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도 제대로 키우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육아비용 부담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예방접종비용을 두고서 엄마들이 할 말이 많다. 정부 지원이 되지 않는 선택예방접종 항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4월 20일 육아맘 5명을 초청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지 회의실에서 '육아비용 줄이는 스마트맘들의 예방접종 플랜'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콤보백신 도입 등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고 있는 예방접종 정책에 대해서 열렬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 반면 여전히 예방접종과 관련해서는 풀어야 할 정책과제가 매우 많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였다.
소장섭 국장 : 베이비푸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요즘은 아이 한명 낳아 키우기가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어떤 부분이 부담이 되나?
조서영: 현재 임신 8개월이고 19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가 어리다보니 병원비 부담이 크다. 예방접종은 물론 일반 검사 하나를 받는 것도 비싸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 검사 같은 경우도 15만 원 정도다. 게다가 검사해야 할 항목이 어디 하나뿐인가? 아이라서 잔병치레도 많아 병원비와 함께 기저귀, 분유값도 당연히 부담된다.
김민정: 23개월 된 이란성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출산 당시 미숙아여서 인큐베이터를 쓸 수 밖에 없었는데 수술비, 입원비에 인큐베이터 비용까지 쌍둥이라서 출산 후 출산 비용으로만 1,000만 원 정도 지출했다. 이렇게 힘들게 아이를 낳았는데 이제는 예방접종비에 보육비 등 양육비가 다른 집과 다르게 두 배로 드니 등골이 휠 지경이다.
소장섭 국장 : 실제 예방접종 비용 부담이 얼마나 큰가?
김민정: 쌍둥이 예방접종비용으로 한 번에 98만 원을 결제한 적도 있다. 결제하면서 손이 부들부들…. 문제는 아직도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는 거다.
유진희: 공감한다. 나도 첫째 로타바이러스 선택 예방접종 하려다 가격 보고 부담이 돼서 포기했다. 한번 맞으면 끝이 아니고 여러 번 접종시켜야 하니 부담은 더 크다.
조서영: 선택예방접종 중 대부분은 외국서 필수라 무료인데 우리나라는 선택이라며 비용을 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마다 가격도 다르다.
김민정: 선택예방접종이라고 해도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서는 접종 증명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게 무슨 선택 접종인가? 엄마들 사이에선 필수나 다름없다.
소장섭 국장: 그래서 최근 필수예방접종 항목과 비용지원이 확대됐는데, 그 사실을 알고 있나?
조서영: 필수예방접종은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알고 있다. 최근에는 콤보백신인 DTaP-IPV 콤보백신이 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됐다는 소식도 들었다. 예전에는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와 폴리오(소아마비) 백신을 총 6회 맞아야 했는데 콤보백신은 추가 비용 없이 3회만 맞아도 돼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김민정: 맞다. 접종 한번 하려면 너무 스트레스다. 쌍둥이 둘을 접종시키려니 병원 한번 가려면 가족들을 총 동원해야 한다. 접종 후 열이 오르면 열이 내릴 때까지 간병하고 우는 아이 달래고…. 나도 지친다.
소장섭 국장: 올해부터 콤보백신이 필수예방접종 항목으로 포함된 사실들을 잘 알고 계신데, 실질적으로 DTaP-IPV 콤보백신을 맞힌 분이 있거나 앞으로 맞힐 계획이 있나?
조서영: 곧 둘째 출산 예정인데 콤보백신을 맞힐 예정이다. 첫째 아이때는 예방접종 하느라 너무 고생해 둘째 때는 고생을 덜고 싶다. 외국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콤보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던데, 효능이나 안전성이 입증돼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돼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김민정: 나는 이미 시기가 지나서 콤보백신을 맞히진 못했지만, DTaP-IPV 콤보백신이 지원항목에 추가된 건 엄마들에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나도 예방접종 한번 맞히려면 두 아이 한꺼번에 데리고 가야 해서 마음을 굳게 먹고 간다. 접종 횟수가 줄어드니 그만큼 번거로움도 줄어들 것 아닌가.
유진희: 공감한다. 아기 예방접종 맞히는 거 정말 힘들다. 무엇보다 주사 맞을 때 아기가 힘들어하니까 엄마인 나도 힘들고 안타깝다. 이제 콤보백신으로 비용도 줄고 번거로움도 줄고, 그만큼 아기가 덜 아프게 됐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김민정: 예방접종 횟수만 줄여도 엄마들이 편해진다. DTaP-IPV 같은 콤보백신을 앞으로 더 많이 도입하면 좋겠다.
김은영: 맞는 말이다. 부담이 크게 준다.
조서영: 접종으로 스트레스 받는 아기를 생각하면 콤보백신은 절실하다. 예방접종 시킬 때마다 조그마한 아이가 버틴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김은영: 나는 아이 예방접종만 6개월 동안 20번 넘게 맞혔다. 반은 필수예방접종이고 반은 선택예방접종이었다. 아직 더 맞힐 게 많이 남았는데, 아기 스트레스 생각하면 늘 걱정이었다. 콤보백신이 그런 고민을 많이 줄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소장섭 국장: 이렇게 상세히 알고 따져보고 맞히니까 스마트맘이라고 부르나 보다. 올해부터 확대된 예방접종 정책 중 가까운 병의원에서 접종을 받을 경우에 본인부담금이 종전 1만 5,000원에서 5,000원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보건소는 무료이고, 자치단체에 따라서는 나머지 비용까지 지원해줘서 이런 지역(6개 광역자치단체나 129개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지정의료기관에서도 무료로 맞을 수 있다고 한다. 본인이 속한 지역이 필수예방접종 비용 완전지원이 되는지, 아닌지 알고 있나?
유진희: 필수예방접종은 다 무료 아닌가? 병의원에서 맞을 경우에도 필수는 무료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울지역 병원에는 현수막도 걸어 놨다. 경기도에서도 필수예방접종 부담금 없어졌으니까 병원에서 맞히라고 홍보한다.
소장섭 국장: 자치단체에 따라 다르다. 서울이나 경기도 등 자치단체는 본인부담금 5,000원을 자치단체에서 추가로 지원해주기 때문에 무료접종이 가능해진 것이다. 올해부터 필수예방접종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선택예방접종으로 남아있는 백신들이 적지 않다. 선택으로 분류해 놓았지만, 사실상 꼭 맞혀야 하는 접종이라서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들이 많이 있으실 것 같다.
이경아: 요즘 맞벌이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무래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많이 맡기게 되는데, 로타바이러스는 전염 잘 되는 바이러스로 알고 있다. 이 백식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필수예방접종에 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엄마로서, 비용 때문에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시키지 않으면 늘 불안한 마음이다.
김민정: 폐렴구균 백신과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꼭 맞혀야 한다고 병원에서 얘기하는데, 나는 셋째 아이에게 로타바이러스를 못 맞힌 바람에 정말 아기가 장염에 많이 걸린다. 폐렴구균 백신도 다른 나라는 필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니다. 미숙아만이라도 선별적으로 맞혀주거나 저소득층만이라도 맞혀주거나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조서영: 그뿐 아니라 A형 간염이나 인플루엔자 백신도 필수가 아니다. 선택예방접종이라는 게 '선택할 수 있다'의 선택은 아니다. 당연히 맞혀야 하는 백신을 우리나라에서는 실질적으로 지원을 해 주지 않으니 문제다. 출산 장려정책 펼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예방접종 지원정책부터 현실적으로 더 확대돼야 할 것이다.
이경아: 나는 둘째 아이한테 폐렴구균 백신을 못 맞혀줬다. 2개월 때 맞혀야 하는데, 4, 5개월이 지나서야 늦게 맞혔다. 의사선생님께 여쭤보니, 시기 놓치면 폐렴 한번 걸릴 걸 두번 걸린다고 하더라. 정말로 백신 제 때 맞은 첫째 아이는 페렴 모로르고 살았는데, 둘째는 지금까지 3번이나 폐렴을 앓았다. 그러고 나니 '접종시기 맞추는 것도 중요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은영: 예방접종 시기가 되면 엄마들이 놓치지 않도록 문자 등으로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필수예방접종의 경우 한번 접종시키니 소아과에서 추가접종 시기가 되면 문자를 보내줬는데, 안 보내주는 병원도 있는 것 같더라. 특히 선택접종은 잘 못 챙기게 되는 것 같다.
소장섭 국장: 질병관리본부에서 만든 예방접종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어떨까?
유진희: 사실 애플리케이션 보는거나 육아수첩 보는 거랑 같다. 애플리케이션은 별로 효용성이 없다.
조서영: 맞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접종시기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아기 정보가 통합돼서 나오는데, 누락되는 부분도 있어서 완전히 믿기 어렵다.
이경아: (예방접종을) 제 날짜에 맞히게 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시기 범위가 좀 유연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은영: 선택접종 같은 경우에는, 시립병원 같은 병원이 더 생기면 좋겠다. 접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립벼원 한번 가려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
소장섭 국장: 병원 간의 접종비용 격차를 줄이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시립병원 같은 병원을 좀 더 많이 지어달라는 말씀, 정책 관계자들이 깊이 새겼으면 한다. 오늘 좌담회를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경아: 셋째를 임신 중인데, 생각해보면 예방접종비 하나만 놓고 셋째아이까지 전부 접종을 시킨다고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이런 부분도 신경 써서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을 늘렸으면 좋겠다. 셋째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유진희: 나 역시 셋째 아이 생각하고 있는데, 예방접종 비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판촉물이나 문자 안내 등으로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엄마들의 알권리고 아이들의 알 권리 아닌가? ‘이런 백신을 어떠한 이유로 선택해 접종시켜야 겠다’고 확실히 알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예방접종 시키고 싶다. 접종횟수를 줄이고 아이의 주사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콤보백신도 더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서영: 콤보백신이 필수예방접종으로 된 것은 누구보다 기쁜 소식이다. 앞으로도 접종 횟수를 줄이는 콤보백신이 많이 도입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예방접종비용 지원은 정말 절실하다.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김민정: 콤보백신이 많이 나와서 가격도 덜 들고 횟수도 줄어 고생을 좀 덜었으면 좋겠다. 셋째도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김은영: 우리 아이는 이제 막 돌 지났는데 이미 스무 번 넘게 접종을 받았다. 필수와 선택 예방접종 반반씩 맞혔는데 앞으로 더 맞을 것이 더 많다. 동네 병의원에 대한 지원도 늘려 동네 소아과에 방문 시 받는 혜택이 늘었으면 좋겠다.
* 2012년 필수예방접종 국가지원사업은?
「예방접종 업무의 위탁에 관한 규정」(보건복지부고시 제2011-178호, 2012년 1월 1일 시행)에 따라 2012년 「필수예방접종 국가지원사업」을 다음과 같이 시행하고 있다.
[주요 사업 내용]
·사업대상: 만 12세 이하(1999.1.1 이후 출생아)
·지원비용: 백신비+시행비용 일부(1만원/회)지원(2012년 1월 1일~)
·지원백신(10종): BCG(피내), B형간염, DTaP, IPV, DTaP-IPV(신규추가), MMR, 일본뇌염(사백신), 수두, Td, Tdap(신규추가)
*보호자 본인부담금은 5,000원이며 이 비용은 지자체별로 상이할 수 있음
정말 등꼴 휘었는데
저흰 다 맞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