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린이집이 행복해지려면?
대한민국 어린이집이 행복해지려면?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5.12.23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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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 찾아야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백선희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열린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어린이집 행복하지 못한 이유, 그리고 개선방안'이란 발제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백선희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열린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어린이집 행복하지 못한 이유, 그리고 개선방안'이란 발제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보육교사와 부모, 아이, 나아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베이비뉴스는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아이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학부모와 교사, 각계각층 전문가, 활동가가 모였다.


남인순 의원은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훈육해야 하는지 학부모와 교사 간 소통하고 동의해야 하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오늘 토론회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영유아보육법 심사 과정에서 보육정책을 논의할 보육소위 구성을 요청해 보육제도개선소위원회가 구성이 되었고, 이미 3회의 간담회가 진행된 바 있다. 오늘 나온 제안도 제도개선에 적극 반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베이비뉴스 최규삼 대표는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교사의 처우개선이 확실히 되지 않는 한 어린이들의 행복도 장담할 수 없다. 더불어 부모와 어린이집 교사들 사이의 소통, 이해와 배려도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드는 요건일 것이다. 내년에는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슬픈 소식이 아니라 기쁜 소식만 전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덕성여대 이옥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백선희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지정 토론자로는 ▲학부모 ▲교사 ▲원장 ▲학계 ▲기업 ▲정부 ▲언론을 각각 대표해 인천보육포럼 김영정 회원, 공공운수노조연맹 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서울시지회 황연옥 회장, 아주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전공 박동혁 교수(허그맘 아동청소년심리센터 대표원장), 스마트알림장 키즈노트 김준용 대표,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배인정 사무관,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남인순 국회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남인순 국회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올해처럼 어린이집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적도 없다. 오늘 토론회는 어린이집에서의 행복에 대해, 또 어린이집에서 서로 만족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라고 전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대한민국 어린이집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그리고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백 교수는 아동학대 근절대책, 아동학대 처벌 강화, CCTV 설치 등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정책에 관한 설명을 시작으로 언론에 잘 부각되지 않았던 부모참여 활성화 정책도 언급했다.

부모 참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의 개방성을 증진한 것이 특징인 ‘열린어린이집’은 복지부의 주요정책 중 하나다. 백 교수는 열린어린이집 정책의 한계로 우선적으로 국공립, 공공형 어린이집에 열린어린이집을 적용한다고 했으나 실제 적용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백 교수는 “열린어린이집도 부모의 참여를 보장하지만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구조 자체가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다. 부모가 조합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부모의 보육 참여, 의사결정 참여가 원활하다. 부모협동조합 어린이집 운영을 뒷받침하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이 되었음 한다”며 “보육교직원과 부모 간의 소통 활성화 방안으로 공동의 선을 위한 협력적 동반관계를 제시한다. 보육교직원·부모·지역사회·국가와 사회 4주체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뒤를 이어 각 분야를 대표해 참석한 패널들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부모 대표로 참여한 인천보육포럼 회원 김영정(영유아 학부모) 씨는 무엇보다도 교사와 부모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CCTV는 근본적 예방이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있을 뿐 아동학대예방 대책이 될 수 없다. 교사나 아이나 감시체계 안에서 사는 것은 인권적 측면에서도 좋은 대안은 아니다. 아이가 다치면 교사는 죄인이라도 된 듯 부모에게 거듭 사과를 한다. 최근에는 한 엄마가 아이 옷 속에 작은 녹음기를 착용해 어린이집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것은 참교육이 아니다. 엄마의 행복이 아이에게도 전달되듯이,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보육자와 교사 간 신뢰와 더불어 교사의 처우개선, 이미 발표된 각종 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사 대표로 발표를 맡은 공공운수노조연맹 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은 교사의 처우개선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보육 환경의 변화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사회복지 분야의 전반적 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보육분야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교사 대 아동 비율 조정, 원장의 담임 겸임 폐지, 교사의 8시간 2교대제 근무가 실행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교육환경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공립어린이집이라 할지라도 직영과 위탁인 경우 보육 질에서 차이가 난다. 거의 모든 원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창원시립 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시 사례처럼 전국의 국공립어린이집이 모범적으로 운영돼 주변 민간어린이집에 파급력을 미치고, 서로 견제적인 관계를 유지해야만 전체적인 보육환경이 개선된다”며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의 전환에 앞서 보육교사의 인건비 지급이라도 정부가 직접 나선다면 교사의 처우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원장 대표로 나선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서울지회 황연옥 회장은 어린이집이 오직 ‘보육’에만 신경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어린이집에서는 부모의 보육 참여를 독려하지만 부모는 맞벌이로 인해 참여가 불가능하다. 직장에서도 어린이집 보육참여를 배려하는 등 사회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 보육은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돼 보육의 주체는 어린이집이고 부모가 2차적으로 지원과 협력을 하는 상황이다. 사건만 터지면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며,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와 현장에서 매번 이를 반영하기에 힘이 든다. 부모·지역사회·교사·기관 사이의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리고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리고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아주대교육대학원 상담심리전공 박동혁 교수(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허그맘 대표원장)는 ‘공감’을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엄마들의 출산 후 고충을 유일하게 나눌 곳은 어린이집인데 보육의 고충과 무게가 어린이집에 과하게 실리다보니 어려움이 생긴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보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의 원인은 ‘소진’이다. 지치기 때문이다. 보육교사가 애쓴 만큼 보상이 없다. 또한 의사소통을 통해 고충을 알아주면 소진이 덜 되는데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만 인식해서 문제”라며 “보육교사 입장에서는 부모는 불안을 다뤄야 하고, 부모는 보육교사가 느끼는 책임감과 노력, 수고에 대해 알아줘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된다. 일이 터진 후에 “얘기합시다”고 하면 방어적인 태도밖에 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즈노트 김준용 대표는 보육교사와 학부모의 소통 활성화 방안으로 스마트알림장과 관련된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알림장은 예전에는 교사들이 주로 수기로 작성해 작성 소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부모의 확인도 저녁시간으로 한정됐다. 스마트알림장은 보육현장에 종사하는 원장과 교사에 특화된 형태로 개발돼 편리성과 더불어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보육에 참여하기 원활하다”고 말했다. 또한 “다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부모와 소통하거나 사진 업로드를 할 때 교사인권이나 아이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시간제한, 열람에 제한적인 설정을 거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보육기반과 배인정 사무관은 “복지부는 계속된 아동학대 사건 이후에 신뢰 구축을 위해 열린어린이집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가이드라인도 배포했으며 공모전 시행, 국공립어린이집 몇 개소에서 시범운영도 하는 등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육아교육지원센터를 통해 부모교육을 시키려고 한다. 지원센터와 함께 관할 지역의 어린이집에서도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모협동어린이집 활성화와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인 겸 학부모로서 토론에 나선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며 "맞춤형보육을 내세워 무상보육을 후퇴시키는 등 정부가 보육교사와 학부모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보육정책을 펼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 국장은 “학부모와 교사 간의 공식적인 소통수단인 알림장을 잘 활용하면 부모는 아이의 하루 생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교사가 모든 학부모를 만나서 직접 대화하기가 어려운 만큼 알림장을 잘 활용하면 교사와의 소통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CCTV 사건 등으로 인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았던 선생님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 보육교직원의 처우 개선에 대한 학부모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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