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여름휴가를 맞아 한바탕 바캉스 전쟁을 치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 휴가지에서 힘들었던 탓일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긴장이 풀리면서 아이가 자꾸 보채고 짜증을 낸다. 무엇이 불만인지 찡찡거리고 다리에 매달리고 손에 쥐어준 간식마저 내던져버린다. 업고 달래다 자는 듯싶어 잠자리에 눕히면 바로 등 센서가 작동, 또 다시 칭얼거린다. 바캉스 다녀온 후 왜 아이는 자꾸 보채고 짜증을 낼까.
◇ 아이도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하다
‘여독’은 어른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부모의 정성어린 보살핌을 받는다 해도 장시간 교통편을 이용하고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에 식생활을 하며 신체 활동이 많은 야외놀이를 한다는 것이 힘에 부칠 수 있다. 낯선 장소가 불편해 숙면을 취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이제껏 접하지 못한 생경한 풍경이나 탈것, 놀거리 등에 놀랐을 수도 있다. 아이 컨디션에 따른 일정이 아닌 부모가 이끄는 대로 다녔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석진 아이조아한의원 성북점 원장은 “집에 돌아오면 잠자리에 들기 전, 긴장한 몸을 풀고 기혈순환을 돕기 위해 따뜻한 물에 통목욕을 하고, 보습제 바른 손으로 온몸을 충분히 마사지해준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남자 아이라면 다리를 잘 주물러 줘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쌍화차를 마시면 몸살기를 다스리는 데 좋고, 야제고(夜啼膏) 패치를 붙이면 심열을 가라앉히고 진정시켜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혹시 여행 중 가벼운 교통사고를 겪었다면
나들이와 바캉스 성수기인 5월과 8월은 다른 계절에 비해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만약 여행 중 접촉 사고나 급정거를 할 만큼 돌발 사고가 있었다면 아이는 놀람, 몸 쏠림, 충격 등으로 인해 경기, 야제, 어혈 뭉침 등의 이상 증세를 겪을 수 있다. 어른들에게는 가벼운 접촉 사고였어도 몸에 비해 머리의 하중이 무겁고 근육과 골격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는 그 충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석진 원장은 “가벼운 추돌사고라도 1~2주 정도는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며 평소처럼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지 등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교통사고 후 야제나 야경, 야뇨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 자꾸 칭얼거리고 심하게 보채는 경우, 낮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엄마를 찾으며 우는 경우, 여기 아파, 저기 아파 엄살을 피우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등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보험 접수번호만 알면 한의원에서도 본인 부담금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아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 바캉스 후유증, 질병이 시작되는 순간
여행 중에는 일교차와 실내외 온도차를 수시로 겪으며 감기나 비염 등이 시작될 수 있다. 음식물이나 음료수로 인한 배탈, 설사, 물갈이, 식중독 사고도 빈번하다. 간혹 모기, 벌, 진드기, 개미 등 해충에 물려 발적, 가려움, 부종, 발열 그리고 좀 더 심각한 이상 증세를 겪을 수 있다. 물놀이를 하다 사람들과의 접촉에 의해서 외이도염, 결막염, 물사마귀 등에 노출될 수도 있다. 여행지에서는 괜찮았거나 초기 증상만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증상이 더 심해져 아이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석진 원장은 “몸에 피로감이 쌓이면 질병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여행을 다녀온 후 감기나 비염, 야제, 중이염 등으로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와 함께 아이가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약제 처방을 함께 한다”며 “바캉스를 다녀왔다고 무더운 여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폭염에 땀을 많이 흘리고 입맛도 없고 기운이 달리는 아이라면 가을 성장을 위해서라도 여름철 속열을 식혀주는 보약으로 기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족 모두 바캉스 후유증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해야 올 여름 바캉스가 즐거운 추억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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