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이상 낳아야 선진국 된다? 젠더 억압일 뿐!"
"아이 둘 이상 낳아야 선진국 된다? 젠더 억압일 뿐!"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02.2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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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연세대 교수, '저출산 누구의 위기인가' 강연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저출산은 젠더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물로 후기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외적 현상도 위기도 아니다. 정부의 저출산 위기라는 용어는 정치적 수사이자 실행력 없는 담론으로 더 이상 여성을 억압하고 다원적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막아선 안 된다.”

녹색당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개최한 ‘저출산 누구의 위기인가?’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온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저출산 문제는 젠더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저출산 문제는 젠더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저출산 위기는 ‘남성중심의 특권적인 담론’

김 교수는 먼저 “미래를 상상할 때 사람은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상상한다. 그렇게 때문에 현실을 규정해나간다. 나의 재산 누가 보호해줄 것인지, 나의 마지막은 누가 기억해줄 것인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미래에 결국 내 아이와 내 혈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국사회는 '아이들 교육수준은 이만큼, 결혼한 여성이라면 아이를 두 명 이상 낳아야 해, 그래야 정치와 경제적으로 선진국을 유지할 수 있어'라는 규정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한국사회에서 퀴어의 존재는 사회의 울타리에도 포함되지 못하고,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 비체”라고 설명했다. 퀴어란 성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고, 비체는 주체도 객체도 될 수 없는 존재, 아예 존재 자체가 지워진 존재로 관습적인 정체성 및 문화적 관념을 태생적으로 교란하기에 아예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존재를 말한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서 정상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퀴어를 사회경제 영역에서 당신들이 발언을 할 수 있어?(의무도 다 하지 않으면서), 미래세대를 위한 구축을 뭐하고 있지?(아이도 출산하지 않으면서) 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출산의 가장 큰 문제점을 '젠더 억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 특권층은 자기 몸에서 아이가 생산 안 된다 해 끊임없이 육아와 출산을 여성에게 전담시키면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사회활동을 통해 나라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아이를 재생산해 적절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게 기여하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것은 남성중심의 특권적인 담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출산 위기 앞에서 결혼한 여성과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매일 방송과 수칙으로 듣고 이해한 주변 친척들에 의해 끊임없이 고문당하고 있다.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출산의 기능이 끊임없는 국가국민주의, 미래의 한국상, 선진적인 삶의 재생산, 한국의 경제력 유지 등을 위해 자궁이 심판받고 있는 형태로 저출산 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교수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아이만 낳아다오’하는 주술 정책이라고 말했다.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현미 교수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아이만 낳아다오’하는 주술 정책이라고 말했다.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궁극적으론 자궁책임론... 포용정치로 더 이상 여성 억압 말아야"

그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요즘 생리대, 낙태죄 이슈가 나올 때 마다 끊임없이 사회운동권영역과 개인학자들은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성은 자기결정권을 쉽게 호명하지 못한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어떻게 임신했나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아이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출산이 없으면 한국은 버틸 수 없다. 더 이상 경제적 유지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저출산 정책은 출산율과 출생아 수 자체를 목표로 하는 국가주도 정책이 아닌 출산 및 결혼 등 삶의 방식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인정하는 ‘사람 중심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출산율 출생아 수 절대적 지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문재인 정부에는 사람만 낳으면 좋은 정책이다. 현재 저출산 정책으로 신혼부부 주거, 질 높은 공보육, 일과 생활의 양립, 남성 육아 참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건 ‘아이만 낳아다오’ 하는 주술을 걸고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세대적 재생산을 여성의 출산이라는 행위에 고정시키는 것은 문화적 폭력이다. 저출산 위기 담론은 비혼여성, 무자녀 여성, 난임여성, 다자녀 여성 모두에게 개별성을 삭제시키는 젠더 종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궁극적으론 자궁책임론이다. 아이를 한 명 낳은 사람에게는 여러 명 더 못 낳는지, 아이를 못 갖는 여성에게는 왜 못 낳는지, 많이 낳은 여성에게는 국가에서 혜택을 많이 받으려고 낳은거냐며 매순간 여성들은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적인 젠더 갈등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가족 내 성역할문제, 성폭력문제 등 선언과 의지만 난무한 형태의 가족상태는 발전할 수 없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자기결정권은 양도불가능한 권리다. 포용의 정치를 통해 더 이상 여성을 억압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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