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남성생계부양형' 국가…"여성에게 강한 이중 부담"
한국은 '남성생계부양형' 국가…"여성에게 강한 이중 부담"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08.22 13: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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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로 살펴본 한국 복지좌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가사 부담을 충분히 부담하지 못해 초저출산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남성생계부양형' 국가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사 부담을 충분히 부담하지 못해 초저출산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남성생계부양형' 국가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우리나라는 가족수당 현금지원, 육아휴직, 그리고 보육서비스 수준이 모두 낮은 ‘남성생계부양형’인 동시에 사회지출에서 공공복지지출 비중이 낮은 ‘현물-가족중심형’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21일 발간한 보고서 ‘한국 복지국가의 현 좌표’는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포르투갈과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으로 남유럽 국가들처럼 높은 사회적 비용을 들이고도 삶의 질은 낮고 불평등도는 높은 사회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가족지원정책은 ‘남성생계부양형’으로 분류되며,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이들 국가는 여성고용률과 합계출산율이 모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처럼 급격한 경제·사회·가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에게 강한 이중 부담이 부과되고, 남성·기업·사회가 양육과 돌봄, 가사 부담을 충분히 분담하지 못하면 초저출산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고 성별 분업이 불평등할수록, 즉 남성생계부양 모델이 지속될수록 저출산과의 잠금(lock-in) 현상이 나타나고 소위 ‘저출산균형(low fertility equilibrium)’에 빠질 수 있다.

 

보고서는 단순히 한두 가지 정책만으로 출산율과 여성고용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기업-가족의 전반적인 문화와 정책 기조가 젠더중립적으로 재편되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거듭나야만 출산율과 여성고용률이 실질적으로 증가한다고 제언했다.

 

◇ 복지국가 북유럽 모델에 근접하지만 공공복지지출은 여전히 낮아

 

한편, 사회지출 측면에서는 1990년대 노인지출 비중이 높은 ‘현물-노인중심형’에서 ‘현물-가족중심형’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공적연금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보육 및 사회서비스지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며 노인빈곤율이 높아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 노후소득보장제도의 강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된다는 점 등에서 노인과 현금지출 쪽으로 좌표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초저출산으로 인해 아동과 가족에 대한 투자와 일·가정양립정책 관련 수요가 높으며 청년 실업 등 청장년의 고용 불안정에 대한 사회정책적 대응 필요성도 함께 대두되고 있어 현재 가족·현물 중심 좌표가 유지되거나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복지국가 모델로 참고했던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의 나라는 공공복지지출이 높은 ‘현물-가족중심형’에 위치한다.

 

보고서는 “선진 복지국가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우되 우리나라가 처한 사회·경제·문화적 특수성과 4차 산업혁명, 초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 등과 같은 새로운 도전들에 조응할 수 있는 복지체계를 신중하게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복지국가의 현실적 필요성뿐 아니라 그 이면의 가치와 철학적 기반에 대해 국민적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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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m**** 2023-08-01 08:34:07
남성생계 부양형이라서 여성에게 이중 부담...?
반대로 말하면, 남성에게 이중 부담이라는 말도 됩니다.
2010년대에 퇴근시간 조사한 거 보신 적 있으세요? 남성들 평균 퇴근 시간(정확히는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저녁 8시 이후입니다.
밖에서 식사하면 9시 이후이고요.
그런데도 그때부터 아이들과 놀아줘야 한다고 그래요.
자칭 공동 육아, 공동 가사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해요.
근데... 남자들이 육아에 잘 참여한다는 북유럽 국가에선, 그 시간이면 이미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놀다가 함께 잠들 시간이에요.
한국 남성의 근로 및 퇴근 시간 = 북유럽 남성 근로 및 퇴근+육아+가사 시간
남자들한테, 여자들한테 뭐라 하기 전에 사회 시스템을 바꿀 생각을 하세요.

salm**** 2023-08-01 08:27:02
여성고용률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가 뭔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근대 사회는 여자들이 대부분 밖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출산율이 6~7명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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