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걱정된다면 더더욱 BMW를 이용하라!
체중이 걱정된다면 더더욱 BMW를 이용하라!
  • 칼럼니스트 박창희
  • 승인 2017.11.13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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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건강은 앉아 있으므로 무너진다

[연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의 살과 사랑 이야기

 

공을 친다는 지인은 필자에게 아직도 공을 차냐며 비아냥거린다. 축구는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이나 하는 것이지, 지천명을 넘긴 자가 하기엔 그렇잖으냐는 식으로 들려 나 역시 반격의 채비를 갖춘다. 글 쓰는 자들은 독설에도 능한 법이다. 잔디밭 슬슬 걷다가 쇠막대기 한 번 휘두르는 게 운동이냐부터 쌀 한 가마니(값) 잔디밭에 쏟아 붓고 돌아오면 좋으냐로 맞선다.

 

예전부터 골프에 꽂힌 상대는 반바지와 슬리퍼 등 축구 동호인들의 복장과 운동장 흡연을 문제 삼는다. 이러다가 골프계와 축구계의 전반적인 문제로 비화할까 두려워 그만하자며 내가 손사래를 친다. 필자는 원래 골프를, 그 친구는 태생적으로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나이 먹은 우리 둘은 상대의 머쓱함을 달랠 아량은 남아있어 우리 모두 잔디밭에서 공 가지고 운동하는 사람들이란 결론을 내리고 논쟁을 맺는다.

 

열 살 때부터 축구를 한 필자는 지금도 유일하게 즐기는 운동이 축구다. 아침이면 축구를 하기 위해 불광천을 걸어 마포의 한 중학교로 향한다. 놀랍게도 도심 하천인 불광천에는 어른 팔뚝만 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사는데 깨끗한 물이 아님에도 살기 위해 바글거리는 물고기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걷는다. 때론 두 발이 공중에 뜨는 게 뛰는 거라면 최소 한 발은 항상 지면에 닿아 있는 것이 걷기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발은 손, 그리고 눈, 귀 등과 더불어 인간의 대표적 포식 기관이다. 동물이나 식물에 접근하여 포획하고,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기 위해 인간의 발과 손이 존재한다.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의 이해'라는 책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은 신체 일부의 확장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바퀴라는 인류의 대발명품을 이용한 자동차는 인간의 발에 대한 확장이다.

 

어딘가 갔을 때 누군가 필자에게 어떤 브랜드의 확장을 타고 왔느냐 묻게 되면 'BMW를 타고 왔노라' 자랑스레 이야기한다. 상대방이 '뭐 이런 속물이 다 있나' 라고 생각할 찰나에 필자의 너스레가 이어진다. Bus, Metro, Walking이라고 말을 하면 그제야 상대방은 웃고 만다. 그렇다. 사업 23년 차에 나이 오십 둘인 필자는 평생을 BMW를 타고 살아왔다.

 

Bus, Metro, Walking 체중이 걱정된다면 BMW를 이용해야 한다. 차량의 타이어가 닳는 속도와 내 몸에 지방이 붙는 속도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뉴스
Bus, Metro, Walking 체중이 걱정된다면 BMW를 이용해야 한다. 차량의 타이어가 닳는 속도와 내 몸에 지방이 붙는 속도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뉴스

 

차가 없는 건 아니다. 애마 산타페는 18년을 우리 가족과 함께했는데 주행거리는 10만 Km가 되지 않는다. 타인의 차와 주행거리를 비교해 보지 않았으니 이 숫자의 의미를 알 턱이 없다. 지인의 입에서 차를 업고 다녔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의 끌지 않은 것이라 한다. BMW가 일상이 된 탓에 지방 강의가 잡히면 챙겨갈 것이 많은 본인은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고민을 한다. 강의 시 입을 복장은 구겨지지 않도록 상자에 담고, 간식을 포함한 도시락과 운동시연 소품, 퀴즈선물 등을 챙길 때 아내는 뒤에서 혀를 찬다. 차 가지고 가면 편할 텐데 왜 저 고생을 하느냐고 말이다.

 

고집을 굽히는 법이 없는 필자는 아내의 잔소리 섞인 우려를 뒤로하고 5분 대기조 군장처럼 꾸린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속초의 서울시 연수원까지는 여정이 복잡하다. M까지 W로 이동한 후 시외 B(버스)를 타고 속초로 간다. 거기서 다시 W(걷고)로 이동하여 시내 B를 타면 연수원 앞에 내리게 된다. 집으로 갈 때는 올 적의 역순인 BWBWM이 되는데 무거운 몸과 달리 도시락과 선물이 비워져 가방은 가볍다.

 

어둠이 깔린 창밖을 내다보며 필자는 책을 읽거나 잠을 청한다. 2톤짜리 쇳덩어리를 혼자 끌고 다니는 것보다, 한 사람이 몇 십 명, 또는 몇 백 명을 끌고 다니는 이동 방식이 효율적이며 이용자 건강에 이롭다. 현대인의 건강은 앉아 있으므로 무너진다. 움직여서 생존을 유지하던 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되레 생존의 위협이 된다. 특히 체중이 걱정된다면 더더욱 BMW를 이용해야 한다. 차량의 타이어가 닳는 속도와 내 몸에 지방이 붙는 속도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박창희는 전산과 체육학을 전공한 다이어트 전문가로서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방법을 알리는 강사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비만 사회운동가로서 비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비만을 야기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현재 광고대행사와 방송 스튜디오의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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