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유시설, 정말 최선입니까?
서울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 수유실에 대해 논하다

“수유실 시설 하나만 봐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아기 키우기 어려운 나라인지 알 수 있다. 더러운 기저귀교환대,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는 세면대, 딱딱한 의자 등 아무리 수유실이 설치되어 있다고 해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수유실은 의미가 없지 않나?”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육아맘이 말하는 수유실의 현재와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여한 육아맘 임현수 씨는 열악한 국내 수유실 시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 수유실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빅뱅팀과 (주)엠와이소셜컴퍼니가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9월 10~12일)의 시민시장실로 마련했다. 시민시장실은 서울시민들이 실제로 시장이 돼 일상에서 불편했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하며 개선점을 찾는 자리다.
실제 수유실을 사용하고 있는 육아맘들이 화상통화 방식으로 참여해 수유실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재 수유실은 보건복지부에서 관리를 맡고 있지만 관련 법률, 규정도 존재하지 않아 설치는 물론, 관리와 위생 등도 방치되고 있는 실정. 그러다보니 실제 수유실을 사용하는 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육아맘들은 열악한 국내 수유실 시설 수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생후 5개월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한선경 씨는 “사실 수유실이 필요한 이유는 조용한 공간에서 아이가 집중하며 식사를 하기 위한 것이지, 젖가슴을 가리기 위해 필요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유, 분유 할 것 없이 수유실의 필요성은 같다. 게다가 수유실의 경우 아빠가 들어갈 수도 없고, 화장실에 설치된 기저귀교환대의 경우, 여자화장실에만 설치된 곳이 많다. 아빠들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시대임에도 현실적으로는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수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노키즈존’ ‘스타벅스 수유논란’ ‘맘충’도 수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 수유실 부족 등 아이와 엄마를 배려하지 않은 문화적 특성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37개월 아들과 5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임현수 씨는 “수유실 부족이나 수유시설에 대한 미비함은 엄마들의 활동 반경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라며 “첫째 아이를 키우던 3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기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엠와이소셜컴퍼니 김정태 대표도 “기저귀교환대가 여자화장실에만 설치돼 있다 보니, 혼자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게 되면 변기 위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변기 위에서 기저귀를 간 적이 있는데, 청결하지 못한 환경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직접 경험한 일을 공유하기도 했다.
전국 수유실 위치 정보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빅뱅의 함종우 대표는“수유시설에 대한 법률이나 규정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전국적으로도 수유실이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통합적인 자료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이나 모유수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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