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안전, 안녕한가요?
아이의 안전, 안녕한가요?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6.10.2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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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안전불감증으로 안전하지 않은 아이들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부모라면 아이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던 경험이 한 두 번씩 있을 것이다. 내 아이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다짐하지만 작은 실수로도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아이의 주변은 100% 안전하지 않다. 특히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소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행한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상생활에서 조차 말이다.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지는 않은지 부모 스스로의 점검이 필요할 때다. 과연 부모들은 어디서 아이의 안전을 놓치고 있을까.

대형마트 시설 관련 위해사례는 1079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대형마트 시설 관련 위해사례는 1079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쇼핑카트에 앉은 아이에게 안전벨트 채우시나요?

지난 9월 한 대형마트에서 20개월 남아가 쇼핑카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베이비뉴스 SNS를 통해 아이가 쇼핑카트에 앉아있는 데도 이리저리 비틀대기 일쑤라며 중심을 못 잡고 카트 밖으로 떨어져 이마에 멍이 드는 타박상을 입었다고 제보했다. A씨는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은 본인 탓이지만, 보통은 마트 내 쇼핑카트에 아이를 태울 때 주의사항을 체크하지 못하게 된다며 생활 속 안전 불감증에 대해 우려했다.

A씨의 경우처럼 대형마트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쇼핑카트 이용객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쇼핑을 하며 안전을 간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영유아를 동반한 부모들은 안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쇼핑카트 영유아 자리에 아이를 두고도 안전벨트를 착용시키지 않거나, 짐칸에 아이를 앉히고 쇼핑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5건이었던 쇼핑카트 안전사고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대형마트 시설 관련 위해사례는 1079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쇼핑카트 관련 사고 중 246건(72.6%)이 만6세 이하 어린이 사고였는데, 카트에 탑승한 아이가 추락하거나 카트가 넘어져 발생하는 ‘추락·전복’ 사고가 150건(61.0%), 카트에 부딪혀 발생하는 ‘충돌·충격’ 사고가 92건(37.4%) 등으로 확인됐다.

카트 사고로 인해 찰과상을 입은 경우가  90건(36.6%), 열상(피부가 찢어진 상처) 85건(34.6%), 뇌진탕 40건(16.3%), 타박상 12건(4.9%), 골절을 당한 경우도 11건(4.5%)이나 됐다.

실제 베이비뉴스가 직접 국내 대형마트 3곳의 쇼핑카트를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 지점의 카트 어린이용 의자에는 안전벨트와 안전경고 문구를 설치해두고 있었지만 경고문구를 눈여겨 읽어보거나 어린이용 의자에 아이를 앉힌 후 벨트를 착용한 아이는 보기 어려웠다.

대형마트에서 아이를 태웠지만 벨트를 매지 않은 한 엄마는 “벨트가 있다는 사실을 지금 처음 알았다”며 “안전문구도 눈여겨보지 않아 손잡이에 써있는 데도 읽어본 적은 없다. 쇼핑카트가 벨트를 채울 정도로 위험하다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잘 살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지아 기자 ⓒ베이비뉴스
나 잘 살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지아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를 짐칸에 앉힌 한 엄마는 “아이를 짐칸에 태운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며 “내가 좀 주의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쇼핑카트 이용 행태에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쇼핑카트 등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정기점검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영유아를 동반하는 보호자는 이용 전 안전벨트 여부를 확인하고, 아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안전장치 없이 달리는 전동휠은 안전할까요?

출퇴근하거나 공원 산책, 동호회 활동 등으로 생활에 부쩍 밀접해진 ‘전동휠’. 전동휠은 전용 대여소가 생겼을 정도로 아이들과 가까운 생활용품이 됐다. 그러나 안전장치와 면허도 없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동휠 역시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자전거나 퀵보드 쯤으로 생각하고 면허 없이 쉽게 탑승하는 모습은 인도와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영유아를 품에 안고 전동휠에 탑승한 부모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동휠은 엔진을 이용하는 공산품인 모터 달린 보드와는 달리 도로교통법상 배기량, 출력 등이 일관되지 않아 전동 휠체어로도, 원동기장치자전거로 포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운행 가능한 장소가 인도와 도로 중 어느 곳이 맞다고 할 수도 없다. 즉 안전사각지대 속에 놓인 셈이다.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다보니, 이용자만 부지기수 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와 함께 전동휠을 이용하는 엄마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도로 외에 공원 등에서의 이용은 위험성이 적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국 관광지나 공원 내 전동휠 관련 사고는 총 31건이다. 2013년 3건에서 지난해 26건으로 급증했다.

사고로 인한 부상 정도는 타박상과 찰과상 등 가벼운 부상이 14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골절이나 뇌진탕 등 심각한 부상도 각각 9건과 7건에 달했다. 이럼에도 일부 부모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아이를 안고 타는 모습을 올리거나 “아이도 놀이기구를 타는 듯 즐거워한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안전 불감증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다.

이렇듯 제도적 장치가 없다보니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는 전동휠을 탈 때는 스스로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수밖에는 없다.

안전장치 없이 아이를 안은채 전동휠을 타고 있는 엄마의 모습. 전동휠은 법의 제약도, 안전장치도 없이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안전장치 없이 아이를 안은채 전동휠을 타고 있는 엄마의 모습. 전동휠은 법의 제약도, 안전장치도 없이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이에 한국소비자원 측은 “전동휠에 대한 안전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동휠의 차종 재분류 및 운행기준 마련 ▲전동휠 대여 사업자의 준수사항 마련 및 계도 ▲전동휠 전용 손해보험 상품 개발 등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차에서 아직도 아이를 안고 타시나요?

▲ej**** “아이를 안고 타는 이유는 울기 때문이에요. 카시트가 없거나 비싸서가 아니에요. 카시트에만 앉으면 울고 보채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안고 타는 게 맘이 편해요.”

▲tn**** “혼자 운전하고 다니느라 뒷좌석 카시트에 앉히고 다니는데 진짜 자지러지게 숨넘어가게 울어요. 차 세우고 안아서 달래도보고 아기띠 하고 재운 다음 앉혀서 출발하고, 다시 깨면 미친 듯이 울고.. 무시하고 운전한다지만 언제까지 이럴 수도 없고요. 진짜 무서워서 운전하기 겁나요.”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카시트에 앉으면 울기 시작하고, 그런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카시트를 사지 않고 있다는 의견 등 카시트를 태우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엄마들이 카시트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타거나, 어른용 안전벨트를 사용한 후 사고가 나면 아이가 받는 충격은 배가 된다. 도로교통안전공단 실험 보고서에 따르면 5~6세 어린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시속 50km로 달리다 정면충돌하면 차창을 뚫고 나가 사망에 가까운 중상을 입을 수 있다. 더욱이 어린 자녀를 안고 사고를 당하면 자녀는 부모의 충격받이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엄마들이 이러한 카시트 미착용의 위험성을 알고 있음에도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카시트 교육이 부족해 태우기 어려워한다고 지적했다.

세이프키즈코리아 관계자는 “아기가 싫어한다고 사고의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부모 책임이다. 아이가 익숙해질 때까지 집에서도 앉혀놓고 가지고 놀게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거부감을 없애줘야 한다. 아기가 카시트에 타는 것을 싫어한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안전처 이용길 처장은 “대한민국의 카시트 착용률이 낮은 이유는 부모의 안전불감증이 한 몫하고 있다”며 “운전자는 자신에게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피해경감을 위해 존재하는 카시트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부모들의 안전불감증을 실태를 꼬집었다.

◇ 한국생활안전연합, “아이의 사고, 안전을 자부하는 순간 찾아오는 것”

전문가들은 쇼핑카트, 전동휠 등 엄마들이 놓치고 있는 안전에 대해 엄마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시설 정비도 물론 필요하지만, 안전불감증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한국생활안전연합 이주영 팀장은 “쇼핑카트, 전동휠, 카시트 등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이용하는 전반의 제품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고는 엄마가 ‘괜찮겠지’라고 방심하는 순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사고는 대처, 예방하지 않는 다면 재발하기 마련이다.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오늘만 카시트를 착용하지 않고, ‘쇼핑 시간이 얼마되지도 않을 텐데’라며, 유아의자가 아닌 바스켓에 아이를 누이고 층을 이동 할 때 등 사고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순간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성이 통과된 제품을 이용하더라도 부모는 어느 순간에서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요즘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이용하는 전동휠의 경우 안전장치가 전혀 없고, 관련법규가 미흡한 상황에서 사고의 노출이 심한 상황이다. 인증과 검사를 통과하여 KC 마크를 획득하더라도 이는 법과 기준에서 정한 내용 즉, 일정상황에서 안전성이 통과된 것으로 최소한의 안전기준이 지켜진 것이다. 따라서 안전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사용주의사항 등을 지키고, 안전보호장구 착용 등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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