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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네가 있어 웃을 수 있단다!

아이들이 선물해준 재미있는 에피소드

beadyjbr@naver.com

[연재]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

 

칼럼을 쓰면서 아이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나. 그만큼 육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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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든 일상이지만 ‘그래 힘내보자.’라고 우리의 마음을 다잡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과 사랑스러움 때문 아닐까?

 

복잡한 업무와 가사 스트레스, 육아에 대한 짐들을 잠시나마 내려놓으시라고 아이들과 있었던 몇 가지 재미있는 추억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큰 일교차에 몸이 적응을 못했는지 요 며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항상 조심하라 이야기 했던 것이 무색하게 기침과 몸살로 고생을 했다. 나의 몸 상태와는 무관하게도 아이들은 일관적으로 씩씩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약을 먹은 뒤 본의 아니게 속된 말로 멍(?)때리고 있는 나에게 은비가 살며시 오더니 파란 쪽지 하나를 살며시 건넨다.

 

“이게 뭐야?” “편지에요. 내가 썼어요.”

 

“진짜? 지금 읽어 봐도 돼?” “(웃으며 끄덕거린다.)”

 

은비가 전해준 편지. ⓒ정보람
은비가 전해준 편지. ⓒ정보람

 

예쁘게 또박또박 쓴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내 얼굴을 가끔씩 힐끗 힐끗 쳐다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하더니 나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나보다. 은비가 “승빈이도 같이 썼어요”라며 승빈이와 함께 내게 하나의 쪽지를 더 내민다.

    

글씨를 읽을 줄은 알지만 아직 쓰는 걸 어려워하는 승빈이는 도장으로 꾸민 편지를 써왔다. 승빈이가 그린 웃고 있는 내 모습은 마법처럼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아프지만 행복했다.

 

승빈이가 전해준 편지. ⓒ정보람
승빈이가 전해준 편지. ⓒ정보람

 

어린이집 화장실에서는 종종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어느 날 화장실을 지나가는데 남자소변기에서 소변을 보는 아이의 뒷모습이 아무래도 어색했다. 서있는 아이가 보통은 머리가 짧은 남자아이여야 하는데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떡하니 서 있다니, 좀체 어울리지 않았다.

 

박소연? 박소연!!

 

남자처럼 소변기에 오줌을 누고 싶었다며 과감하게 서서 소변을 보았던 소연이는 바지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달랐던 거다. 소연이는 바지를 갈아입게 된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심각했지만 선생님들은 그 모습을 아주 귀여워했다.

 

또 한 번의 사건은 이른 봄 오후에 일어났다.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보는데 영빈이가 몸을 비비 꼬며 손을 들더니 입모양으로 ‘화.장.실’이라고 했다. 다녀오라는 눈짓을 보내고 동화를 마저 읽고 한참이 지나도록 화장실 갔던 영빈이가 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장실을 갔는데 아무도 없는 듯 조용했다.

 

문이 높지 않아 위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라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곳의 영빈이는 큰일을 보다 말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고 했던가? 겨우내 추웠던 날씨가 조금씩 풀리니 몸이 많이 나른해졌었나보다. 불편하고 냄새나는 공간이지만 영빈이의 모습은 매우 평화스러워보였다.

  

12월이 시작되면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해진다. 그즈음 어린이집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트리에 금줄, 은줄을 두르고 솜으로 살포시 내린 눈을 표현하기도 하고 종 모양, 선물모양, 지팡이모양 등을 트리에 주렁주렁 매달기도 한다.

 

그 해 크리스마스엔 작지만 인자한 모습의 산타할아버지를 모셔다 두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몇 번 보았지만 아이들은 처음 보는 산타할아버지 인형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 산타할아버지께서 누가 착한 애인지 나쁜 애인지 보러오셨다고 말하는데 이건 믿는 건지 못 믿는 건지 아이들은 그저 낄낄대고 웃었다.

 

교실에서 한창 놀이를 하는데 승재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 있나하고 화장실 쪽으로 가는데 어디선가 승재 목소리가 들려 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보니 승재가 트리 옆에 놓인 산타할아버지 인형 앞에 넙죽 엎드려 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내용인즉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들었으니 본인이 갖고 싶은 00몬스터 짱딱지를 선물로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산타할아버지라고는 하지만 크기가 50cm쯤? 아이들 허리께에 올까 하는 정도로 작았는데 그 인형이 정말 산타할아버지라고 생각했었던 것인지 그 앞에 엎드려서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고

있는 승재의 모습이 귀여웠다.

 

가지고 싶은 선물이 바뀔 때마다 산타할아버지께 쪼르르 달려가 소원을 빌었던 승재는 갖고 싶다고 말했던 것들 중 하나를 선물로 받았을 것이다.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계시니까 말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된 내게 묻는다. “선생님은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고…

 

나는 아이들에게 되묻는다. “너희들은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기관사가 꿈인 현서, 가수가 되고 싶은 지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수진이, 스파이더맨이 될 거라는 승민이, 기린이 되면 좋겠다는 마린이까지 아이들이 되고 싶은 것들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때로는 상상을 초월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엄마 되고 싶어요.”

 

“우리 아빠같이 힘센 아빠 될 거예요.”

 

부모에게 아이가 최고의 선물이듯 아이에게 부모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절대적인 존재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웃고 행복해하듯 우리도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어떻게? 산타할아버지 인형 앞에서 넙죽 절하며 소원을 빌면 아이들을 웃게 해줄 수 있을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웃으면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웃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너희들이 있어 웃을 수 있다”고. 그러면 아이들은 이렇게 이야기 해주지 않을까?

 

 “아빠, 엄마가 웃어서 나도 웃을 수 있어요.”

 

*칼럼니스트 정보람은 유아교육과 졸업 뒤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 8년차 보육교사다. 장애인야학 활동을 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장애통합어린이집의 통합지원교사로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교사가 되어 눈높이를 맞추고,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더욱 즐거운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회·정서적 적응문제로 성장발달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자칭 꿈꾸는 애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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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워2011.04.22 18:00

    웃음이 나요.
    이쁜 그림에 웃음이 나네요.
    아이가 세 살이 되면서 저또한 저의 자리를 바로 잡아야 할것 같

  • 연*맘2011.02.28 23:21

    ^^
    어린이집 교사는 정말 이런거

  • l*******맘2010.11.17 12:53

    아웅~그림이 따뜻하네요..
    그림이 따뜻하네요..
    낭중에 우리 별이두 태어나면 좋

  • 알**아2010.11.15 23:25

    귀여워
    우리 아이도 좋은 선

  • 고*정2010.11.15 18:03

    봄이맘
    정말 아빠 엄마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한것 같아요..
    유치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도 일관성 없는

  • 아*이2010.11.15 13:29

    어린이집 교사
    결혼전 얼집 교사를 햇엇는데
    그때가 참으로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힘들지만 하루하루 행복

  • 헤**맘2010.11.14 23:45

    저희 아이에게도..
    저런 맘따뜻한 선생님을 만날수

  • 윤*맘2010.11.14 21:55

    정말 좋은 선생님같아요.
    어린이집 사건이 많이나서 맡기기 꺼려지던데
    저렇게 따스한 선

  • 울***아2010.11.14 16:55

    샘들 힘드실것 같아요
    정말 하루종일 아이들과 있다보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기겠죠
    거기다 부모님들까지 상대하셔야 하다보면

  • 호*이2010.11.14 14:01

    엄마의바램
    좋은 선생님만나길 기대하고 있죠~
    가족중에서 보육

  • 익*맘2010.11.14 03:02

    정말 좋은 선생님이세요^^
    뉴스나 매스컴을 통해 끊임없이 불거지는 어린이집 내용
    부실한 식사라던지 선생님들의 폭력, 가혹행위 등 엄마가 믿고 맡길수 있

  • 치**주2010.11.13 23:33

    너무 귀엽네요.
    정말 너무 귀엽네요.
    선생님들 너무 좋은 거 같

  • 목**댁2010.11.13 23:28

    너무 기분 좋겟어요~
    저도 교사를 꿈꾸는 사람으로써..정말 이럴때 뿌듯하고 사는맛이 날

  • 연***자2010.11.13 22:26

    요즘 유치원 말이 많은데...
    엄마들이 유치원 보내면서 많은 걱정을 갖게 되는데..
    모든 선생님들이 이런분들만 계신다면 엄마들이 훨씬 더 안정을 찾을 수 있

  • 도***미2010.11.13 20:08

    정말 이런분이 선생님이면 믿고 맏길 수 있을텐데..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맏겨도 말이 많아서..정말 걱정이던데
    이런 분이 유치원 선생님이니 보낼 수 있을 것

  • 세***망2010.11.13 16:11

    한해가 다 지나가고 있는 요즘...
    쉽제 적응하지 못한 첫째의 유치원생활 2년째...
    그나마 선생님 복이 많아 5살때도 6살때도 너무나 잘 지내준 모범생...
    근데 문제는 지금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어하는것...
    상담때 선생님께도 말씀드렸더니... 선생님도 눈시울이 붉어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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