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부터 곰팡이까지' 아기 이유식 '빨간불'
아기 부모들 "아기가 먹는 건데 속 뒤집힌다" 전문가 "영유아 식품 이물질, 가중처벌돼야"
"철저한 위생시스템으로 엄마의 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한 이유식 제조업체의 광고 문구. 유기농 쌀, 친환경 재료로 정성껏 만든 이유식을 당일 배송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고로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든다'는 위생시스템을 자랑하며 부모들의 마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업체의 이유식 제품에서는 돌, 실 형태의 플라스틱 조각 등 올해만 두 번의 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유식에서 곰팡이, 벌레 등 이물질 나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이유식에서 이물질 등이 발견돼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인 해썹(HACCP) 마크를 받은 업체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부모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상황.
지난달 31일 국회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을, 안전행정위원회)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간 이유식 제조·판매 업체의 위생관리점검 결과 상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는 총 46건에 달했다.
2014년 9건, 2015년 16건, 2016년 11건, 올해 6월 말 기준 10건으로 이유식 업체에 대한 위생관리 점검에서 해마다 적지 않은 적발 건수가 나오고 있다.
주요 부적합 판정 사례를 보면, 이유식에서 ▲곰팡이(14년 K사, 15년 K사) ▲대장균(15년 S사) ▲벌레(15년 E사) ▲실리콘(15년 A사) ▲플라스틱(17년 J사) ▲생선가시(15년 D사) ▲닭뼈(15년 F사) ▲돌(16년 K사, 17년 J사) ▲나무조각(17년 O사) ▲비닐(15년 D사) ▲탄화물(15년 E사, 16년 M사) ▲머리카락(17년 D사) ▲종이(15년 I사) 등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울러 ▲유통기한이 경과된 재료를 제품생산에 사용하고(15년 A사) ▲냉동원료를 부적절한 공간에서 해동하거나(17년 D사) ▲원재료 허위표시(16년 H사) ▲합성보존료 무첨가표시(14년 M사) 등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행정 당국이 적발된 업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물질 발견 사례의 경우 총 18건 중 89%인 16건이 단순 시정명령을 받는데 그쳤다. 나머지 2건도 품목제조정지, 제품폐기 처분만을 받았고, 영업정지 등의 고강도 처분을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 부모들 "아기가 먹는 건데…. 화가 난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제조 이유식을 이용하는 부모들은 불안감과 분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몇몇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부모들이 서로 이유식 업체 블랙리스트를 공유하며 자녀가 먹는 이유식의 제조업체가 포함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 엄마는 "깜짝 놀라서 제가 먹이고 있는 이유식 업체인지 (블랙리스트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아니었다. 다른 업체를 먹여볼까 했는데 바꾸면 안 되겠다"며 "솔직히 다 께름칙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엄마는 "본인 자식들한테 먹일 거라 생각하면 저렇게 만들겠냐"며 "속 뒤집어지는 뉴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엄마는 "아기들 음식이나 아기들이 사용하는 제품에 장난하는 사람들 정말 처벌 확실히 받았으면 좋겠다. 정말 화가 난다"며 "기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업하는 것도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피해를 본 부모들은 이유식 업체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한 엄마는 지역 육아 커뮤니티에 "A사 제품을 먹이고 있었는데, 이물질로 적발돼 찜찜해서 다른 데로 옮기고 싶다"며 "어디 업체 것을 시켜야 하느냐"고 질문 글을 올리기도 했다.
◇ "영유아 식품 이물질, 가중처벌돼야"
전문가들은 영유아가 섭취하는 제품인 만큼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미 녹색소비자연대 녹색건강연대 부장은 "성인보다 취약한 영유아가 섭취하는 것을 고려해 이물질 발견 등 위생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경우 가중처벌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HACCP 인증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철호 의원은 "이유식 제조·판매 업체들이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분석 결과 해당 업체들 중에서는 부적합 판정 사례들이 발생했다"며 "이는 HACCP 인증 기준, 절차 및 관리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식약처는 인증 기준, 절차 및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증기준 준수여부 등에 관한 조사, 평가, 시정명령 및 인증취소조치를 적극 확대하고 행정처분 수준을 대폭 상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미 부장도 "식약처의 HACCP 업체 점검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며 "해당 업체를 점검할 때는 서류보다 현장을 더 점검해야 하고, 현장을 점검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충분히 배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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