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의 말씀’, 신혼부부 보증금 대출·주택공급확대 뽑았다
‘천만의 말씀’, 신혼부부 보증금 대출·주택공급확대 뽑았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12.1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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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서 10대 과제 발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이 제출한 의제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이 제출한 의제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 인구가 천만 명이니까 이 정책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국장님, 어떻게 실현하실 거예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10대 저출산 대응 과제를 살뜰하게 챙겼다. 정책을 현실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다짐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서울시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여러 단체들이나 시민들이 주장했듯 정책이 단편적이거나 피상적이어서, 정말 와닿는 정책, 전반적으로 저출산이 해결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이 부족한 거 같다. 돈 몇 푼 준다고 아이를 낳진 못한다”고 문제 해결에 미흡했던 지금까지의 정책을 평가했다.

서울시에서 이번에 도출한 10대 과제는 지난 6개월간 여러 번 정제를 거친 결과다. 류경기 행정1부시장은 토론회를 시작하며 “자녀를 낳지 않는 이유를 6개 분야로 정리하고 분과별 전문가 토론회 31회로 99건, 시민 정책 토론회 5회와 인터넷 시민제안으로 800여 건의 의제를 발굴했다. 토론과 논의를 거쳐 10건 정도로 압축했고, 이 자리에서 과제가 추려지면시 재정을 투입해서 바로 실천한다”며 6개월에 걸친 정책 도출과정을 설명했다.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정책장터에서 10대 과제를 선정하기 전에 후보 과제들을 토의와 질의를 통해 비교했다. 그리고 정책장터에서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에 투표했다. 장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신혼부부 주택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과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확대 및 주택청약 가점 부여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이외에도 ▲육아휴직 활성화 참여기업 대상 청년인턴 지원 ▲우리동네 열린육아방 1개동 1개소 운영 ▲10대 미혼모 양육비용 지원 ▲초등학교 자녀 안심 등하교서비스 확대 ▲유모차 친화적 보행정보 서비스 ▲성평등·가정친화 서울형 강소기업 선정·지원 ▲청년세대 맞춤형 주택매매 임차 정보 안내, ▲신직업 발굴 및 활성화 등이 10대 과제로 뽑혔다.

최종적으로 뽑힌 이 과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서울시 6개 분과별(주거, 일자리, 임신·출산, 자녀양육, 일·가족양립, 외국인다문화) 우선순위로 내년부터 추진한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 참석한 엄규숙 여성가족정책관실장과 정유승 주택건축국장.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 참석한 엄규숙 여성가족정책관실장과 정유승 주택건축국장.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박 시장, “신혼부부·자녀양육가정 주택 정책 신경쓰겠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미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최대 4500만 원까지 전·월세 보증금의 30%, 최장 6년간 무이자로 빌려주는 제도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액 70%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2인 가구 기준으로 소득이 약 373만 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고, 이마저도 1천 가구 정도에게 혜택이 돌아가 대다수가 맞벌이인 요즘 신혼부부들은 지원이 어렵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에서 한 해 결혼하는 세대가 5만~7만 세대”라며, “제도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숫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서울시는 2018년 하반기부터 지원 대상이 되는 소득 기준을 2인 가구 기준 583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은 “5천 또는 1만 세대 정도 우리가 감당가능한 범위 안에서 수혜 숫자를 늘리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수준에서의 정책 추진을 자리에 참석한 실국장에게 당부했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한 부부가 정책장터에 투표하기 전 20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한 부부가 정책장터에 투표하기 전 20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신혼부부와 자녀육아세대 주택마련의 제도적 불리함을 해소시키기 위한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확대 및 주택청약 가점 부여에 대해서는 이미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와 TF를 통해 협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별공급율도 15%에서 30%까지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제도는 임대가 아닌 집을 사기 위한 내용”이라며 “서울시 정책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분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내 특별공급 및 가점규정을 개정해 추진한다.

공공임대주택 정책 확대에 대대적이고 장기적인 확대 계획이 있음도 시사했다. 박 시장은 “임기 동안 서울시 채무를 5조 8천억 원 감축했다. 감축한 돈을 쓸 때다. 1년에 1조 정도를 쓰더라도 5년 계획으로 5조 원을 써서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면 매년 2만 호, 3만 호를 더할 수 있다”고 의지를 담아 말했다.

◇ 6개월 걸친 정책 토론은 첫 사례… 과제 도출보다 시행이 더 중요

박 시장은 10대 과제를 검토하며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정책장터에서 뽑힌) 10개는 모두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이번 10대 과제에 대한 총평도 내놨다. “상품이 부실한 게 있는 것 같다”며 “조금 더 정교하게 넓히고 강화해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대 과제 속에 포함되지 못한 나머지 과제에 대해서는 “나머지에도 중요한 게 많다. 다 필요한 정책이다. 나머지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무대를 내려가기 전 실국장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정책 의제를 검토한 종이를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붙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 ‘이래가지고 살겠냐, 정책장터’에서 정책 의제를 검토한 종이를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붙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1, 2위를 차지한 주택 정책을 관할하는 정 국장은 “집은 투자의 대상 아니라 사는 곳”이라며 “신혼부부가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결혼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임대주택 공급 많이 하겠다. 결혼 많이 하고, 애 많이 낳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행사를 주관한 여성가족정책관실의 엄규숙 실장은 “여러 실국과 함께 토론하며 정책을 발굴하고 약속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며 지금까지의 도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번에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아이 키우는데 마음이 놓아지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여기서 나온 의견을 잘 정리해서 내년에 좋은 과제 발굴하고 협의하면서 시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정책장터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번 토론회에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직접 토론과 투표에 참여한 이연정(36·서울 강동구) 씨는 “서울시에서 지금까지 6개월 동안의 과정을 거쳐 시민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반영하려고 했던 게 처음이라는 엄규숙 여성가족정책실장의 말이 인상 깊었다”며 “물론 과정 중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었겠지만,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시도가 됐다는 것 자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문제 해결에 첫걸음이 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출산한 이 씨는 11번 과제인 ‘건강한 임신·출산을 위한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 운영’에 투표했다. “저출산 문제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잘 낳을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산전에 관리가 잘 돼야 난임률도 떨어지고 출산도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저출산과 이와 관련한 문제를 느끼는 당사자들이 참석해 공감토크쇼에서 경험담을 공유했다. 개그맨 이정수는 ‘이러면 살겠네-행복한 결혼과 육아’를 주제로 강연해 짧은 시간임에도 참석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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