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부모 절반, 중증 이상의 우울증"
"이른둥이 부모 절반, 중증 이상의 우울증"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11.1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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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계 이른둥이의 날' 맞아 정책세미나 열려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에서 박은애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기아대책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에서 박은애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기아대책

 
이른둥이는 출생 당시 몸무게가 2.5kg 이하이거나 37주 이전에 나오는 아기를 말한다. 2012년 대한신생아학회에서 ‘미숙아’라는 용어에서 주는 부정적인 의미를 제거하고 ‘세상에 조금 일찍 나왔다’는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정책세미나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기아대책 주최로 열렸다. 세계 이른둥이의 날인 11월 17일을 맞이해 열린 이번 세미나는 이른둥이의 양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남 의원을 비롯해, 심봉석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장,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등 관계자뿐 아니라, 일본에서 마사키 와다 니가타대학교 교수, 요시히사 나가야마 니가타시립병원 주산기센터장이 참석했다.

 

국내 이른둥이는 1970년대 한 해 100만 명 이상 태어났다가 2000년 이후 50만 명대로 줄었다. 저출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른둥이는 대폭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이른둥이가 전체 신생아 중에 차지하는 비율은 늘었다. 초산 산모 나이가 올라가고, 인공수정으로 태어나는 아이 비율이 늘어난 데다 미세먼지나 환경오염 등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박은애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른둥이를 치료하는 기술이 발달해 예전보다 사망률이 줄었다”며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치료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는 아이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른둥이들은 폐나 심장 등에 의학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보니 부모에게도 여파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부모는 높은 치료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보살핌을 이유로 노동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되다 보니 사회·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아기의 생존·후유증·장애에 대한 불안감, 아기와 장기적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느끼는 우울감, 엄마의 경우 남편과 가족을 향한 미안함 등 심리적인 문제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른둥이 부모 절반 정도가 중증 이상의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1/3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 부모가 응답한 삶의 질도 48점으로 측정됐다. 박 교수는 "부모 스스로가 질이 떨어지는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복지부의 이른둥이 지원책 많지만 구체화 부족"

 

때문에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에서는 이른둥이 아기 재활치료뿐 아니라 부모 양육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이 기아대책과 함께 운영하는 이화도담도담센터는 2013년부터 한화생명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이른둥이의 재활과 양육환경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특수발달치료, 음악치료, 건강강좌 등을 운영하는 가족지원교실에는 개소 이래 1202가정에서 4565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화도담도담센터는 치료를 마치고 졸업하는 부모들의 의견을 청취해 기존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퇴원 후 이른둥이 치료과정에 도움이 되고, 부모와의 라포 형성에 있어 조기개입이 중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신생아실에 음악치료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센터 졸업생과 부모님이 멘토가 되고, 센터에 입소하는 아기와 부모님들이 멘티가 되는 자조모임을 만들어 6월부터 운영했다”고 말했다. 멘토-멘티 자조모임은 구마모토현 미숙아지원사업에서 벤치마킹한 것으로, 병원이 위치한 강서·양천구 주변 부모들을 지역별로 나눠 이른둥이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리다.

 

박 교수는 자조모임 운영한 결과에 대해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평가했다. 모임의 구심점이 약하고, 생계를 꾸려나가야 해 부모들의 여유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이른둥이 퇴원 후 관리는 정부의 영유아 지원사업과 특성이나 대상이 달라 보건소 인력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이른둥이 지원책은 많지만 덜 구체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활시설은 아직도 부족하고 퇴원 후 양육수당도 충분치 않다”며 “이른둥이 부모가 지고 있는 현실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다른 국민들도 ‘이른둥이는 잘 키워서 도와주면 건강한 국민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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