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무너지는 분만 인프라… “모자보건에 치명적”
저출산에 무너지는 분만 인프라… “모자보건에 치명적”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12.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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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 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에서 황종윤 교수는 지역 사회가 처한 분만 인프라 붕괴 현실에 대해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에서 황종윤 교수는 지역 사회가 처한 분만 인프라 붕괴 현실에 대해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청소년기부터 임신전후, 육아기에 이르는 여성의 전생애적 건강관리를 위한 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를 위해 ‘여성과 아동건강센터’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1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구보건복지협회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포럼 1.4, 한국모자보건학회가 함께 주최하는 저출생시대 공공모자보건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이 열렸다.

한국은 낮은 출산율과 더불어, 만혼과 고령출산 경향으로 고위험 임산부와 난임부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임신 전후 여성 건강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성과 아동건강센터’를 제시하며, 이 센터에 대한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황종윤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송경섭 인구보건복지협회 출산건강실장이 발제했고, 김남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한정열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 홍연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팀장, 박덕임 서울 성북구 정릉아동보건지소 지소장, 정혜주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 “건강하게 출산할 환경 마련돼야 출산 의지 생겨” 

강원지역에서 출산 분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는 황종윤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해 후퇴하는 지역 출산 인프라 상황을 언급했다. 강원도 분만 의료 기관은 조산원을 포함해 총 6곳이다. 이 중 4곳은 춘천시에 위치한다. 이마저도 영동고속도로 남쪽은 한 곳의 분만 기관도 없는 상황.

황 교수는 “강원도의 경우는 도시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분만 관련 모든 인프라가 망가지고 있고, 이는 모자보건에도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공공보건협회는 ‘모성사망(Maternal Mortality)을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황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모성사망 예방은 엄마의 살 수 있는 권리,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 양질의 건강관리를 받을 권리 등에 대한 인권 침해와 관련이 있다.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17일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17일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황 교수는 초산연령·모성사망비율·저체중아 및 조산아 비율·고위험산모 비율 등이 모두 높다는 점을 들어 체계적인 모자보건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35세 이상 산모비율은 2006년 11.9%였던 것과 비교해 2017년 29.4%로 늘었다. 우리나라 모성사망비는 2017년 기준 출생아 10만 명당 11명으로 OECD 평균(6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2.5kg 미만 저체중아 비율은 지난해 기준 6.2%, 37주 미만 조산아는 7.7%다. 두 수치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아울러 조기진통, 조기양막파열, 전치 태반, 출산 후 출혈 등 다빈도 입원 8개 질환으로 분류한 고위험 임신 질환 입원 환자 수도 늘고 있다.

황 교수는 “모성 사망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치료도 중요하지만 고위험 임신 인자 발굴 사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전국민이 의료서비스를 받는 나라에서 산모가 사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출산 의지를 가질 것”이라고 말한 황 교수는 분만 의료기관, 분만 참여 산부인과 전문의, 간호인력, 환자 연계 체계, 정부 지원 등을 포괄한 분만 인프라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임신 및 출산 정책 수립 ▲보건-의료 기관 간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좋은 ‘의료충족지역’과 그렇지 못한 ‘의료취약지역’은 구별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 “정부·지자체 사업, 임신 이후에 초점… 청소년-산후 여성 건강 프로그램 필요”

송경섭 인구보건복지협회 출산건강실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사업 대부분은 임신 이후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임신 출산 서비스 또한 건강관리보다 의료비 지원이 다수”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차원의 포괄적인 서비스가 미흡하며, 임신 이전 청소년 시기부터 임신·산후까지의 여성건강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는 ‘여성과 아동건강센터’를 제안했다. 송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여성과 아동건강센터는 ▲포괄적 성, 건강, 권리 교육 등의 생식보건·성건강 서비스 ▲임신, 출산 등의 정보제공 서비스 ▲육아지원 교육 프로그램 ▲산전후 우울증 등 상담을 포괄하는 정서지원 프로그램 ▲자조모임 ▲지역 사회 네트워크 및 자원 연계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송 실장은 “우리나라에도 보건 의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교육·상담·커뮤니티 등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민간 차원의 여성건강증진센터가 필요하다”며 “구 단위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여야 한다”는 정책적 제안을 냈다.

17일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에서 김남순 선임연구위원은 초경 이후 청소년과 산후 여성을 포괄한 서비스를 여성아동보건센터에서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17일 정책토론회 ‘우리나라 모자보건현황과 ‘여성과 아동건강센터’ 제안’에서 김남순 선임연구위원은 초경 이후 청소년과 산후 여성을 포괄한 서비스를 여성아동보건센터에서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남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황 교수의 발제에서 ‘모성사망을 전국 수준으로 보는 것보다 향후 지역별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지적과 ‘출산 서비스 취약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모자보건 관리를 위해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에 ‘초경 이후 청소년’이나 ‘임신 중절’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0년대 이후 국제기구에서도 모자보건에서 ‘성과 재생산건강’으로, 포괄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서 “여성과 아동건강센터를 만든다면 포괄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연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장은 모성 보호 이상의 여성건강 정책 마련과 성중립적인 센터명 변경 등을 제안했다. 홍 팀장은 “여성과 남성 보육에 대한 지원 강화가 절실하고 의료 서비스와 돌봄 교육 프로그램이 연계된다고 한다면 편의성이 증가될 것은 기대된다”고 말하는 한편 “센터 명칭과 주요 서비스가 ‘육아와 양육을 여성의 몫으로 전제한다는 점은 아쉽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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