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도 못 막은 유모차 부대
차가운 바람도 못 막은 유모차 부대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10.12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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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유모차는 가고 싶다’ 소망식 뜨거운 현장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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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이슬이 내린다는 절기 한로 이틀 뒤인 10일, 전국에는 가을비가 쏟아졌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 서포터즈 제3기 소망식이 열리는 11일 아침까지도 하늘은 흐리고 드문드문 빗줄기가 이어졌다. 다행히 캠페인의 공식행사가 시작되는 시각이 다가오자 비는 완전히 그쳤고, 잠깐이지만 햇살까지 비쳤다. 행사가 열린 서울 중구 서울광장은 금세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은 유모차를 이용하는 영유아와 부모가 마음 놓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베이비뉴스가 2013년부터 펼쳐오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번 서포터즈 제3기 소망식은 베이비뉴스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한국지엠이 후원해 마련됐다.


11일 열린 행사에서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 서포터즈 3기 소망식'을 비롯해 '제1회 유모차 브랜드쇼', '도전! 아빠 육아 골든벨' 등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유모차 서포터즈와 가족 5000여 명과 시민 등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서울광장을 찾아 캠페인에 동참했다.


◇ 쌀쌀한 날씨에도 서포터즈 1000여 명 참석


행사는 유모차 서포터즈의 ‘유모차 걷기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50여 명의 서포터즈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광화문광장부터 서울광장까지 걸었다. 대한민국의 수도의 중심거리를 걸으며 유모차도 거리를 걸을 권리가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퍼포먼스를 끝낸 유모차 서포터즈들이 서울광장으로 속속 도착할 때쯤 캠페인 3기 소망식이 시작됐다. 소망식에는 영유아의 보행권에 관심을 두고 있는 주요 인사들이 축하 인사를 보내냈다. 서울특별시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 세이프키즈코리아 황희호 공동대표가 현장을 찾았고, 현장에 오지 못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축전을 보냈다.


행사를 주최한 베이비뉴스 최규삼 대표는 인사말에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인프라가 개선되고 시민 의식이 전환돼 유모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가 만들어지고, 임산부와 유모차를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기원했다.


서포터즈를 대표해 발언대에 선 아이 엄마 정은경 씨는 유모차를 끌고 유모차를 실을 수 없는 좁은 공간, 유모차를 달가워하지 않은 사람들의 눈초리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느끼는 불편한 점들을 소개하며 아이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씨를 비롯한 서포터즈 1000여 명은 함께 선서문을 낭독하며 영유아의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하며 소망식을 마무리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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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부터 열린 ‘국내 최초의 유모차 쇼인 ’제1회 유모차 브랜드쇼’에는 유모차 소비자들로 구성된 청중평가단 200여 명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청중평가단은 쇼에 참여한 6개 업체의 제품을 주의 깊게 살피며 분주하게 장단점을 비교했다.


한정희(34세)·정연(32세) 자매는 각자 가족과 함께 서울광장을 방문해 유모차브랜드쇼를 관람했다. 두 사람은 브랜드쇼가 끝날 때쯤 주의 깊게 봤던 제품의 이름을 다시 정리하며 꼼꼼하게 평가지를 작성했다.


한정연 씨는 “기존의 유아박람회는 회사별로 일일이 찾아가서 봐야 하는데, (유모차브랜드쇼는)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좋다”며 “제품의 색상과 바퀴 모양까지 바로 비교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정희 씨 역시 “브랜드별로 장단점을 직접 확인하다 보니 제품을 살 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 자매와 가족들은 무대가 잘 보이는 곳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다.


마지막으로 열린 '도전! 아빠 육아골든벨'은 육아지원금 총 170만 원이 걸린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영유아를 키우는 아빠 100여명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육아와 임신에 관련된 상식을 겨뤘고, 엄마들은 주변에서 응원의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아빠들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는 듯, 첫 탈락자는 4번 문제에 가서야 나왔다. 아깝게 4번 문제를 틀린 예비아빠 강태규(34) 씨는 “이런 행사가 처음이라 굉장히 색다르다”며 “시간이 없어서 많이는 준비 못했다. 쉽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신영(33) 씨는 만 6개월 자녀를 안고, 퀴즈를 푸는 남편을 응원했다. 김 씨는 베이비뉴스에서 주최하는 산모교실 맘스클래스에서 이벤트를 접하고 참가를 신청했다. 김 씨는 “남편이 평소에도 육아를 많이 도와준다. 1등을 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내들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준비한 13번 문제까지 제출되자 참가자의 절반가량이 떨어졌다. 두 번에 걸친 패자부활전까지 치르고 남은 최후의 3인은 다섯 문제를 연속해서 맞히며 치열하게 경합했다. 세 사람이 한 치의 양보 없이 펼치던 경쟁은 싱글대디 조항호(38) 씨가 혼자 정답을 맞히면서 끝이 났다.


◇ 재능 있는 어린이들이 빛낸 무대


무대에서 가장 빛난 이들은 어린이들이었다. 1부부터 3부까지 각 행사가 시작될 때마다 어린이들로 구성된 다양한 문화 공연팀이 공연을 펼쳤다.


소망식의 시작을 알린 방배유스센터어린이합창단은 '종이접기', '아빠 힘내세요' 등 동요 세 곡을 율동과 함께 선보였다. 합창단의 맑은 목소리는 행사 초반 다소 산만했던 현장 분위기를 다잡고, 참석자들의 주의 무대로 집중시키는 데 한몫했다. 흰색 주름치마와 반바지로 깔끔하게 맞춰 입은 아이들이 운율에 맞춰 율동까지 펼치자 오가는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서울언북초등학교는 오케스트라와 중창단을 무대에 올리며 클래식 음악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오케스트라는 올해 서울교육대학교가 주최한 ‘전국초등학생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해 관현악 합주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을 뽐냈고, 지난해 전국 과학송 경연대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은 중창단은 연극을 연상하게 하는 동요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축하공연은 어린이치어리더 팝콘이 맡았다. 팝콘은 6세 아동부터 초등학교 5학년 학생까지 참여해 난이도 높은 치어리딩을 선보였다. 특히 팀의 막내 전인하 어린이는 쌀쌀한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다리를 머리까지 뻗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는 등 마지막까지 실수하지 않고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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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광장에서 주요 행사가 진행될 동안 광장 주변에 마련된 홍보부스에는 행사 참가자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룰렛을 돌리고, 포스트잇에 메시지를 적어 남기는 등 여러 이벤트를 즐겼다.


서포터즈로 참여한 이은영(37) 씨는 “부스 안내가 번호별로 잘 되어 있어 찾기 편리하다. 너무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참가자들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아이를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는 동시에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는 것. 유모차는 가고 싶다를 시작한 2013년부터 연속으로 서포터즈로 참여한 임미애(34) 씨는 “제품 판매가 급급한 박람회보다 아이들도 함께 놀 수 있는 이런 (캠페인) 행사가 좋다”고 말했다.


모든 공식행사가 끝나자 서울광장에는 기다렸다는 듯 비가 쏟아졌다. 강우 확률이 60%라던 일기예보는 ‘유모차가 가고 싶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전혀 맞지 않은 셈. '유모차는 가고 싶다' 행사는 비의 시작과 함께 마무리됐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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