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는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이라죠
아빠 육아는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이라죠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7.09.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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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딸과 데이트하는 시간...수상체험 다녀오던 날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한동안 계속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요 며칠은 화창하네요. 낮의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눈부시게 투명한 하늘과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서 어느새 가을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은 아빠랑 딸이랑 수상 체험하는 날. 구청에서 태화강 무료 수상체험 모집을 한다는 얘기를 직장 동료로부터 듣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미취학 아이인데도 가능한가요?" 2인승 카누가 있다면서 아빠와 자녀가 함께 부지런히 노를 저으면 된다네요. 여분의 옷가지와 물, 간식만 챙기고 시간 맞춰 출발했습니다.

 

햇빛 가림막 아래서 환한 미소를 짓는 나은공주. ⓒ권성욱
햇빛 가림막 아래서 환한 미소를 짓는 나은공주. ⓒ권성욱

 

햇살이 내리쬐는 강물이 너무 멋집니다. 저 멀리 윈드서핑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근데 오늘은 신청 팀이 우리가족밖에 없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데다 아직 홍보가 덜 돼서 그렇다네요.

 

"아빠, 나는 배 타는 거 싫단 말이야." 옆에서 쫑알거리는 나은공주. 배타는 게 왠지 무섭다면서 안 타겠다고 난립니다. "한 번도 타본 적도 없으면서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 어떻게 알아?"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혼자 타는 게 아니라 아빠랑 같이 타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달랬습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구명조끼를 입혔습니다. ⓒ권성욱
생명과 직결되는 구명조끼를 입혔습니다. ⓒ권성욱

 

우선 구명조끼부터 단단히 착용합니다. 교관이 노 젓는 법을 설명해주네요. 계류장에는 우리를 위한 2인승 카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관이 함께 타는 거 아닌가했는데 우리끼리 출발하라고 합니다. 그러다 물에 떠내려가서 조난당하면 어쩌라고.

 

앞에는 나은공주, 아빠는 뒤에 탑니다. 아까 나은공주더러 "뭐가 무서워?"라고 하고서는 배가 흔들흔들하고 물은 깊어 보이는 게 "내가 왜 이걸 타자고 했지?"란 갑작스런 후회가 몰려오네요. 수영도 못하는 맥주병인데 말이죠. 만약에 배가 뒤집어져서 함께 물에 빠지면 아빠가 구하는 게 아니라 요즘 친구들과 수영반을 다니는 나은공주가 아빠를 구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몸에 힘 빼고 노저어보세요."


교관의 말에 그제야 부지런히 노를 저어봅니다. 난생 처음 하는 일이라 생각처럼 만만치 않습니다. 엉뚱한 쪽으로 떠내려가고 좌초되기도 했습니다. 뱃머리에서 쿵쿵 소리가 들립니다. 바닥에 뭐가 부딪치나 했는데, 강물이 뱃머리에 부딪치는 소립니다. "내가 말이야. 사실은 무서워서 안 타려고 했던 게 아니라 아빠가 힘들까봐 그랬던 거야.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쉴 새 없이 쫑알대는 도움 안 되는 딸내밉니다. 조금씩 노 젓는 게 익숙해지면서 겨우 한 바퀴 돌고 돌아옵니다.

 

배를 탄지 30분 만에 출발지인 계류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권성욱
배를 탄지 30분 만에 출발지인 계류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권성욱

 

배에서 내린 다음, 노 젓느라 뻐근한 팔을 주무르면서 물었습니다. "재밌었어?"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니." 다시 한 번 "왜?"라고 물으니 "너무 느려. 나는 빠른 게 좋아"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제트 스키를 가리키며 "나는 저거 타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제트스키도 무료로 태워주네요. ⓒ권성욱
제트스키도 무료로 태워주네요. ⓒ권성욱

 

말은 저렇게 해도 막상 타면 무섭다고, 돌아가겠다고 울고불고하는 건 아닐까 했더니 한 바퀴 돌고 와서 한다는 말. "딱 내 스타일이야."

 

비록 아빠에게는 힘든 하루였지만 딸에게는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주말은 딸과의 데이트. 아빠 육아는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이라고 하죠. 하지만 아빠 육아도 쉽지는 않습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됐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여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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