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난임가족도 응원해주세요"
"빼빼로데이? 난임가족도 응원해주세요"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11.06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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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편의점과 제과점 앞에는 벌써 긴 막대과자를 알록달록한 포장지로 포장한 선물 꾸러미가 쌓여있다. 5일 앞으로 다가온 ‘빼빼로데이’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과자를 나누어 먹는 날로 기억하는 이날은, ‘난임가족의 날’이기도 하다.


난임가족의 날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이하 난임연합회)가 난임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난임가족에 힘을 주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올해로 두 번째 난임가족의 날을 맞이하는 난임연합회의 사무실을 찾아 박춘선 회장을 만났다.


박 회장은 난임연합회가 탄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임을 이끌어 왔다. 박 회장에게 난임연합회가 펼쳐온 활동부터 난임 정책의 문제점까지 들어봤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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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임연합회는 어떤 곳인가.


“난임연합회는 2003년 생긴 난임가족들의 온라인 동호회 ‘아가야’에서 출발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2006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고, 2009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난임가족에 필요한 정책이 생기도록 운동을 펴고,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며, 난임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나 역시 난임으로 고생했다. 당시 너무 힘들어서 난임가족의 어려움을 국가가 조금이라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민원을 많이 제기했다. 민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청원을 넣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서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책이 통과되기 전까지 1년 동안 공청회나 각종 회의 등에 참여하면서 고통스러웠다. 다행히 2006년부터 보건복지부가 난임부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불임이란 단어를 난임으로 바꾼 것도 우리 단체의 노력 덕분이다. 2000년대 초반 어느 날 한 난임부부가 난임연합회로 전화를 걸었다. 병원을 갔는데 의사가 불임이라고 말하는 순간 암 선고를 받은 느낌이라고 하더라. 창피하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진료실을 나오는 순간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임이라는 용어를 다른 단어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난임부부의 기운을 북돋으려 불임을 대체할 용어를 공모했다. 그중 난임이 채택됐다. 임신 어렵지만 충분히 임신이 가능한 상태라는 걸 알리기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난임 용어 확산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2011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난임이 등재됐고, 다음 해 불임을 난임으로 개정하는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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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에 공개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에도 난임부부 지원 항목이 들어갔다. 정부는 난임치료와 시술 비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난임전문상담센터를 설치해 의학·심리 상담을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지원분과에 소속돼 있다. 거기서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난임시술이 제반 비용에 건강보험을 적용해달라는 요청은 꾸준히 해왔던 것이다. 사실 전액 지원을 기대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비용은 시술비 정도일 것이다. 사실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전액이 필요하다.


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에서 돈을 많이 투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3차 기본계획에는 어떤 정책이 들어가 있나 지켜보자 싶었다. 그런데 막상 발표된 게 재탕이라고 혹평받지 않았나.


정부가 무조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의료 시장을 정부가 잘 관리·감독하면서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기 전에는 웬만한 시술이 250만 원이면 해결이 됐는데, 지금은 본인 부담금이 그만큼 들어간다. 전에 없던 항목이 막 늘어나거나 일부 항목이 비급여로 분류된다.


또 학계에서 어떤 시술이 효과가 있다고 하면 의사들이 다 도입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도 맞는 약이 있고, 안 맞는 약이 있다. 그런데 일부 병원에서는 누구나 다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난임부부들은 이왕이면 시술 한 번에 임신이 되면 좋겠다는 기대치가 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과정도 고통스러워서 어떻게든 한 번에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런 심경을, 나쁘게 말하면, 이용하는 것 같다.


난임 지원은 의료비뿐 아니라 정서적인 지원도 같이 가야 한다. 의료와 심리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에 위원회에 들어가 상담을 지원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고 반영이 됐다. 정부가 난임전문상담센터를 설치한다고 했는데, 설치하려면 전문단체에 의뢰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인건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한국난임가족연합회


- 11월 11일이 난임가족의 날이라고 들었다. 왜 이날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고, 부부가 두 자녀를 낳아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의미다. 저출산이니 최소한 2명은 낳자고 생각했다. 하하. 둘 정도는 않아야 저출산도 해결되고 한 가족의 기둥이 될 수 있다.


사회에서는 이날을 빼빼로데이로 생각하는데 그걸 넘어서고 싶다. 난임가족의 날은 난임가족의 기를 살리는 생명 사랑의 날이다. 과자를 만드는 기업이 난임가족의 날을 후원하면 기업도 사회에 공헌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하.”


- 난임가족의 날 말고도 난임가정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한다고 들었다.


“난임부부들을 보니까 심리적으로, 재정적으로 많이 지쳐 있다. 임신을 한 번 실패하면 회복하는 속도가 더디다. 주변에서 난임부부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지지하거나 좋은 영향을 주면 모르는데, ‘그렇게 부실해서 애가 생기겠느냐?’, ‘나는 손만 잡아도 아이가 생기더라’, ‘너는 왜 밥값을 못하냐’ 등등 난임부부의 임신 성공을 막는 말들을 한다.


우리 단체는 난임가족들을 상담하면서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식습관 같은 생활 습관 교육부터 마음코칭까지 진행한다.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해서 안전하게 출산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달 한 번 엄마들을 위한 모임을 열고, 21일에는 1박 2일로 난임가족 힐링 캠프를 연다. 난임부부 전용 애플리케이션 ‘컴온베이비’도 개발해 11일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고도 임신에 실패한 가정을 돕는 ‘아가야 보듬이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25개의 기관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난임가정이 본인 부담금 거의 없이 난임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480명을 지원해서 100명 이상이 임신‧출산에 성공했다. 병원에서 그렇게 시술을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이 여기 와서 같이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성공했다. 자연 임신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난임을 극복한 가정은 연합회에서 자원봉사로 멘토링을 하며 활동한다. 이렇게 사람이 오길 기다리지 않고 먼저 발로 뛰며 힘든 사람의 등을 다독여 주고 방법을 찾아주니 좋은 결과들이 많이 나온다. 앞으로는 난임부부 상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난임심리상담사 육성에 집중할 생각이다. 올해 8월 난임심리상담사 1기를 배출했고, 2기를 교육하는 중이다.


난임부부 중에는 의사나 전문가들로부터 제대로 안내를 받지 못해 안 해도 될 고생을 하는 이들이 있다. 또 인터넷에서 검증이 안 된 이야기에 혹하기도 한다. 난임연합회는 전문가들이 모여 구성한 난임연구소를 통해 근거 있는 자료를 찾아서 공유하고 교육하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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