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어린 아이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급성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유럽 등 일부 국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 이하 심사평가원)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외래 청구자료를 이용해 15세 미만의 유소아 급성중이염을 진료한 전국 761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15년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급성중이염’은 고막 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특히 3세 이하 유소아에게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이다.
급성중이염은 외래진료에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임상진료지침을 통해 항생제 적정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선진국의 연구와 진료지침을 보면 항생제 치료는 24개월 미만의 유·소아에게 권장되나, 2세 이상의 소아에서는 상당수가 자연 호전되기 때문에 2~3일간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우선하고 경과를 지켜본 후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평가결과,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은 84.19%로 2012년 최초 평가(88.67%)에 비해 4.48% 줄었다. 특히, 급성중이염에 항생제를 90% 이상 높게 처방하는 기관은 최초평가(2181개) 대비 1547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의원의 경우 지역별 항생제 처방률을 보면 대전(78.14%), 세종(78.52%), 서울(81.70%)은 의원 평균(84.33%)보다 낮고 제주(90.02%), 광주(87.93%), 충남(87.86%)은 높았다. 특히,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지역의 경우 2세 이상의 연령에서 항생제 처방이 높아지고 있다.
성분계열별 항생제 처방률은 진료지침에서는 1차 선택 항생제로 아목시실린(Amoxicillin)을 추천하고 있으나, 2차 선택 약제(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 복합제) 처방률이 56.63%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심사평가원의 하상미 평가위원은 “간담회 등에서 실제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초기부터 항생제를 쓰는 이유는 바이러스성 중이염과 세균성 중이염의 구분이 어렵고, 의사가 2~3일 기다려보자고 하면 합병증 우려 때문에 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항생제 적정사용을 위해서는 의료진의 협조와 국민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는 견해를 보였다.
의료기관별 평가등급, 항생제 처방률 및 개정된 진료지침은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내 병원평가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가결과는 평가대상 기간 중 급성중이염 진료건수 30건 이상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항생제 처방률 결과를 1등급(붙임2)에서 5등급으로 구분해 공개했다.
심사평가원은 앞으로도 평가결과를 요양기관에 제공하는 한편, 평가 하위기관의 질 향상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기 평가부터는 평가대상 기간을 ‘반기’에서 ‘연간’ 평가로 확대 실시한다. 첫 적용 시기는 내년 1월~12월 심사분을 대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2017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심사평가원 유명숙 평가실장은 “의료진의 협조로 국내 항생제 사용률이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 일부 요양기관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학회 및 개원의사회 등 관련 단체와 협력을 통해 진료지침을 홍보하는 등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