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표창 거부한 이유
그가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표창 거부한 이유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09.0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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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정선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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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표창을 시상하시면 그룹홈에 대한 차별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러시아 순방 중이시고, 회원들에게 면목이 없어 시상식에 가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표창을 받는다는 게 창피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6일 오후 3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위치한 광화문 1번지에서 천막농성 중인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국민의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증진과 사회복지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7일 개최되는 제18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게 됐지만 시상식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30여년 간 공동생활가정 ‘요셉의 집’을 운영하면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건강한 성인으로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힘써온 공로를 비롯해 특히 그룹홈 정착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 수상자 8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그런 안 회장이 지난 4일부터 ‘아동보호체계 간 차별 해소’를 호소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아동보호체계 간의 오래된 차별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이번 정부에서 확정한 2018년 그룹홈 관련 예산을 보면, 아동보호체계 간에 존재하고 있는 차별을 청산하기는커녕 그나마 이전 정부에서 이뤄지던 3% 인상마저 반영되지 않은, 인건비 동결에 운영비 3만 4000원 인상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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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회장은 농성 이유에 대해 “아동복지시설인 아동양육시설과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간의 차별이 너무 심하다. 종사자의 자격기준, 지도, 감사, 평가 등 관리 감독은 동일한데 아동양육비 지원, 종사자 급여, 근무여건 등에 있어서 큰 차별이 있다. 이 차별을 철폐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4년 실수령액 137만 원을 받는 것으로 시작해, 2017년에는 155만 원을 받고 있다. 지난 14년 간 인건비는 전혀 오르지 않은 셈이다. 14년 간 노예계약이었다. 그룹홈 종사자들은 죽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했다.

 

안 회장은 시설 간 차별을 알리기 위한 그동안의 활동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힘이 없고, 예산을 편성하는 기재부에서는 개선할 생각조차 없다. 청와대는 이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회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요청을 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실질적으로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전국 510개소, 1514명의 그룹홈 종사자에게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줘야한다. 정부가 그룹홈 사업을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분류하고 예산을 복권기금에서 편성하는 것이 문제다. 이제는 일반예산으로 환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떤 근거도 없이 기재부 예산 계장 손에 의해 책정되는 예산 편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통령표창 수상자 선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룹홈을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했는데 참담하게 무너졌다.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2018년 그룹홈 관련 예산편성을 보고) 기쁘지 않았다. 회장으로서 아무것도 한 게 없어 회원들에게 면목없고 대통령표창을 받는다는 게 창피하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왜 오지 않았는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생활가정 그룹홈은 대안가정으로서 가정해체와 방임, 학대, 빈곤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가정적 환경에서 24시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12월 현재 전국 공동생활가정 510개소에서 2758명의 아동을 양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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