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코피노'가 국회 앞 피켓시위 나선 이유
8살 '코피노'가 국회 앞 피켓시위 나선 이유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09.13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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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여명의 코피노가 한국인 아버지를 찾고 있어요"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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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피노(KOPINO)입니다. 나의 반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절반은 필리핀입니다. 필리핀에는 4만여 명의 코피노가 있습니다. 그들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한국인 아버지를 찾고 있고,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코피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피켓 시위에 나선 코피노 8살 제라드(Jared)와 코피노맘 제럴딘(Geraldine)을 만났다. 제럴딘은 “한국의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 것처럼 필리핀의 코피노 아이들도 아빠를 찾는다. 한국에 와서 아빠를 찾으려고 해도 한국행 비자를 받을 수가 없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코피노(KOPINO)는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말한다.

 

제럴딘은 한국에 온 이유에 대해 “아이에게 아빠의 나라는 보여주고 싶은 것, 양육비 소송에 참석하는 것, 아빠를 찾고 싶지만 한국행 비자를 받을 수 없는 수많은 코피노맘들을 대신해 한국인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은 양육비 소송차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7일 목요일 저녁 8시경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다음 날인 8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제라드는 한국인 아빠를 처음 만났다. 제럴딘은 양육비를 놓고 아이 아빠와 소송이 벌이고 있다. 이전까지 아빠의 태도가 완강했기 때문에 아들이 아빠 얼굴을 보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들의 한국행을 돕고 동행한 단체 WLK(We Love Kopino)의 한 스태프는 “아빠는 아들을 보자 한 방에 무너졌다.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아들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던 아빠. 재판으로 가지 않고 원만하게 조정이 성립됐다. 법원에서 조정으로 소송을 완료한 뒤 세 사람은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어떻게 아빠를 찾았느냐'는 질문에, 제럴딘은 “필리핀 현지에 있는 WLK를 통해 찾게 됐고 한국에 있는 드림컴트루재단과 연결이 돼서 이렇게 올 수 있게 됐다. 비자를 받기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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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컴트루재단 박재이 소장은 국회의사당 앞에 제라드, 제럴딘과 함께 나와 있었다. 그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박 소장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제라드의 아빠에 대해 박 소장은 “노모를 모시고 지내고 있으며, 결혼은 하지 않은 상황인 걸로 안다. 경제적으로나 여러가지가 힘들어 목돈을 주진 못해도 매월 아이에게 필요한 양육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그들은 아이 아빠가 필리핀에 갔을 때, 제럴딘이 영어 강사로 있었고 아빠는 필리핀에 있는 한인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만나 동거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 아이가 생기고 몇 달 만에 한국에 계신 어머니 때문에 급히 귀국한 이후 연락이 끊겨 이번에 7년 만에 처음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박 소장은 “드림컴트루재단은 코피노의 인권과 자립을 목표로 코피노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아빠 엄마 자녀를 연결해 아빠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아이들 아빠를 찾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권을 소지하면 누구나 갈 수 있는 필리핀이지만 필리핀의 서민과 빈민들은 한국을 오는 것이 너무 어렵고 까다롭다. 코피노의 경우 아버지가 한국인임에도 서민이나 빈민과 다르지 않게 한국방문은 너무 어려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 소장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게 아니듯 코피노도 부모에 상관없이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 코피노의 아빠가 한국 사람이면 우리(한국)의 아이들이고 우리가 그들을 돌보고 챙겨야할 의무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제라드과 제럴딘은 9일에 서울로 와서 소송에 도움을 준 변호사 집에서 머무르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을 찾는 등 아빠의 나라, 아이 아빠의 나라인 한국을 경험하고 13일 저녁 비행기로 필리핀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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