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판매한 기업 임원 29명 고발
피해자모임·환경보건시민센터, 옥시레킷벤키저 전·현직 임원 추가로 고발

검찰이 지난달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유통한 기업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살균제 사태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을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의 전·현직 임원 29명을 추가로 고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기업을 고발한 바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하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레킷벤키저의 전·현직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 감사 29명을 구속해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고발 대상자의 출국을 금지하고 외국에 있는 대상까지 소환해 조사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옥시레킷벤키저를 고발 대상으로 삼은 것은 가장 많은 피해자가 사용한 제품이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하 옥시싹싹)’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에 신고한 가습기 살균제 1·2차 피해자 530명과 지난해 접수한 3차 피해자,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신고한 피해자는 총 1484명 이 중 약 80%가 옥시싹싹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옥시싹싹을 판매하기 시작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옥시레킷벤키저에서 일한 전·현직 임원들이다. 고발된 임원 중 14명은 한국인이고, 15명은 외국인이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옥시레킷벤키저의 전현직 임원을 고소한 것은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2001년 당시 동양화학 계열사인 주식회사 옥시를 인수했다.
고발인들은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던 옥시를 인수하면서 가습기살균제의 안전성을 점검하지 않고 계속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사건 사망자는 143명에 달한다. 100명이 넘는 국민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는데도 살인 기업은 어떠한 처벌도 사과도 없이 뻔뻔하게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현직 임원을 형사 처벌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고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가습기살균제로 희생당한 피해자와 가정이 파탄 난 가족들은 자신이 가족을 죽였다는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은 가해 기업을 살인죄로 구속 처벌해 그들이 가족을 죽인 것이 아님을 밝혀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검찰이 적극적으로 나선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2011년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인정했으나 가해 기업을 처벌하지 않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세 차례 가해 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1차 고발이 시작된 이후 3년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관련 기업 10여 곳을 압수 수색했고 올해 들어 서울중앙지검 내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구성했다.
특별수사팀은 옥시레킷벤키저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화학물질(PHMG)의 유해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은 이 점을 근거로 가습기살균제 기업을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중순에는 가습기살균제 기업을 추가로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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