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 만들자"
"장애여성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 만들자"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5.11.19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형 무장애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 추진 '주목'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장애여성은 산부인과 이용이 쉽지 않다. 비장애인에 맞춰진 설비와 서비스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장애여성의 편리하고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한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오픈엔진20은 김영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과 이신혜 서울시 의원(청년비례대표)의 후원으로 18일 서울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서울형 무장애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 연구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산부인과 의료서비스 인증제 개발 연구의 결과를 공유하고, 제도화 방안 및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오픈엔진20이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후원한 '서울형 무장애 산부인과 병의원 서비스 인증제 연구'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오픈엔진20이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후원한 '서울형 무장애 산부인과 병의원 서비스 인증제 연구'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 무장애 산부인과 서비스의 개념


배선희 오픈엔진20 대표의 기조발제에 따르면 '서울형 무장애 산부인과 서비스 인증제'란 장애여성이 서울시내 산부인과 병원에서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의회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물리적인 시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의료진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장애특성을 고려한 진료를 요청할 수 있는 진료서비스 절차의 탄력적 개선방안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 인증 영역


인증제는 ‘시설 접근성’, ‘소통 및 정보 접근성’, ‘진료 접근성’, ‘태도적 접근성’ 네 항목에서 필요한 요건을 명시한다. 먼저 ‘시설 접근성’은 주출입구 접근로, 출입문, 승강기 등의 건물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과 대기구역, 주차대행, 접수대행 등의 접근성까지 고려한 것을 말한다.

 

‘소통 및 정보 접근성’ 은 장애유형별 설명자료를 구비하는 등의 소통 편의와 웹사이트, 대안적 진료예약시스템 등의 정보·기술 접근성을 평가한다.

‘진료접근성’은 채뇨실, 진료대, 탈의실 등의 시설·장비를 갖추는 것과 더불어 전담 코디네이터, 장애특성에 따른 수술실 환경까지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태도적 접근성’은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영역이다. 진료예약의 유연성을 갖추고 장애인 차별금지 및 접근권 관련 교육 등을 시행해야 한다.  

◇ 서비스 인증의 주체


그렇다면 서비스 인증의 주체는 누가 되는 것이 맞을까? 인증주체는 서울시지만 인증기구는 서울시 인증심의위원회를 활용하거나 장애여성협의체 또는 당사자 단체에 위탁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등 기존 기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어느 기관이 배정이 돼도 서비스를 심사하고 조사하는 주체는 장애여성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인증제 참여 유도 방안

인증절차는 병원장의 인증신청을 시작으로 예비심사, 현장심사, 인증심의, 인증결과통보 등 5단계의 과정에 걸쳐 10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대상기관은 서울시립병원과 서울시 거점병원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자발적 신청을 받거나 대상기관에 권고해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병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사후관리 대책으로 세금감면 및 공제, 의료수가에 반영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더불어 인증을 받은 병원의 고객 유입 증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 인증제 도입, 각계의 반응은?


이번 공청회는 지정토론과 자유토론으로 나눠 진행됐다. 지정토론회는 김영한 의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으며, 박유미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과장, 양숙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숙 서울시 북부병원 원장, 정종화 삼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인옥 시각장애인연합회 센터장이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박 과장은 “무장애 산부인과 서비스에 대해 동의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렇게 실행되는 병원이 없는 상태로 바로 인증제로 들어갔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병원에선 아직 인력과 장비도 없는 실정으로 서비스 중심으로 먼저 나아가면서 점차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자”고 발표했다.


양 교수는 “본 연구는 가임기 여성을 위한 산과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시했는데 그 연구 범위가 제한적이다. 여성장애인의 대다수를 차지 하고 있는 40대 중반 여성이라든지 고령여성층을 대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성질환도 포함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본 인증제는 당연히 산과 의료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 산과의 여성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과를 먼저 시행하면 장년, 노년 여성까지 활용할 수 있는 시설과 소프트웨어가 준비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노인여성들은 결국 장애가 있는 여성이 된다. 본 인증제는 우리가 노인이 되었을 때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병원 서비스를 위한 훌륭한 연구”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서울시 조례를 통해 인증제가 시행될 때 상위법이 그것을 강제나 의무로 규정하지 않는데 서울시가 시행을 한다고 하면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며 “일본은 산부인과 전문의 과정에 장애여성 진료를 위해 20시간의 교육시간이 포함됐다. 15개로 구분된 장애유형을 인식하고 산모에게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 산부인과에선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진료나 출산시 의료진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의료진 교육의 필요성도 말했다.  
 

◇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도 필요


마지막 발표자인 전 센터장은 시각장애인으로서 본인이 겪은 경험으로 “내게 대장암 검사키트가 있는데 줄이 보이지 않아 활용을 못한다. 마찬가지로 임신확인 키트도 시각장애인 여성은 사용이 불가하다. ‘네 임신입니다’라고 음성지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채뇨를 해야 하는데 차마 활동보조인에게 해달라는 부탁을 할 수 없었다. 종이컵에 뚜껑 하나만 있어도 컵을 갖고 가다가 다른 사람에게 부딪쳐도 쏟을 염려가 없을 것이다. 뚜껑 붙인 종이컵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장애여성 NGO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이정희 전 광진구지회장이 자유토론자로 의견을 개진했으며, 이번 연구의 장애여성 FGI 조사에서 지체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자격으로 참가한 홍한숙, 문주영 씨도 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인증제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동의하면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주영 씨는 “장애인은 병원에서 환자 아닌 환자 취급을 받는데 우선적으로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장애인 인식교육부터 실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