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10세 아들을 둔 김 모 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아이가 최근 소아 틱장애와 ADHD 진단을 동시에 받았기 때문이다. 사연인 즉 이렇다. 김 씨의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산만한 데다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하는 성격이다. 김 씨는 선생님께 자신의 아들이 말썽꾸러기, 천덕꾸러기로 낙인찍힌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김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구로구 신도림으로 이사 가면서 아이도 전학시켰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는 눈을 깜빡이고 음음, 아아 등의 헛기침 소리를 반복해 내기 시작했다. 소아과에서는 목에 아무 이상도 없다고 했지만 아이는 여기에 더해 눈 깜빡임과 얼굴을 찡그리는 증상도 보이기 시작했다. 소리 내는 횟수도 늘어났다.
김 씨는 결국 아이를 데리고 틱장애병원을 찾았고, 검사와 진료 후 아이가 소아 틱장애와 ADHD를 동시에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
최근 틱장애를 앓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때문에 틱장애는 부모와 학교, 우리 사회가 함께 주목해야 할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틱장애 환자는 2009년 1만6000여명에서 2013년 1만 7000여명으로 매년 1.9%씩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약 79%, 여성이 21%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3배 이상 많다.
연령별로는 10대가 가장 많았고(45.3%), 10대 미만이 37.1%였으며 20대는 8%를 차지했다. 따라서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저학년 틱장애 환자에 세심한 관찰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에게 틱장애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아이가 틱장애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난 증상인지 체계적인 검사와 진료를 받은 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 적절한 치료와 함께 생활 속 틱장애 아동 지침에 따라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말한 김 씨의 사례처럼 병원을 찾은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눈 깜박거림, 입술 내밀기, ‘음음’ 소리, 헛기침 등 틱장애 초기 증상을 단순한 버릇이나 습관 정도로 여겨 치료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틱장애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장기간 지속하여 질병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성인틱장애, 뚜렛증후군, ADHD나 불안장애 등 다른 질환까지 동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은 "ADHD 아동은 말과 행동이 과도하며 한 가지 활동에 장시간 집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규칙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욕구를 자제하는 힘이 부족해 무리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일을 하다가도 다른 쪽에 관심이 생기면 금방 주의력을 잃으며, 통제를 가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희진 원장은 "이로 인해 교사나 또래 친구들과 관계가 좋지 못하고 게으르다, 눈치가 없다, 말썽꾸러기다, 버릇이 없다 같은 부정적 평가를 받기 마련인데, 아동 ADHD는 치료로 증상을 없앨 수는 있어도 이 시기 타인에게 받은 부정적 평가는 자존감을 낮게 만들고 마음에 상처로 남아 오래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ADHD 초등학생의 40% 이상이 강박장애와 학습장애를 동반한다. 30%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20%는 틱장애 등 다른 소아과 질환을 동반한다. 때문에 ADHD 치료는 약물과 함께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노력을 병행해야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DHD와 틱장애의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가 상호 작용해 뇌 피질의 신경 회로에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 외에도 유전적인 요인과 심한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틱장애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두뇌에 기능적인 불균형을 초래한 질환으로, ADHD, 강박증, 우울감, 불안증 등 동반 증상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틱장애의 여러 요인 중 환경적,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부라고 봐선 안 된다. 틱장애에 대한 증상과 원인을 파악하고, 전문병원에서 각각 양태와 변화과정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에 적합한 맞춤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일과성 틱은 일시적인 심리적 갈등에서 비롯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호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신경학적 요인이 만나 뇌 기능에 불균형을 초래한 틱장애는 만성틱장애나 뚜렛증후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7개월 이상 꾸준히 장기적으로 치료받고 세심하게 관리받아야 한다.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은 “두뇌에 기능적인 불균형 상황을 가속해 틱장애를 일으키는 요인 중 지속적인 정서적 자극이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와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불필요한 긴장 상태는 제거하는 것이 안정적인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틱장애에 부모가 불안감을 드러내면 그 불안감 또한 아이에게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 앞에서 부모의 불안을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틱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틱증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이가 틱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감 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아이가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양희진 원장은 “아이가 잘못했을 때 지적과 꾸중하기보다는 잘했을 때 칭찬과 격려하는 것이 행동 수정에 효과적이다. 아이의 행동을 너무 통제하지 말고 위험하지 않다면 때론 눈 감아 주는 것도 방법이다. 단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약속을 어겼을 땐 단호하게 대처하되 감정적인 꾸지람과 체벌은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성을 가진 아이에게는 간단하고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이 좋으며 복잡한 과제는 여러 단계로 쪼개 아이가 집중할 수 있게 배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한편 TV나 스마트폰 등 시청각 매체에 아이가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생활 속 관리법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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