리 먹고 바르게 자라요’ 어린이 먹거리 안전 캠페인(http://safefood.ibabynews.com)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시공미디어와 풀무원, 베이비뉴스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바른 식습관을 길러줄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약 5분 50초가량의 애니메이션은 채소를 먹기 싫어하는 아이가 교사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채소를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에서는 튼튼이 박사가 등장해 토마토, 상추, 오이, 당근, 파프리카 등이 몸에 미치는 좋은 영향을 알려주고, 아이들이 직접 채소 샐러드를 만들며 채소의 중요성을 직접 느끼도록 한다.

 

특히 영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린이집 교사가 채소를 싫어하는 주인공 ‘두리’에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영상은 아이들의 편식습관을 고칠 때 교사와 부모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두리는 “채소를 먹어봤는데 토할 것 같았다”며 다른 친구들이 채소 샐러드를 먹는데도 혼자 먹지 않는다. 이때 교사는 채소가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면서도 억지로 채소를 먹도록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채소를 먹고 싶을 때 먹으라며 아이의 선택을 기다려준다. 이어 아이가 채소를 먹어보겠다고 스스로 나서자, 교사는 채소를 잘 먹을 수 있도록 아이가 좋아하는 파인애플을 채소 위에 얹어주며 응원한다.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한다고 억지로 먹이는 것보다 스스로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교사의 자세라는 것을 영상 안에 모두 담아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아이 때부터 바른 식습관을 길러줘야 어른이 돼서도 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 개개인의 음식 선호도를 인정하되,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는 게 교사와 어린이집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시공미디어 어린이교육문화연구소 홍미영 소장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주관적인 개인 선호다. 어린이집과 교사의 미션은 아이들의 선호도는 인정하면서 꼭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먹도록 하는 것”이라며 “개인의 취향을 버리고 동일한 음식을 먹도록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의 선호도를 인정하면서 음식을 제공할지에 대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어린이집 등에서 아이들을 위한다고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데, 이는 오히려 아이가 해당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겪게 하고 더욱 거부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지적이다.

 

홍 소장은 “아이가 모든 음식을 끝까지 다 먹도록 강조해선 안 된다. 아이가 채소를 싫어한다면, 아이에게 접근할 때는 ‘이 채소를 네가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 시도해보는 건 어떠냐?’라고 접근하는 게 좋다”며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연결해서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파인애플을 좋아한다면 파인애플과 채소를 함께 먹도록 제안하며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바른 식습관을 위해서는 어린이집과 교사 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부모가 어린이집 교사와 수시로 소통하며 아이의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어린이집과 가정에서 일관된 교육을 시켜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홍 소장은 “어린이집은 부모에게 아이 식습관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먹도록 시도했는데, 싫어해서 맛을 보는 정도로 접근했다. 다음에 시도할 때는 이 음식 영양소와 비슷한 음식으로 대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식으로 알려줘야 한다. 부모가 걱정할까봐 아이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교사와 부모가 아이 식습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아이의 편식습관을 지도하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시공미디어와 풀무원, 베이비뉴스는 올해 총 3개의 어린이 먹거리 안전 캠페인 영상을 제작, 보급한다. 첫 번째는 아이들이 스스로 편식 습관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뒀고, 두 번째는 어린이집 내에서 아이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끝으로 세 번째는 여름철에 주의해야 하는 식중독을 대비할 수 있는 식습관 기르기로 꾸며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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