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이 될 자격 있나요?
김광선 교사 "부모는 첫 교사, 자격 되돌아봐야"
아이들은 자라면서 인생의 많은 선생님을 만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인간관계와 배려, 지식, 규칙 등 아이들은 선생님을 통해 다양한 삶의 흐름을 익혀나간다. 이 많은 선생님 중에서도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아이의 평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다. 바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바라보게 되는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 부모다. 바른 인성의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다면 부모가 바른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 아이의 거울인 부모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이 될 자격이 있을까? 부모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다.

지난 18일 오후 (주)탁틴내일(소장 김복남)이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탁틴내일 탁틴맘 교육장에서 '엄마 지혜 그리고 돌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한 인문강좌에는 많은 엄마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바로 슈타이너교육예술연구소 소장이자 인천발도르프학교에 재직 중인 김광선 대표교사의 '당신은 당신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입니다'를 주제로 한 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이날 참석한 엄마들은 아이를 어떻게 교육할 지,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품은 채 김광선 교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 교사는 "아이 교육은 본질에 대한 접근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하는 일이나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소개한다고 가정해보자. 무턱대고 모음과 자음이 어떤 것인지 가르치기 보단 모음과 자음의 본질을 찾는데서부터 시작하라는 말이다. 김 교사는 "직접 모음 소리를 내봐라. '아~', '잉?', '오~'라는 소리를 낼 수 있겠다. 이 소리의 본질은 바로 감정이고 감탄사다. 반대로 자음은 '쉬이~', '크으~', '탁!' 하는 움직임과 형태를 나타내는 소리다. 모음이 내면의 소리라면 자음은 밖에서 오는 소리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흉내내고 '정말 그렇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본질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색칠공부를 시킬 때도 마찬가지다. 무턱대고 아이들에게 노란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초록색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보다는 노란색과 파란색 물감을 준 뒤, 직접 수채화에 색을 칠하라고 권유해 보자. 그러면 아이들은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는 과정에서 초록색이 탄생하는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고 알게 된다.
특히 아이 교육은 영유아기 때부터 제대로 돼야 하는데, 이 때 부모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김 교사는 "자연의 순리대로 아이를 두지 않으면 아이는 항상 뭔가 부족한 아이가 된다. 태어날 때 아이가 자궁을 통해 받아야 할 자극을 받지 못하고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다면 나중에도 그런 부분에서의 자극을 아쉬워하게 되는 법"이라며 "영유아기 때 부모들은 아이가 아이 스스로 충분히 그 단계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손이 내 손인지도 모르던 아이가 손을 보기 시작하고 뒤집기도 하고, 기어다니고 안고 서고 발을 내딛는 과정을 겪는다. 이 단계별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습하도록 두는 게 부모가 하는 역할이라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김 교사는 "이 순간 순간이 영어로 마일스톤(mile stone)이라는, 아이의 발달에 획을 긋는 단계인데 이 단계를 충분히 연습시키지 않고 보행기에 억지로 앉히고 잡아끌어 걷게하는, 마일스톤을 빨리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이 아이 스스로 연습하는 기회를 뺏는 것이다. 결국 아이에겐 굉장히 고통스러운 순간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예외의 순간도 있다. "아이들이 한쪽만 보는 등 한쪽 활동으로만 치우치려 한다면 다른 쪽도 균형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시킬 필요가 있다"고 김 교사는 말했다.
아이를 발달시키고 교육하는데 있어 부모들이 아이가 자라는 주기를 단계별로 나눠, 적절한 부모의 자세를 보여주는 방법도 익혀두는 게 좋다. 김 교사는 "아동발달의 주기는 7년 주기로 3번 나뉘는데 이 주기마다 부모의 역할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첫 번째 주기는 1세에서 7세까지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모든 것을 배우기 때문에 부모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따라한다. 엄마의 구두를 신고 걷거나 아빠와 똑같은 포즈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들이 모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좋은 식습관이나 여가활동, 바른 자세, 차분한 말투, 예의바른 행동들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각인된다. 아이가 있는 곳에서 식물을 가꾸고 동물을 사랑하는 행동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따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또한 이 때 부모들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외부로부터 잘 보호해주면 된다.
두 번째 주기는 8세에서 14세로 부모들은 친구처럼 아이들과 같이 놀아줘야 한다. 아이들은 이때 사고하는 능력이 완전하지 않아 성인들과 같은 수준의 판단능력이 없다. 아이들에게 합리적으로 따지기보다 아이와 손을 흔들며 걸어갈 수 있는 친구가 되어준다는 데 의미를 두자. 또한 사고중심의 활동보다는 예술적 활동을 통해 감성을 개발하는데 교육 초점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마지막 주기는 15세에서 21세다. 아이들은 사고를 통해 배우는 능력을 완성했기 때문에 더욱 반항적이고 세상을 비판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부모들은 아이가 동반자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결국 부모의 뒤에 숨어있는 아이를 부모가 보호해주다가 같이 손 흔들면서 걷고, 나중에는 부모와 아이가 마주보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 이게 바로 이상적인 부모의 역할이라고 김 대표는 제시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교사로 있는 발도르프학교의 교육방침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10살 전 아이들에게는 지적학습보단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탐험하고 뛰놀면서 몸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아름다움'이라는 키워드로 색과 소리, 몸에 대한 감각과 감성을 느끼도록 도움을 준다. 농사나 목공, 수공예 등 자신의 몸을 움직여 경험하는 기회들을 많이 주는 것, 이게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아이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인간이 어떤 존재냐'는 지혜없이 남들이 한다고 똑같이 밀어 붙인다면 아이를 결국 옥상 끝으로 밀게 된다"며 "아이들이 못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부모들이 여러 공부를 통해 자기 성찰을 하고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게 제일 좋은 교육이다.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집에서 부모들이 홈스쿨로 아이를 가르쳐도 대학에 갈 수 있는 시대다. 내 아들도 내가 홈스쿨을 통해 가르쳐 미국 대학에 보냈다"며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주고, 시행착오도 겪게 하는 게 교육이다. 단, 너무 큰 시행착오만 겪지 않게 부모가 잘 가이드해준다면 훌륭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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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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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맘2012.10.19 23:16
이런 글 보면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요.
제가 첫번째
럭*공2012.10.19 20:54
저도모르게..
정말 아이들 앞에서는 조심해야하는데
한순간 욱해서 아이들에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