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죽은 이유가 의료수가 때문이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죽은 이유가 의료수가 때문이라고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2.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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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 정책토론회 열려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7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7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네 명의 아이가 왜 집단감염 돼 사망했을까요?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과도한 영리추구와 감염관리 실패라고 단언합니다. 여러 의사단체에서 ‘수가가 낮아서다’, ‘해당 의료진은 잘못이 없다’, ‘의료진에게 죄를 물으면 누가 신생아실을 맡을 것인가’라고 합니다. 정말 수가가 낮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나요?”

이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품에 아이를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채 떠나보낸 유가족 대표의 말이다. 7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는 김상희·강창일·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했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사망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토론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이상일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주제발표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는 ▲김기환 대한소아감역학회 총무이사(대한의사협회) ▲최병민 대한주산의학회 부회장 ▲이영희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환자안전본부장 ▲김정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수가실장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유가족 대표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과도한 영리추구와 감염관리 실패”라며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해 벌어진 인재”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유가족 대표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과도한 영리추구와 감염관리 실패”라며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해 벌어진 인재”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유가족 “과도한 영리추구와 감염관리 실패…인재”

유가족 대표는 토론 시작 전에 발언에서 “근본적인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과도한 영리추구와 감염관리 실패”라며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해 벌어진 인재”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투여된 스모프리피드가 최장 8시간 동안 20도가 넘는 상온에서 보관됐고, 스모프리피드 주사제 500ml만 주문해 분사 투약해 감염의 위험을 높였으며, 각종 균이 서식하는 싱크대가 멸균 지역인 NICU에 있는 점 등 병원 내 감염관리의 부주의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러 의사단체는 수가가 낮아서 그런 것이다. 수가를 인상해야한다. 해당 의료진을 잘못이 없다. 앞으로 누가 신생아중환자실을 담당하겠냐고 말하고 있다. 수가가 낮으면 허위청구를 해도 되고, 주사준비실에 싱크대를 설치하고, 로타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은폐하며, 아이의 이상증후를 발견한 엄마의 면담을 거절해도 되나, 정말 수가가 낮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저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박하지 않겠지만 저수가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수단삼지 말아 달라. 남의 고통을 끌어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모습들이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는 의사단체가 이번 사건 근본원인을 의료 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시스템 문제라면 다른 병원에서는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나. 의사들은 의료시스템 문제가 눈에 보이고 개선하고 싶겠지만 사망 원인을 시스템 문제로만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대한민국 어떤 직업이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일하는 곳이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녀사냥식 의료진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의료진 중 누가 얼마만큼의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조사받고 법원의 판정을 받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측은 “이대목동병원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상태가 위중한 아기들’,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다고 한데 대해 아이들의 명예 회복에 힘쓰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문제점을 반드시 밝혀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며 “행위의 주체는 사람이지 시스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사례검토위원회든 진상조사단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사례검토위원회든 진상조사단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근본적 원인 진상규명 위해 사례검토위원회 구성해야”

토론회에 앞서 좌장을 맡은 김윤 교수는 “특정 개인과 기관의 책임으로 돌리거나 제도나 시스템의 책임으로만 돌리지 말고 우리나라 의료체계 환자안전과 감염관리의 허점에 대해 터놓고 허점을 해결하고 고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하는 자리”라며 토론회의 역할을 규명 짓고 참석한 패널들에게 당부했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사례검토위원회든 진상조사단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사건에 대한 복합적 원인 규명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교수는 “어떤 한 요인만 잘못돼서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2018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 단기대책인 국가 환자안전관리 강화 추진 대책이 매우 불안전한 채 나왔다”며 “사건의 실체가 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해선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 원인 규명을 통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주사제 감염이 불가항력적 요인에 기인했다기 보다 병원 진료행태의 부주의 및 도덕적 해이를 배제하기 어렵다. 최소한 지켜야 할 기준, 분할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약물 분할 사용 등 이런 식의 문제는 법적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조사단 구성을 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며 “조사단 운영은 국회주관으로 하고 독립적인 권한과 투명성 담보를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를 포함하되 시민사회, 유가족대표 등 제3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운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 본 사안과 이해관계가 있는 전문학회 및 전문가는 배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부천소사)은 토론회 말미에 “사례검토위원회 꼭 필요할 것 같다. 구성을 어떻게 해서 진행할지, 복지부와 인재근 의원실과 상의해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이 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제도 개선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 환자안전법 관련해선 전문가들 의견 주고받아 개정안을 내도록 하겠다. 인증 부분은 많은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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