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문제행동은 누가 규준 짓는 것인가
우리 아이의 문제행동은 누가 규준 짓는 것인가
  • 칼럼니스트 배소윤
  • 승인 2018.10.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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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서기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싸우거나, 장난감을 뺏거나 하면 문제행동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싸우거나, 장난감을 뺏거나 하면 문제행동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때 화가 나고 답답합니다.

성인들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는 작은 의견충돌이 있을 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해도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거나 하면 언쟁을 하다가 말다툼 및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이 또래들과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싸우거나, 장난감을 뺏거나 하면 아이들에게 문제행동이라고 단정을 지어 '어떡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저 행동을 없애지?' 골몰하게 됩니다.

무조건 "안 돼! 하지 마! 친구한테 그럼 못 써!" 이렇게 한다거나, 아무리 말로만 설명을 한다 해도 아이들에게 그러한 주입식 명령 및 다그침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얼마 전 현장지원 시 의뢰유아는 다른 친구들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는(꼬집기, 밀기, 빼앗기, 때리기 등) 유아였습니다. 담임교사도 아주 힘들어하며 그 유아가 그럴 때마다 조용히 불러서 “그러면 안 돼요. 그러면 친구가 속상하잖아.” 등으로 타이르기도 하고 보살폈으나 그 행동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저는 물었습니다. “선생님, 혹여 그 아이가 표현언어가 서투른가요?” 그랬더니 말이 어눌하고 불분명하여 잘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수용언어는 어떤가요?‘ 그랬더니 대부분의 말은 다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라고 한 후 저는 유아에게 다가갔습니다. 마침 유아가 블록 영역에서 놀고 싶어서 다갔습니다. 그랬더니 (그 유아에게 장난감을 뺏기거나 꼬집힘 등을 겪어본) 유아들이 당연히 싫다고 하고 가라고 하겠지요? 화가 난 유아는 그 그룹 유아들이 만들어놓은 블록 길을 마구 망가뜨립니다. 아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일 것입니다.

◇ 명령이나 다그침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즉시 (블록 길을 망가뜨린) 유아에게 다가가서 “○○아, 지금 ○○이가 블록을 갖고 놀고 싶은데 친구들이 못 만지게 하니 화가 났나봐~. 그런데 어떡하지? 친구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이가 부숴서 망가뜨렸으니 ○○이가 다시 만들어주어야 할 거 같은데? 그럼 ○○이가 다시 친구들이 만든 거랑 똑같이 만들어줄 수 있겠지?”라고 말을 하며 손을 잡고 함께 그 전에 만들어져 있던 블록 길을 완성할 수 있도록 블록을 이어갔습니다.

그리하였더니 해당 유아도 자신이 만지고 싶었던 블록놀이를 할 수 있었고, 망가뜨림을 당한(?) 유아들은 다시 복구되는 그들의 완성물에 만족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친구들 장난감을 망가뜨리거나 뺏거나 하면 ○○이가 똑같이 만들어놓아야 한다. 알았지?"라고 이야기도 해주면서요.

정리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유난히 흩뿌리기를 좋아하여 정리시간에 흩뿌리는 모습이 보여서 "선생님하고 같이 정리하자. 정리되어 있는데 ○○이가 다시 어지럽혔으니 혼자 정리하자!"라며 손을 뻗어 신체적 촉진을 해주었습니다. 본인이 해놓은 일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말로만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지요.

그리고 그렇게 수행했을 때는 스티커 등의 보상도 제공하거나 칭찬을 해주어 '내 행동이 정말 잘한 거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영상물에 집착한 나머지 상호작용보다는 영상물만 시청하는 경우에는 상호작용에 결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폐스펙트럼 장애유아와 비슷한 양상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서는 눈물을 머금고 영상을 끊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자녀가 울고 뒹굴고하며 고집을 부려도 과감히 끊으셔야 합니다. 특정 노래를 선호하거나 하면 대신 그 노래를 부모님이 불러주세요.

'우리 아이가 이상한게 아닐까?'라는 의구심도 들겠지만 우선 자녀가 좋아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풀어주는 생각을 가지신다면 아이의 훈육은 지금까지 가진 근심보다 훨씬 쉬울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배소윤은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시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 복지관, 장애통합 및 전문어린이집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발달지연 영유아들의 조기선별검사와 관련된 개별화교육 계획수립 지원, 교사 및 가족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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