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는 왜 '영유아 검진' 거부할까?
"영유아 검진 개선 필요, 부모 제대로 도와줄 검진 만들어야" 주장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내년 1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고객’인 영유아를 진료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대표적인 영유아 국가 검진 사업을 거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대체 소청과의사회는 어떤 이유로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라는 초강수를 둔 것일까?
소청과의사회는 8일 ‘영유아 건강검진 정상화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백화점식, 겉핥기식으로 진행되는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는 “현재의 영유아 검진은 우선 신체의 모든 부분이 이상한지 아닌지를 체크하게 돼 있다. 신체 진찰 소견을 확인하게 되어 있는데 그중에 한 항목인 ‘사지란을 정상’으로 체크하려면 고관절 탈구 같은 병이 없다는 것을 일일이 다 확인해야하고 다리 휜 것도 다 확인해야 한다”며 “눈 항목이 이상 없다는 것을 하려면 사시라든지 백내장 같은 것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체크를 하려면 엄청나게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든다”고 토로했다.
소청과의사회에 따르면 이 같은 항목은 16개나 된다. 육아 분야도 마찬가지다. 소청과의사회는 “고난이도의 상담이 필요한 것을 달랑 한 두 항목으로 문제가 있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애당초 아이 키우는 부모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냥 한번 물어보는 아무런 쓸모없는 문항들이 대다수”라며 “이런 항목들이 생긴 것은 실제 1차 진료에서 육아 상담을 하는 소청과 전문의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유아 검진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건강검진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청과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찰에 의해서 육아지침을 알려주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한 생후 1주 이내, 생후 2주, 생후 1개월, 2개월, 4개월, 6개월, 12개월 육아상담과 검진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어린 아이들은 질병 발견을 위한 검진과는 별도로 정상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 영유아 검진의 틀 안에서 한다면 6개월 이전 아이들은 기존의 검진과 육아검진을 분리해서 육아검진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전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도 어린 아기일수록 더 빈번하게 검진이 시행되고 있다며 영아 검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소청과의사회의 행동을 놓고 자칫 수가인상을 위한 주장이냐는 지적도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의 수가가 1만원 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높이고자 이 같은 집단행동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소청과의사회는 “식당에서 라면값만 주고 온갖 음식을 다 제공하라고 하면 돈 더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며 “일단 도입 후 현실화 시켜 주겠다고 복지부가 얘기했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정상화를 요청해왔다. 갑자기 인상 이야기를 한다고 복지부가 얘기 하는 것은 그 동안 소청과 전문의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전혀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부모와 의사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영유아 검진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청과의사회는 “이제는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게 제대로 된 검진으로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의 발견이 우선이 아닌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육아부분을 확대 개편해서 아이 키우는 부모를 제대로 도와줄 검진을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의 영유아 검진 체계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검진을 해서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되게 하고, 이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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