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차병원에 제대혈 못 맡긴다" 불안감 호소
차병원 제대혈은행인 아이코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차병원 "가족제대혈 잘 보관하고 있다. 확인도 가능"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차병원 일가가 불법으로 제대혈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차병원이 운영하는 제대혈은행인 아이코드에 제대혈을 보관 중인 부모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출산한 김 아무개(32) 씨는 “혹시라도 불치병에 걸릴까봐 나름 비싼 돈을 내고 아이코드에 제대혈을 보관 중인데, 이런 일이 터지니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차병원이 운영하는 곳이니 그만큼 잘하리라 믿었다. 또 가입할 때도 '아이코드만큼 잘 보관하는 곳이 없다'고 홍보하더라”며 “불법 의혹이 나왔을 때 모르쇠로 나오길래 믿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부 조사 발표 후에는 아무 소리도 없고 너무 뻔뻔하다. 믿음이 깨졌는데 믿고 맡길 수 있겠냐”고 말했다.
27일 보건복지부는 차병원에 대한 조사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차광렬 회장과 부인 김혜숙 씨, 차 회장 부친인 차경섭 씨가 총 아홉 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제대혈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제대혈은 태아 탯줄 및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이다.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연골·뼈·근육·신경 등을 만드는 줄기세포가 들어 있어 백혈병이나 각종 암, 난치성 혈액질환 등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노화 방지나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혈병을 비롯해 각종 암, 난치성 혈액질환 등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행법상 제대혈은 중증질환이나 임상연구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지만, 차 회장 일가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제대혈 주사를 맞았다.

아이코드에 비용을 내고 가족제대혈을 보관하거나 기증제대혈로 기증한 부모들은 김 씨처럼 차병원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부모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상황이다. 한 엄마는 “가입할 때 정부 지원 최대로 받는 곳이 차병원밖에 없다고, 믿을 수 있다고 홍보하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엄마는 “차병원에서 출산 후 제대혈을 기증했다. 좋은 곳에 써달라는 뜻이었는데, 미용 목적으로 썼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특히 불법 제대혈 투여라는 오명을 쓴 차병원의 제대혈은행이 제대로 관리될 지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엄마는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은 운영 자체가 다르다고 하지만, 차병원 오너 마인드로 운영되는 건 똑같을 것”이라며 “의료인으로서의 양심을 갖고 잘 운영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고 염려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차병원 차광렬 총괄회장 등의 제대혈 투여와 관련해 국가 지정 기증제대혈은행의 지위를 박탈하고, 2015년부터 지원된 5억1800만원의 예산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이코드는 앞서 지난 21일 ‘차 회장 일가의 불법 제대혈 투여 의혹’과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코드에 보관중인 가족제대혈은 기증제대혈과는 전혀 별개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에 의거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관·운영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이코드는 “보도 내용은 악의적인 제보에 의한 일방적인 기사로 아이코드는 물론, 저희 연구 기관의 윤리와 신뢰성 훼손이 심각하게 야기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다. 아이코드에 보관중인 제대혈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언제든지 견학을 통해 보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글은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27일 현재까지 홈페이지에 게재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대한 아이코드 측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황이다.
차병원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27일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은 전혀 따로 운영이 되는 부분이라 걱정하실 일이 없다. 전화해서 보관 확인을 원하시면 응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부모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고 있는 단계라서 조사 후에 결정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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