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불안한 임산부 "병원가기 두려워요"
일부 산후조리원, '남편 출입금지' 조치 취하기도 전문가들 "정기검진 일정 조금 미뤄도 돼···개인위생이 가장 중요"

“메르스 때문에 산부인과 가는 게 걱정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정기검진인데 가야할까요? 아기는 뱃속에서 잘 놀고 잘 지내는 것 같은데요.”
“내일 임당검사 예약했는데, 다들 웬만하면 다음 주에 가라고 하네요. 다음 주에 메르스가 잠잠해진다는 얘기가 있으면 모를까, 임당검사는 어차피 해야 하는데 마스크 쓰고 다녀오면 괜찮을까요? 임신하니 모든 게 조심스럽네요.”
“2차기형검사 가야하는데 집근처에 메르스로 문제되는 대형병원도 있고 의심환자도 많은 동네라, 검진 갈지 말지 고민입니다.”
최근 중동호흡기질환(메르스) 확진자 명단에 10대 남학생이 포함되는 등 메르스 확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임산부들이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들이 속출하고 있다.
임산부는 다른 사람들보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질병 등에 취약하다. 임산부는 가벼운 감기 등에 걸리더라도 태아의 안전을 생각해 특별한 약 처방 없이 견뎌내는 경우가 많은데, 심각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메르스 확산에 큰 두려움을 나타내는 것.
특히 임산부의 경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메르스 확진 환자 대부분이 대형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병원 산부인과를 다니는 임산부들은 더욱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임신 6개월에 접어든 한 임산부는 “고위험군 임산부라 강남의 대형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대형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메르스 공포에 갓 출산을 한 산모들이 남편과 강제 분리되는 황당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것으로 알려진 천안시의 일부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의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해 남편의 조리원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해당 산후조리원에 머물고 있는 한 산모는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메르스 때문에 남편 출입이 금지됐다. 메르스가 남편과 생이별을 시킨다”고 토로했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임산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2012년 요르단에서 한 임산부가 메르스 감염자인 남편에게 전염, 임신 5개월 만에 태아가 사산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아랍에미레이트에서는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숨을 거두기도 했다.
부산시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29세 임산부가 체온이 37도를 넘는 등 메르스 환자로 의심돼 시내 한 병원의 음압병실에 격리 조치된 바 있지만,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감염이 걱정될 경우 무리하게 산부인과 진료 일정을 따라가지 말고 조금 미뤄도 좋다고 조언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 이희준 교수는 “메르스가 걱정된다면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해 정기검진 일정을 2주 정도 미루는 것도 큰 문제는 없다”며 “임신 시기별 대표적으로 시행되는 정기검사들은 2~3주 여유를 두고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임신성당뇨검사의 경우 임신 24주부터 28주 사이에 검사를 하면 되니, 임신 24주 즈음에 맞춰 검사 예약을 했더라도 몇 주 지난 뒤 검사를 해도 괜찮다는 것.
무엇보다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해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임산부 예방수칙이라고 일반인 예방수칙이랑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외출 후 손을 자주 씻는 것이며,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특히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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