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공동으로 만든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을 5일 발표했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방송과 인터넷 등 영상콘텐츠의 자살 장면에 영향을 받아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고자 하는 취지다. 외국에서는 아일랜드, 미국 코네티컷주, 캐나다 매니토바주 등도 영상콘텐츠에서 자살 장면을 신중하게 표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 등을 제작할 때 자살 장면을 신중하게 묘사할 것을 권고하는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도록 하며 자살을 미화하지 않으며 동반 자살이나 살해 후 자살과 같은 장면을 지양하도록 권고했다.
특히나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자살 장면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청소년의 자살 장면은 더욱 주의하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자살 장면 방영 이후 미국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지적에 따라 넷플릭스는 해당 장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43명이 2018년 8월 1일~2019년 7월 31일 국내 방영된 드라마 중 자살 장면이 포함된 드라마 50편을 점검한 결과를 보면, 자살 장면은 118회 표현돼 드라마 1편당 자살 장면이 평균 2.4회 방영됐다.
이 가운데 95.8%(113회)가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했고, 83.9%(99회)는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표현하는 등 가이드라인에 어긋난 것으로 조사됐다. 살해 후 자살이나 동반 자살 묘사 11회(9.3%), 청소년 자살 장면 11회(9.3%) 등이었다.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는 향후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한국방송작가협회는 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방송작가’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홍보하고, 방송작가협회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방송작가뿐만 아니라 연출자, 방송 관계자 대상 홍보를 통하여 영상콘텐츠 제작 시 가이드라인을 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지만, 자극적인 자살 장면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고자 마련된 이번 가이드라인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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