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한파가 계속된 11일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 방학을 맞아 조용했던 학교가 오후 1시 30분께부터 학교를 찾은 부모와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해졌다. 학교 1층 복도에는 다목적강당을 들어가고 나오려는 부모와 아이들로 가득했다. 이날은 올해 염리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초등학생 부모들을 위한 예비소집일이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떠나 초등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과 긴장감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날 염리초등학교를 비롯한 서울시 내 공립초등학교 560곳은 2017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서울시 내 입학 대상자는 모두 7만8867명이다. 초등학교는 예비소집일에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학교 소개자료, 입학 전 가정 준비물 등 안내자료를 전달했다.
엄마와 함께 학교를 찾은 한 아이는 “학교가 크고 친구들도 많이 와서 좋아요”라며 복도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뛰어다녔다. 같은 유치원에 다녔다는 ‘유치원 동기’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다시 만난 것이 반가운지 얼싸안으며 우애를 다졌다. 복도에는 ‘까르륵’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퍼졌다. 이미 적응이 끝난 듯한 남자 아이들은 “렛츠고!”를 외치며 넓은 운동장을 놀이터 삼아 놀기도 했다.
학교가 낯선지 어색해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두 아이와 함께 온 김희규(36) 씨는 “아이가 많이 긴장한 것 같다. 유치원과 다르게 넓고 바닥도 차가운 느낌이라 무서운가보다”며 “첫 아이라 학교생활을 잘 할지 떨리고 긴장되지만, 잘 해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보다 긴장한 건 부모들이다. 첫 아이의 학교생활을 응원하기 위해 엄마, 아빠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한 엄마는 “첫 학교 방문이라 아빠와 함께 왔다. 특별한 안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자료만 받고 끝”이라며 “좋은 선생님, 친구들 만나서 지금처럼 큰 문제없이 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이웃 엄마를 만난 엄마들은 학교에서 나눠준 안내자료를 함께 살펴보며 “같은 반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공유하기도 했다. 교실이 궁금한 부모와 아이들은 교실 밖 창문에 서서 교실 안을 들여다보며 떨리는 마음을 함께 달랬다.
마냥 아기같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한소영(44) 씨는 “둘째라 걱정은 덜 되지만, 이렇게 벌써 컸나 싶다”며 “같은 유치원 친구들이 있어서 마음은 조금 놓인다. 안전과 친구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를 대신해 학교를 찾은 조부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장에 다니는 딸을 대신해 왔다는 김순희(63) 씨는 “손자가 태어나면서부터 직접 봐줬다. 손자 때문에 마음의 안정도 찾고 너무 즐거웠는데 그런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니 마음이 새롭다”며 “공부보다도 인성이 중요한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서울시 내 초등학교는 2월 중 신입 초등학생의 반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입학식은 3월 2일 열린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