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전기료 인상안 5%미만으로 낮춰라”
지식경제부가 한국전력에 전기요금 인상안을 5% 미만으로 낮출 것을 공문으로 권고했다. 정부가 한전에 전기료 인상수준을 공문 형태로 권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0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에 대한 압박으로 석 달째 두 자릿수 인상안을 고집하고 있는 한전에 대해 사실상 퇴로를 열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지경부에 따르면 지경부는 한전이 제출한 10.7%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지난 17일 반려 결정하면서 인상률을 5% 미만으로 낮춰 달라는 내용을 공문에 명시했다. 아울러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철저한 경영 합리화 노력을 추진하라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한전은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제기한 14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을 계기로 법률에 의거, 원가 보상을 위해선 두자릿수 인상률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버텨왔다. 원가 이하의 요금인상 신청은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엔 평균 13.1% 인상안을, 7월엔 10.7% 인상안을 제출, 정부의 한자릿수 구상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치는 지경부가 소송에 대한 압박감이 큰 한전의 상황을 감안, 한전 경영진에 대해 나름대로 퇴로를 제시해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한전 소액주주로부터 7조원대 손배소를 당한 지경부는 그간 "정부는 한전이 신청한 전기요금을 변경할 권한이 없으며 기존의 한전에 대한 요금 인상안 제시는 구속력 없는 단순한 의견표명에 불과했다"고 주장해왔다.
지경부 관계자도 이날 "한전에 보낸 공문은 단순한 협조요청, 권고"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지경부가 이번에 공문으로 '5% 미만'이란 요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건 사실상 지시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향후 소송에 불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지경부로선 더 이상 산하 기관인 한전과 전기료 인상을 놓고 힘겨루기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인상 시점이 지연될수록 한전의 부실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 나름대로 해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도 이날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공식 전기요금 인상안을 상정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베이비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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