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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위험을 마주해야 세상 보는 눈이 생긴다”

2018 광화문 정책컨퍼런스,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 강연

hk.kwon@ibabynews.com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는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셜홀에서 열린 2018 광화문 정책컨퍼런스, ‘이제는 쉼표가 있는 삶’ 행사에서 건강한 위험, 위험의 유익함과 관련해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행정안전부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는 13일 2018 광화문 정책컨퍼런스, ‘이제는 쉼표가 있는 삶’ 행사에서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행정안전부

한 성인 남성이 무대를 향해 걸어간다. 무대 위 단상 앞에 놓인 계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경사면을 따라 스피커, 악보대, 마이크 사이사이를 비집고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객석에서는 숨소리도 죽인 채 그의 발걸음을 쫓아 시선을 옮긴다. 그가 움직이기를 멈추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바로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였다.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셜홀에서 ‘이제는 쉼표가 있는 삶’이란 주제로 2018 광화문 정책컨퍼런스가 열렸다. 네 번째 강사로 나온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는 ‘건강한 위험, 위험의 유익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등장부터 달랐던 그는 “어른들은 가장 효율적인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게 능률적인지 또는 지름길인지를 생각해 선택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렵고 답답한 것, 늘 불편한 것, 비효율적이고 가장 오래 걸리고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편해문 디자이너는 “아이들은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것 속에 배움이 있다. 하고 싶고, 알고 싶은 삶의 기술을 알려고 하는 몸부림인데 아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헤아리지 못해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부모나 기성세대도 위험에 관해 잘 모른다. 사실 그게 가장 위험한 행위다. 위험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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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이들 노는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붕에 올라간 아이 사진을 가리키면서 “최근에 저희 집에 비가 새서 지붕공사를 했는데 아이가 지붕에 올라가는 걸 좋아한다. 아이들은 (어디에) 올라가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음 사진으로 넘기며 “저희 집 앞마당 모험 놀이터다. 집 앞과 마당이 엉망이다. 무엇이 놀이냐면, 어지르는 것이 놀이다. 어려운 말로 ‘플레이그라운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편해문 디자이너는 그가 만든 순천의 기적의 놀이터를 소개했다. 이 놀이터를 만들 때 가까이 사는 아이들에게 1년 정도 ‘어떤 놀이터를 만들면 좋겠니?’ 하고 묻고 그 생각을 담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기적의 놀이터 1호는 한 해 동안 10만 명 정도 이용한다. 하루에 300~400명 꼴이다. 그는 “내가(아이들 스스로가) 디자인하고 만든 놀이터이기 때문에 많은 아이가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는 위험의 유익함까지 다 제거하고 숨기고 있다”

편해문 디자이너는 강연 도중 의자에 올라섰다. 아이들은 위험에 도전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무엇이 위험인지 알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편해문 디자이너는 강연 도중 의자에 올라섰다. 아이들은 위험에 도전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무엇이 위험인지 알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기적의 놀이터의 모토는 '스스로 몸을 돌보며 마음껏 뛰어놀자'이다. 마음껏 놀다보면 다치는 일이 생긴다. 그는 "아이들이 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해 (어른들이) 교양이 많이 부족하다. 위험을 다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 가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위험에 대한 교양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고민의 결과로 “이제는 위험의 유익함이 한 시대의 교양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아이들이 세 가지 세계를 온몸으로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게 편해문 디자이너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높은 곳에서 내려가려니 발이 닿지 않습니다. 까불다가 떨어져서 다치는 경우, 참담한 실패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른이 막으면 ‘아이는 이렇게 하다가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내려오란 말이야’라고 막으면, 이 세계를 넘어설 수가 없습니다. 위험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저는 '되는 경험'이 켜켜이 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도전했을 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그리고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을 경험한다. 도전하지 않으면 결코 이 세 가지 상황에 맞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하다는 것은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때는 손을 들고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아이들은 이 세 가지 세계를 만나려고 노력하는데 어른들은 ‘하지 말라’고 한다는 것이다.

“넘어져서 무릎도 깨질 수 있고, 찢어지거나 멍도 들 수 있습니다. 좀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칠 수 있어야 합니다. 위험을 마주해야, 그래야 세상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우리는 위험의 유익함까지 다 제거하고 숨깁니다. 위험천만하게 방치하라는 게 아니라, 현재 너무 좁기 때문에 좀 넓히자는 얘기입니다.”

그가 말하는 '안 다치는 비결'은 간단하다. 구경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니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그는 “다쳐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큰 사고가 난다. 아이들이 찢어지고 까지고 멍들고 할 권리가 있다. 아이 가까이 있는 분들 이 점을 헤아려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이 위험과 안전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한데 안전만 본다. 아이들이 지금보다 위험을 만나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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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종2018.11.15 18:31

    이렇게 잘 정리해주시다니!! 유익한 내용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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