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길에 드라이브스루 매장(차를 탄 채로 음료를 주문하고 받아가는 방식의 매장)을 지어 갈등을 빚고 있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해당 교육기관의 학부모 대표들을 23일 서울 양천구 신월3동 신원초등학교 회의실에서 만났다.
이날 회의에는 신원초등학교 운영위원회 권현경 위원장을 비롯한 학부모 대표 5인과 스타벅스 점포개발 총괄 김제룡 부장 외 관계자 4인이 참석했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회의는 예상 마감 시각인 12시를 훌쩍 넘겨 12시 50분경 끝났다. 드라이브스루 사건이 터진 뒤 학부모 대표와 스타벅스 관계자들만 참석한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모들은 회의에서 ▲출입구 단일화 ▲안전요원 2인 배치 등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비책을 요구했다. 본래 주장했던 "드라이브스루 매장 전면 철회"에서 한발 양보한 것이다. 권현경 위원장은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스타벅스 측이 부담될 거로 생각했다. 우리가 막무가내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출입구를 변경하는 방안 등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 가능한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 중인 매장은 스타벅스 앞으로 차가 들어가서 매장을 반 바퀴 돈 뒤 아이들이 다니는 골목길로 바로 나가는 구조다. 김제룡 부장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안전을 바라고 계시므로 출입구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법률과 기술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견해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사안은 안전요원 배치였다. 학부모들은 차량 출입구에 각각 1명씩 총 2명이 매장 운영 시간에 맞춰 근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측은 인건비 부담을 들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최소한 등하교 시간이라도 안전요원을 2명 배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스타벅스 측은 1명 이상 인력을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도 양측은 차이가 있었다. 스타벅스 측은 CCTV와 외벽 등 안전설비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CCTV 같은 경우 사후 처리에 쉬울 뿐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권 위원장은 "안전설비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안전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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