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국공립어린이집에 제동 건 복지부
복지부 국감장에서 신규 국공립어린이집 인건비 지원놓고 공방


박원순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이 중앙정부의 소극적인 지원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가 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대대적인 추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국공립어린이집이 아닌 공공형어린이집을 지향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서울시가 신설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의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보건복지부 ‘국공립어린이집 대기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공립어린이집 어린이집 대기자가 지난해 6월 16만 8,153명(정원의 1.08배)에서 1년 만인 지난 6월 18만 1,017명(정원의 1.1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공립어린이집 신축 예산은 2010년부터 3년째 동결된 이후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예산이 편성됐다. 정부가 수요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통계다.
이 문제는 지난 8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열린 2일차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오제세)는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에 대해 복지부가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확인했다.
조 실장은 먼저 현재 서울형어린이집을 확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남윤인순 의원의 질문에 “서울시가 공공형어린이집에 앞서 지난 3년 간 서울형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민간 어린이집의 질을 향상시킨 측면은 있다”면서도 “보육서비스 향상에 문제가 생겨 지금은 서울형어린이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는 쪽으로 정책을 변경시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실장은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 선호나 입소자 대기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서울형어린이집의 경우 서울시가 운영비를 지원하긴 하지만 영리 추구하는 민간 특성 가지고 있다 보니 다양한 문제점들이 불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형어린이집은 복지부가 공공형어린이집 모델을 만들 때 벤치마킹한 것인데, 서울시는 서울형어린이집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한 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으로 시책을 선회한데 반해 복지부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외면하고 공공형어린이집 확충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조 실장의 답변을 통해 확인됐다.
조 실장은 국공립어린이집이 서울형어린이집보다 어떤 부분에서 보육의 질이 높은지 묻는 질의에 대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운영비는 거의 비슷하지만 국공립어린이집이 교사의 질이 높고 특별활동비의 비율이 낮다”며 “한 개 시설 당 보육교사 수가 국공립어린이집은 5.5명, 민간어린이집은 2.5명이며 특별활동비도 국공립어린이집은 2만 1,000원, 민간은 4만 9,000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민관연대 사업을 포함해 올 상반기 총 95개소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확정짓는 등 2015년까지 기존 공동주택 의무 어린이집 370개와 신규 102개 등 총 472개소에 대해 국공립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실장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사실 짓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피를 하지만 서울시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국공립을 확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이에 따라 올해 112개소를 신규로 확충할 것을 확정짓고 올해 내에 50개소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당초 발표한 목표치를 초과한 성과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예산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함께 매칭해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진행하면 좋았겠지만 복지부에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보다는 공공형쪽으로 치중해 있기 때문에 올해 서울시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예산 890억 원 전체를 서울시 시비로 확보해 사업을 벌여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의 국공립어린이집 추진 사항을 전해들은 뒤, 남 의원은 “국공립어린이집이 신설되면 정부에서 운영비가 지원되는데 현재 복지부와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시와 복지부의 설명을 요구했다.
먼저 조 실장은 “국공립어린이집 운영비는 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매칭비율에 따라 지원하고 있는데 복지부가 올해는 공공형어린이집 제도를 시행하면서 국공립어린이집 신규에 대해서는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서울시는 신규 개소하는 97개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해 인건비 지원을 공식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서울시의 요구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인건비라는 게 한해 지원하고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양 측의 입장을 들은 남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형어린이집을 위해 약 300억 원 정도를 증액하고, 공공형과 국공립 간 예산지원 차이가 약 5,7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구나 지자체에서 예산을 전액 부담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신설했는데 인건비 정도도 지원하지 못하겠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복지부 측의 태도를 질타했다.
이어서 남 의원은 “오는 24일에 종합 국감을 실시하기 전까지 잘 협의해 최소한 내년도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방안에 대해서만큼은 해결자료를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임 장관은 “서울시가 국공립어린이집의 비율을 전체 어린이집의 30%까지 확충하는 것을 지향하는 부분은 복지부와도 비슷한 목표이지만 단지 시간의 문제”라며 “예산안이 만들어 질 때까지 서울시의 요구가 제기되지 않아서 편성되지 않았는데 내년도 예산 반영 부분은 일단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한 임 장관은 서울시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방침에 대해 “민간에서 잘 운영되지 않고 있는 어린이집을 인수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등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방안에 대해 서울시에서 갖고 있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다”면서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서울시와 복지부가 전체적으로 확충방안에 대해 의논한 뒤, 그리고 나서 질서 있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임 장관은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의원들은 국가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방에서도 국가 예산을 쓰기 위해 필요한 절차 등이 전제가 돼서 국가 예산을 잘 집행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게 의무이자 역할”이라며 “정책적으로 선택이 돼서 국가 예산을 집행하도록 방침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중앙정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지자체가 예산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 절차 등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대한 지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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