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유독 ‘남사친’에 공격적이에요
우리 딸은 유독 ‘남사친’에 공격적이에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5.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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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들의 성 인식 발달

Q. 저는 9세 딸과 6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9세 된 딸은 밝고 쾌활하여 동성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편인데,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에게는 유독 공격적입니다. 남자 친구들이 가볍게 장난이라도 할라치면 힘으로 제압을 해대니 오죽하면 친구들에게 힘세고 무서운 아이로 통할까요. 또 우리 딸은 또래 여자 친구들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하고요. 유독 남자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우리 딸의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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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언제부터 성에 대한 개념을 가질까요?

A. 생후 16~17개월 언어의 구사가 시작될 때 성 정체성이 출현하고 2세가 되면 분명해지며 4세가 되면 더욱 확고해집니다. 성 정체성은 생물학적으로 호르몬 작용과 관련이 있고 심리적으로는 분리-개별화 과정(말러의 대상관계 이론)과 관련이 있으며 대상 항상성(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믿음)이 확립되면서 더욱 견고해집니다.

오스트리아 정신분석가 프로이드의 심리 성적 발달 이론에 의하면 성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3~5세까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아빠와 엄마의 적절한 성 역할이 자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후 반대 성 역할에 대한 개념을 구축해 나갈 수 있습니다.

◇ 올바른 성 인식,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성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개념들은 오랜 시간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받으며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올바른 성 인식을 위해 객관적인 혹은 주관적 정의와 더불어 편견과 속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가 왜 그래” 라는 편향된 사고는 생물학적인 다름을 전제하더라도 심리적 불편함을 유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유아동의 교육적 차원에서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편견 없는 태도는 아이의 올바른 성 인식에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여자라고 끼워주지 않아요"라고 말한다면 “여자라서 그렇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놀이가 너랑 잘 맞지 않아서 그럴 거야”라고 대답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아이들은 어떤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적절하게 대답해야 아이가 바른 개념을 정립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간혹 아이의 질문, 어떤 발언에 대해 야단 먼저 치는 부모가 있습니다. 그럴땐 아이에게 적절한 답을 먼저 제시하고 그 다음에 훈육해야 아이가 기억하고 받아들입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아이는 부모가 가르치려고 했던 내용은 흘려버리고 화만 기억하게 됩니다.

◇ 왜 힘으로 대응할까요? 

▲나는 나를 지키고 보호할거야 : 친구들의 가벼운 장난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행동은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적인 행동입니다. 강한 힘만큼이나 약한 자아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려는 행동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언행도 유사한 심리적 반영입니다.

▲강한 상대가 두려워 : 거칠거나 강한 상대가 두려워서 과장된 과잉 행동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자신을 공격한다고 느끼게 되면 본능적으로 방어하면서 비슷하거나 혹은 더 강하게 대응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공격을 받으면 자신이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은 잘 지내고 싶어 : 방어하는 속마음은 상대를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지내고 싶다는 강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어적인 행동들이 지속되면 심리적 교류의 단절로 인해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 가족 관계를 살펴봅시다

아이가 유독 남자 친구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가족 관계 중 아이와 아빠, 아이와 남동생, 아빠와 남동생의 관계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남동생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 남자 친구들에 대한 태도가 거부적일 수 있습니다. 만약 엄마 아빠가 동생을 더 사랑한다고 느낀다면 더욱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아이에게 성에 대한 개념은 가족이 모델링 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 감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유도합시다

힘이 세다는 것은 에너지의 강도가 높다는 의미이니 아이가 그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도록 신체 활동을 하고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화는 감정이 교류되고 수용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에너지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행동과 말이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황에 부적절하게 지나치게 말이 많거나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구분하지 못하여 갈등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관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평소에 아이가 원하는 정도의 대화가 부족한 건 아닌지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서적인 대화는 마음의 높이를 맞췄을 때 가능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1. 주제에 맞는 대화하기
2. 제한 설정하기
3. 충분히 들어주기
4. 감정을 수용하는 대화하기
5. 평소에 충분히 대화하며 불만을 낮춰주기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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