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무지개 끝을 잡는 아이들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난 꿈이 있는 아이들
"사진 찍지 마세요!"
앳돼 보이는 유치원 선생님의 경고가 날카롭습니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던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의 일입니다.
제 얼굴만한 음료수를 꼴깍꼴깍 마시는 아이를 찍던 기자는 날선 경고에 카메라를 소심하게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이상한 아저씨'로 몰린 기자는 침착하게 신분을 밝혔지만 돌아온 대답은 촬영 불가였습니다.

흉흉한 세상 탓에 아이를 취재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님을 다시 느낍니다. 괜찮은 사진을 놓쳤다는 아쉬움은 '어디 이런 일이 한두 번인가?'란 푸념 속에 묻어둡니다.
이럴 땐 잠시 숨을 고르는 게 상책.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명물 음악 분수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창 붐벼야 할 분수 광장은 폭염을 피해 그늘로 숨은 관람객들로 인해 휑하기만 합니다. 다행히 귓불을 스치는 6월의 바람은 제법 시원합니다.
때맞춰 장엄한 클래식과 함께 분수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더위를 쫓아내자 아이들이 하나둘 분수대 앞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익숙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아이들은 즐거워 합니다. 보는 사람도 행복합니다. 그러나 너무 익숙하기에 뉴스가 될 순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늘 취재가 끝나는구나….' 하고 체념하던 순간. 무릎을 '탁' 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람에 흩뿌려지는 물보라로 인해 무지개가 비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선명한 무지개는 동심을 자극했습니다. 어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내지릅니다.

취재 콘셉트에도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서둘러 무지개에 반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아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들 몇 명이 무지개 끝을 잡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 모습을 어른들은 웃으며 지켜봅니다.

만질 수 없는 무지개를 잡으려는 것은 아이들다운 순수한 발상입니다. 그 모습은 어쩌면 아이들의 꿈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자녀가 있는 직장인 453명을 대상으로 '미래의 자녀 직업'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1위는 누구나 예상한대로 공무원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아이들은 예술가나 과학자, 경찰, 연예인 등을 장래희망으로 꼽았습니다.

어른들은 가끔 아이들이 꿈을 이야기할 때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말하며 안정적인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이라 단언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은 자라면서 점점 수만 가지 꿈들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아직은 수만 가지 꿈들을 가지고 있는 분수대 앞의 아이들. 이 아이들이 세월이 훨씬 지나 어른이 되더라도 여전히 무지개 끝을 잡을 수 있다는 꿈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