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강북구 대표 인수동 어린이집 모시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얀색 하의와 검은색 상의를 잘 맞춰 입은 꼬마 119대원들이 실로폰의 경쾌한 연주에 맞춰 무대 중앙으로 등장한다. 긴장의 낯빛도 잠시, 어깨를 으쓱이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제법 군더더기가 없다.
11일 오후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린 '119소방동요 경연대회'의 유치부 여섯 번째 무대. 26명의 꼬마 119대원들이 은색, 금색, 파란색 수술이 풍성한 응원도구를 흔들며 있는 힘껏 '119 소년단' 동요를 합창했다. 노래를 부르는 동시에 아이들은 폴짝 폴짝 뛰는가하면 빙그르르 돌고 발끝을 세우는 등 아기자기한 율동을 선보이며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무대 위에 마음껏 펼쳤다.
'119소방동요 경연대회'는 생활 속의 안전수칙을 노랫말로 만들어 아이들이 쉽게 배우고, 재난과 맞닥뜨렸을 때 대응능력을 키워 주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본부장 권순경)가 주최하고, 서울시교육청, 광운대학교, 한국소방안전협회 서울지부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서울시 각 자치구를 대표하는 초등부 22개 팀, 유치부 23개 팀이 출전해 열띤 경연을 벌였는데, 특히 유치부는 불이 났을 때 피할 곳을 알려주는 '비상구', 올바른 119신고방법을 노래하는 '119신고', 낯선 곳에 갔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침착하게 기다려요' 등 안전수칙을 일러주는 쉬운 곡들로 깜찍한 무대를 꾸몄다.
순백의 공주 드레스, 그럴싸한 격파 장기, 북 연주, 번쩍이는 야광봉, 스티로폼으로 만든 미니 버스 등 이날 아이들은 제각기 개성 있는 의상과 소품, 앙증맞은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울러 곳곳에서 발생한 아이들의 실수도 이날만큼은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유독 혼자 목소리가 우렁찬 아이, 율동이 한 템포씩 늦는 아이, 무대가 끝나고서도 퇴장하지 않고 있는 아이, 혼자 율동을 하지 않는 아이 등 예측할 수 없는 아이들의 행동으로 객석에서는 종종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
자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무대 앞 주변으로는 서성이는 부모들로 북적거렸다. 휴대폰에 아이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서다. 무대 앞 반경 5m는 그야말로 발디딜틈 없는 백화점 특판세일장을 연상케 할 정도. 객석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탬버린, 호루라기, 플래카드 등을 이용해 열띤 응원을 펼쳤고, 무대를 마치고 줄지어 퇴장하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안아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사들의 또랑또랑한 합창, 부모와 교사들의 열띤 응원, 흐믓한 미소를 짓는 관객들 속에서 '119소방동요 경연대회'의 분위기는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대회의 심사기준은 가창력 80점, 표현력 10점, 참신성 10점 등 총점 100점 만점(초등부는 가창력 90점, 표현력·참신성 각 5점). 심사위원 3명은 모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 모든 참가팀에게는 한마음상, 밝은미소상, 예쁜율동상, 안전상, 특별상 등이 골고루 돌아갔다. 대상은 양천구 곰달래어린이집이 차지했고, 강동구 예일어린이집이 최우수상을, 동작구 로야어린이집과 강남구 남부유치원이 우수상을 받았다.
1등의 영광을 안은 곰달래어린이집은 다음달 14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열리는 '전국 119소방동요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119소방동요 경연대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안전 수칙을 익히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전파하는 안전리더로 자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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