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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문제 행동, 꼭 고쳐야 할까?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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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얼마 전 어떤 아빠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유아기의 여자아이인데 승부욕이 너무 강합니다. 져도 괜찮다고 가르쳐도, 규칙을 바꾸어서라도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립니다. 저는 딸아이가 승부보다 게임 그 자체를 즐겼으면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로서 아이들의 이런 저런 문제 행동에 대해 걱정하고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이란 원래 그렇다는 것을 말이죠. 어떤 의미에서 흔히 말하는 '문제 행동'이라는 것도 대부분의 경우 정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부모의 입장에서 그럴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아이의 승부욕을 걱정한 아빠도 아이가 과도한 승부욕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이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승부보다 게임을 즐기기를 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른의 생각일 뿐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유아기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본능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다보니 승부욕이 매우 강합니다. 이를 억지로 가르쳐줘도 아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이라 어떤 아이는 답답할 만큼 승부에 관심이 없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지나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기도 합니다. 이는 잘 못 배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의 차이이기에 부모가 억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에게 승부는 중요하지 않으며 게임을 즐기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일부로 져주어 아이를 기쁘게 해 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친구들과의 게임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죠. 아이가 친구에게 져서 분해하거나 눈물을 흘린다면 "뭐 그게 가지고 그러냐"라고 나무라거나 비웃는 대신, "많이 속상한가보구나. 우리 좀 더 연습해서 다음에는 꼭 이기자"라고 하면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은 자연스레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뀌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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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사회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는 좀 유별날 만큼 과도한 면이 있습니다. 이는 자녀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바로잡아서 올바른 길로 가도록 유도해야 할 무한 책임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모로서 당연한 마음이지만 그게 도가 지나치면 강박증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이런 심리는 엄마보다 아빠들이 좀 더 심합니다. 엄마는 아이를 보호하는 존재라면, 아빠는 아이가 완전한 인간이 될 때까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는 원시시대 이래의 본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아들이 수줍음이 많으면 남자답지 못하다고 꾸짖고 딸이 먈괄랑이이면 여자답지 못하다고 나무랍니다. 평소 행동이 느리면 "그렇게 굼떠서 뭘 하겠느냐"고 하고, 반대로 급하면 덤벙거린다고 합니다. 공공 장소에서 떼를 쓰면 부모의 체면을 깎는다면서 호되게 야단을 쳐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아이는 미숙한 존재인데도,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식으로 그 자리에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기질을 무시한 채 일거수 일투족을 간섭한다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자율성을 옥죄게 될 뿐입니다.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위험한 행동, 무례한 행동은 가르쳐야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만히 놔두어도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주변을 통해 스스로 자연스레 배워 나갑니다. 오히려 부모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할 때 아이는 혼란스러워 합니다. 아이에게 입으로는 '욕 하면 안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 친구를 때리면 안된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아이 앞에서 함부로 폭력을 행사하고 욕을 하고 아무데서나 쓰레기를 버린다면 아이는 과연 어느 쪽을 배울까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대부분 부모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따라서 백마디 잔소리보다 부모가 바뀌면 아이 또한 자연스레 바뀌게 됩니다.

아이가 이웃집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대신, 부모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이럴 때에는 이렇게 해야 해"라고 알려주되, 아이가 당장 바뀌지 않는다고 혼을 내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가르쳐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다만 위험한 행동은 아이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니 엄하게 "그래서는 안된다"고 가르쳐야겠죠.

육아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의 로봇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이기 때문이죠. 부모의 진정한 역할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또한 아이의 행동을 부정적이기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아이가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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