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의원, 가습기살균제 유해 물질 원료 유통된 업체 30곳 공개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아모레퍼시픽에서 제조한 치약 외에도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물질이 함유된 원료가 국내 제조업체 30곳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약처가 지난 수년간 CMIT/MIT 함유된 원료가 어떻게 만들어져 유통됐는지 파악조차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7일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등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 물질이 함유된 원료가 국내 제조업체 30곳에 유통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애경, 코리아나화장품 등 국내 주요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정미 의원이 ㈜미원상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원상사는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MIT)이 함유된 원료물질 총 12종을 치약, 비누 등을 생산하는 국내외 업체 30곳에 납품했다.
이들 업체는 미원상사로부터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MIT가 함유된 MICOLIN S490 등 12종의 원료물질을 공급받았다. 이 원료들은 세안크림, 비누, 폼워시, 샴푸, 바디워시, 치약, 구강세정제 등 목욕용품과 섬유세제 등 세탁용품에 사용됐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이 사용한 원료물질(MICOLIN S490)과 같이 치약 및 구강세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원료물질은 총 7종으로, 7종의 원료물질을 납품받은 회사는 18곳이다. 이 가운데 국내업체가 14곳이고, 외국기업은 4곳이다. 한 업체는 구강청결제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생산방식으로 받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정미 의원은 “문제는 이들 업체가 수년 간 가습기살균제 물질(CMIT/MIT)이 함유된 원료를 납품받아 어떤 제품을 만들어서 어떻게 유통시켰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점”이라며 “의약외품인 치약과 구강청결제를 관리해야 하는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이런 사실을 파악도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정미 의원은 최근 2주간 ㈜미원상사, 아모레퍼시픽의 치약과 구강청결제 등에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와 MIT 함유됐는지를 조사했고, 지난 25일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송염과 메디안 치약에 CMIT/MIT가 들어간 것을 최종 확인해 이 사실을 아모레퍼시픽에 알렸다.
다음날인 26일 아모레퍼시픽은 이정미 의원실에 CMIT/MIT가 함유된 11개 치약제품의 명단을 제출했고, 전량 회수하라는 이정미 의원의 요구를 수용해 식약처에 전량 회수하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식약처가 이날 CMIT·MIT 함유 원료로 만들어진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식약처는 치약과 구강청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원료물질을 전수 조사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원료물질이 어떤 제품에 사용되었는지 산업부와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유독물로 지정된 CMIT/MIT를 생활용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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