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애 낳아라’ 압박…프랑스엔 그런 거 없다
페논 프랑스 대사, 16일 서울인구심포지엄서 저출산 해결 사례 발표
김재희 최규화 기자zh.kim@ibabynews.com

“프랑스는 장기적인 안목과 종합적인 지원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했다.”
파비엥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콘래드호텔 파크볼룸에서 열린 제1회 서울인구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서 프랑스 저출산 정책을 소개했다. 프랑스는 합계출산율 1.93명으로 유럽국가 중 최고 수치다. 저출산 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다른 국가들이 프랑스 사례를 모범을 삼고 있다.
페논 대사는 프랑스 인구 정책의 성공요인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점과 안목 △가족 구성원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 △사회 변화를 감안한 제도 등을 꼽았다.
그는 가족정책은 프랑스의 주요 정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제1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구 감소를 경험했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인구정책을 시작했다. 1930년대 들어서는 가족과 모든 어린이를 포함하는 새로운 가족정책을 세웠다.
페논 대사는 ‘복지 국가 건설’이라는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 선택한 가족정책은 10년, 20년 후에 효과를 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과가 날 때까지 정책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논 대사가 설명한 두 번째 요인은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채택이다. 그는 “출산, 양육, 보육 모든 부분에 있어 종합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출산을 하는 부모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직후에 받는 출산격려금, 3세 이하 영아를 위한 육아휴직이 대표적이다.
육아수당은 3세 이하 영아를 둔 엄마·아빠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육아를 장려하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출산 장려 정책에 참여하게 하며, 기업도 사내 보육원 개설, 원격 근무 도입 등 경영방식을 현대화해 직원들의 삶을 지원한다.
그는 한국의 아동수당을 지적하며 프랑스는 영유아뿐 아니라 한 아이가 성장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중교통비 할인, 조세 감면 제도 등 프랑스 정부는 다자녀 가정에게 상당한 재정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 육아휴직, 동성 결혼 합법화…프 정부, 변화에 적극 대처
프랑스 저출산 해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회 변화에 따른 정책이다. 그는 “인구문제는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프랑스의 가족정책은 사회와 가정 모델의 변화에 맞춰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비혼 출산율이 높아지면서, 미혼 또는 한 가정 부모가 증가했다. 정부는 새로운 가족 모델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했고, 그 결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들을 갖추게 됐다.
그는 “저출산을 이유로 여성에게 결혼을 서두르라고 한다거나 아이를 낳으라는 식의 사회적인 압력이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여성은 오롯이 자신이 출산과 결혼을 선택한다”며,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갖는 것은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속에서 다양한 육아 휴직 제도를 사람들이 받아들이도록 하고, 아빠들도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페논 대사는 사회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의지를 정부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프랑스 정부가 사회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페논 대사는 “프랑스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성공을 거뒀지만, (프랑스 사례가) 한국에 교훈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환경에 따라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문제는 여러 가지 사회·정책적인 상황에 맞춰야 하고, 다방면의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며 “사회의 경제 구조에 있는 다양한 참여자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파이낸셜뉴스와 사단법인 서울인구포럼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양승조 의원(충남 천안시병),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구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파비엥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이재인 (사)서울인구포럼 대표 등이 참석했다.
나 의원은 축사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주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일본 '1억 총활약' 장관 같이 인구정책을 관할하는 장관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또한 “0~5세는 무상보육 시스템 범위 안에 있어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고 아동수당 도입방안을 지적하며, 5세 이후에게 수당 주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는 박 장관은 “절체절명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사회 인식을 바꾸고 국가를 개조한다는 마음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다.
이외에도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루지에화 북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리코 츠야 게이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 국내외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석학이 참석해 인구정책과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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