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내년도 보육예산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육에 투자되는 지방재정마저 줄이려 한다는 지적이 국감에서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8월 사회보장위원회를 열고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를 검토했다. 지자체가 펼치는 사회보장사업과 중앙정부의 사업 중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것들을 정비해 예산을 절감한다는 것이 이유다.
정부가 유사·중복사례라며 정비를 명한 지자체 사업은 총 1496개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중에서 보육에 관련된 사업은 164개라고 분석했다. 지원 대상을 기준으로 보면 보육교사 18만 명, 미취학 어린이 88만 명 규모의 사업이다. 예산 규모는 3391억 원으로, 보육교사를 위해 쓰이는 돈이 60%를, 보육료로 쓰이는 돈이 29%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에 9월 25일까지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재정비 계획안을 내도록 했으며, 11월까지 재정비 결과를 제출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보육 부문만 두고 보면 정부가 106만 명이 지원받고 있는 보육예산을 정리하라고 한 셈.
정비를 권한 사업에는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이 포함돼 있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은 "경기도 용인시, 경상북도 울진군 등 15여 개의 지자체가 누리과정 보육료 중 정부 지원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의 일부를 지원하는데, 이를 정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이를 무상보육의 축소로 보고 반발하고 나섰다. 장진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정부가 내세운 무상보육 취지에 부합하려면 보육료 전액을 국가가 지급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지자체가 부담해주는 것이다. 정부가 부족하게 지원한 부분을 지자체가 주는 것을 중복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자체가 보육교사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도 줄여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동익 의원은 “보육교사는 하루 9시간 28분을 일하면서 한 달에 155만 원을 받는다. 이런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선 것”이라며 지자체의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8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지자체의 사회보장사업을 유사나 중복을 들어 없앤다면 복지가 후퇴하는 것”이라며 “복지 수요를 조사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지자체의 책무인데 중앙정부가 제동을 거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남 의원의 지적에 대해 “복지가 증진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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