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를 꿈꾸는 1급 장애인 영호
오른다리, 오른팔 잃어…의족 제작에만 1000만 원
왼발 전체를 가득 덮은 울긋불긋한 흉터, 허벅지 위로 절단된 오른다리, 손목이 없는 오른팔. 그날의 사고는 영호(가명·17)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때는 지난 200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2학년 영호는 여느 날처럼 영어학원 통학차량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늘 엄마가 길 건널목까지 바래다줬지만 그날은 달랐다. "엄마 없이 혼자서 갈 수 있다"는 말 한 마디를 남기고 영호 혼자 현관을 나선 것. 영호 엄마도 별일 없을 거란 생각으로 영호 혼자 가도록 내버려 뒀다.
하지만 영호를 혼자 보낸 대가는 참혹했다.
"왜 하필 그날 아이를 혼자 가도록 했을까요. 그런 일이 일어날 거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죠."
건널목에서 '끼이익!'하는 굉음과 함께 조그마한 영호의 몸은 덤프트럭에 치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버렸다. 온몸은 찰과상으로 피부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고 오른팔, 오른 다리는 염증으로 절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피부가 다 벗겨진 상태로 서울에 올라와 여러 번 수술을 받았어요. 그 어린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오른팔, 오른다리를 잃고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은 영호는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못했다. 사고 직후 1년간은 절단수술, 피부이식수술로 집(광주)에 내려가지 못하고 오로지 병원(서울)에서만 살았다. 초등학교 3, 4학년 생활도 거의 포기해야 했다.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6학년 때부터는 다행히 결석 않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학교를 나가는 일도 영호에게는 고통스러웠다.
영호는 "아이들이 '장애인'이라고 많이 놀렸고 교실에 혼자 남겨둔 채 다들 나가버린 적도 있다"며 "다 짜증 나고 하기 싫었다"고 회상했다.
영호는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도 좋아하는 체육 시간도 소풍, 수련회, 수학여행도 경찰이 되고 싶은 꿈도 다 포기해야 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오롯이 아이들의 놀림만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놀이터에 나가면 아이들이 도망갔어요.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죠. 사람들의 시선도 싫었고요."
◇ 의족 제작에만 1000만 원 혼자 부담
상처받는 영호의 모습은 엄마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영호의 의수·의족 제작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역시 엄마의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누르는 돌덩이가 됐다.
영호는 그간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가 재작년에 의족을 맞췄다. 당시 의족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무려 1250만 원. 정부 지원금 약 200만 원(의족 수가 227만 원에서 90% 지원)을 제외하고 1000만 원 가량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걸어 다니려면 맞춰 줘야죠. 휠체어 타고 다닐 때는 영호가 위축돼 있었는데, 의족 하면 밖에라도 나가니까요. 그냥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해요."
영호는 의수는 갑갑해서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족만 맞춘다 해도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다. 지금처럼 성장기일 때는 성장하는 신체에 맞춰 1년마다 한 번씩 새로 제작해줘야 하고, 성인이 돼서도 5년마다 교체해줘야 한다. 오래된 의족은 '삐걱삐걱' 소음이 나고 갈라지기도 하는데, 이렇게 낡은 의족을 계속 쓰면 의족이 닿는 피부에 상처가 많이 생기고 환부 변형, 척추측만증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호는 매년 1000만 원 가량 부담하며 의족을 새로 맞출 수밖에 없다.
영호 엄마는 일반 의족 제작비도 부담스러워, 2500~4000만 원 정도 드는 전자의족은 꿈도 꾸지 못한다. 전자의족은 일반 의족과 달리 종류와 비용에 따라 계단내려가기, 의자앉기, 자전거타기, 뒤로가기 등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미국에 가서 살라고 하더라고요."
미국은 우리보다 의수, 의족 제작 지원금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절단장애인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의료보험비가 높은 대신 전자 의수, 의족 제작을 100% 지원하고 있다.
영호 엄마는 "우리는 지원이 너무 없는 것 같다. 미국처럼은 아니더라도 몇 퍼센트라도 전자의수, 의족 지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씁쓸해했다.
◇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영호는 다행히 어릴 적 상처를 털어 내며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건장한 남자 고등학생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제일 친한 친구 민욱이와 노래방도 놀러 다니고, 초등학교 때 도움을 많이 받았던 담임 선생님들과도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병원 정기검진도 잘 받고 있다.
특히 영호가 잘 하는 것은 체육이다. 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16km를 완주해 체육상도 받았고, 얼마 전에는 학교 팔씨름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종종 광주 팔씨름 동호회도 나가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고.
오는 4월 15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팔씨름 대회 배틀암(Battle of Arms)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대회를 앞두고 영호는 요즘 30kg 짜리 바벨로 팔 운동에 열심이다.
"요즘 팔씨름이 재밌어요. 그런데 팔씨름 선수는 직업으로 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취미로 즐기면서 다른 직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영호의 장래희망은 다름 아닌 사회복지사. 자신의 몸도 돌보기 버겁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겠다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을 것 같아요. 봉사활동도 많이 하려고 하고, 제 몸도 이렇지만 제가 오히려 휠체어 타는 사람을 밀어주곤 해요."
상처를 극복하며 큰 포부를 그리고 있는 영호를 보며 영호 엄마는 "영호가 지금처럼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많이 베푸는 삶을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희 절단장애인협회장은 "재래식 의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두 가지라고 가정한다면, 전자의족을 했을 땐 할 수 있는 일이 열 가지나 된다. 하지만 워낙 고가이다 보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금전적인 부담에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활동성이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부가 어느 정도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면 장애로 위축된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해피빈 '희망의 손이 되어주는 카밀' 바이앤기브 캠페인 후원 동참하기: http://m.happybean.naver.com/crowdFunding/Intro/H000000138371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46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안*경2017.12.25 21:09
주변의 시선으로 사람이 싫었고, 주변의 관심으로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된 영호,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하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기사 같아 내심 고맙게 느껴지네요. 영호의 꿈인 사회복지사가 꼭 되길 바라며 응원의 화이팅을 남깁니다.
은*김2017.12.25 18:45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응원하고 싶네요. 영호님~~ (/^o^)/♡ 참 멋집니다. 꿈을 꾸며 살아가는 분들을 뵈면 그렇게 멋지고 좋아보이더라고요..~ 비록 지금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그 착한 마음에~~ 큰 福이 따랐음 좋겠어요..~~ 희망을 키워 행복을 낳는 영호님,, 오늘도 More More More Fighting~♥
강*진2017.12.25 10:13
앞으로도 희망 잃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가시길 응원합니다
김*향2017.12.25 09:54
정부지원이 너무 적내요 부담갖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 많이 해줘야 할 것 같아요 사고는 예기치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거죠 어느누구도 장담못하는 거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주위분들이 참 고맙네요 선생님 친구들~~소외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희2017.12.25 00:08
베풀고 나누어주며 살겠다는 마음이 따뜻하네요
김*화2017.12.24 12:59
아이가 자라면서 얼마나많은상처를 입었을까요..그동안도 그랬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 상처받지않도록 인식이 많이개선되섰으면합니다.
최*희2017.12.24 11:44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사는 분들을 돕고 살겠다는 마음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
응원합니다
김*슬2017.12.24 08:24
어린 나이에 장애입어서 고생 많았을텐데 이제 더 베풀며 살겠다하니 너무 멋지십니다 응원해요 의족의수 지원도 늘기를 바랍니다
김*주2017.12.24 05:42
긍정적인모습이 다른분들에게도 많은희마의빛이되겠어요! 앞으로도화이팅입니다~ 응원할게요!
손*정2017.12.22 14:25
그래도 희망잃지않으시구
운동하는 사진을 보니 보기좋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최고인것같네요
장*정2017.12.22 10:38
마음만은 열정 가득이신데...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복지개선이 있으면 좋겠네요~
민*진2017.12.21 17:47
마음이 따듯한분이네요 : )
앞날에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래요!
정*슬2017.12.21 17:06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겉모습이 중요한건 아닌거 같아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박*진2017.12.21 07:47
저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지 그 아픔이 아직 찾아오지 않았을 뿐이지. 이 기사를 보면서 장애인들에게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내 이야기가 아니니깐 그냥 그런가보다 넘기는게 아니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마음이 무겁네요. 그런데 영호씨는 그 아픔을 견뎌내고 누군가를 위하려는 마음이 그 누구보다 따듯해서 멋있고 존경스럽네요. 앞으로도 더욱 건강해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라2017.12.20 22:58
마음씨 예쁜 분께는 꼭 행운이 깃드시고 소원이 이루어지실겁니다.
항상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이*영2017.12.20 17:26
마음씀씀이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예*님2017.12.20 12:35
아ㅠㅠㅠ마음이 너무 예쁘십니다....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마음을 다잡으시는..ㅠㅠ 영호씨같은분이 계셔서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도 더 건강해지시고 더행복해지시길 바랄게요! 힘내세요!!!
박*빛2017.12.20 10:29
마음이 건강해서 너무 부럽네요. 본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도 분명 컸을거에요! 이제 본인보다 힘든분들 도우시면서 긍정에너지도 퍼뜨려주세요^^
배*선2017.12.19 17:11
몸도 안좋은데 맘이 넘이뿌네요~~^^
이*영2017.12.19 15:43
자신의 꿈을 그리며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멋있네요.
더이상의 아픔일들은 없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윤*원2017.12.19 14:56
우리나라도 장애인에대한 지원이 많이됬으면 좋겠네요..
영호님 화이팅이요!!!
정*옥2017.12.19 12:37
영호 정말 멋지네요^^
이런 기사 접할 때마다 세금을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정말 영호 같은 아이들이 지원받아 사회에서 소외받았다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음 좋겠어요!
문*은2017.12.19 12:26
응원합니다~~♡
김*훈2017.12.19 10:25
우와~ 화이팅입니다!!
정*혜2017.12.19 09:00
본인의 장애도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텐데, 그걸 이겨내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싶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걷고 있다고 하시니.. 정말 대단하고 그 마음이 아름다운 분 같아요~~
꼭 꿈을 이루셔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응원합니다~! ^-^
최*안2017.12.19 05:25
응원합니다 꼭 꿈을 이루시길^^
이*혜2017.12.18 23:59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아프네요
박*운2017.12.18 22:57
하루아침에 팔, 다리를 잃은 심정은 이루 헤아릴수 있을까요..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겠다는 꿈을 꾸는 영호씨는
생각의 깊이가 보통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깊다고 생각해요.
영호씨의 꿈을 응원합니다~!! 꼭 사회복지사가 되어 많은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조*리2017.12.18 21:37
10년차 사회복지사입니다. 응원합니다. 그 귀한 마음으로 현장에서 곧 만나요.
이*미2017.12.18 20:43
응원합니다~~~
이*양2017.12.18 20:22
지원을 해주는 기관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수*2017.12.18 19:42
꿈을 잃지 않는 모습 감동이에요.
응원할게요!
이*욱2017.12.18 19:24
응원합니다
남**울2017.12.18 19:11
나라에서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영호의 꿈을 응원할게요!!
박*실2017.12.18 18:30
대단하네요. 영호에게 꿈과 희망을 응원을보냅니다
이*롱2017.12.18 04:08
쉽지않을텐데고 멋지게 살아가주고있는 영호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한편으론 30대의 애둘 키우는 아줌마인 저보다도 더 대단한거같아요.
영호의 멋진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박*은2017.12.17 02:05
영호의 멋진 마인드 존경합니다
은*희2017.12.16 19:49
좌절을 딛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기특하네요
꿈을 제대로 펼칠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다른나라처럼
의족, 의수에 대한 지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영호를 응원합니다!
이*수2017.12.16 12:28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도 너무너무 기뜩하구요. 사람이 쉽게 저런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죠...정말 큰 마음 먹어야 할 수 있는 건데.. 훌륭한 모습 정말 박수쳐드리고싶어요!
저도 봉사활동 장애인센터 같은 곳에서 많은 봉사를 했었어요. 고등학교때 정말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고.. 봉사하고 싶고..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책을 보면서 더욱더 그런 마음이
생겼었죠. 그렇게 간호사란 직업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도 저분 만큼의 마음은 아직 생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도 열심히 분발해서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겠어요! 가끔씩 봉사활동도 나가고 하면서 좋아했었는데, 이제 임신하면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서 안타깝네요..ㅜㅜ 화이팅하시길 바래요!
김*우2017.12.16 10:15
제가 지금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힘들게 살아왔을 장애인분들이 오히려 다른이들을 돕고 싶어서 사회복지사 꿈을 꾸는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 보고 배우는게 많습니다..
양*은2017.12.16 01:46
훌륭하시네요. 그 마음을 먹기까지 엄청 힘드셨으리라 생각돼요.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정*름2017.12.15 22:40
꿈 정말 멋있어요
그 꿈을 위해 달려나가는 영호를 응원합니다^^*
안*리2017.12.15 18:43
꼭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길 바랄게요~!!
이*순2017.12.15 18:43
정말 대단하네요. 영호의 꿈을 응원합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어느정도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인2017.12.15 18:15
힘든일이있었지만 극복해나가고 밝은 아이로 지내는 영호가 대단하고 존경스럽네요 태어날 우리아기에게 영호의 긍정에너지를 전해주고싶어요! 영호의 꿈을 응원합니다 !!!!!
한*이2017.12.15 17:59
사회복지사로서 영호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