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서 비명 지르고 우는 아이, ‘야경증’ 아닐까요?
자다 깨서 비명 지르고 우는 아이, ‘야경증’ 아닐까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6.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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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아이들의 수면장애, 종류와 대응법

Q. 다섯 살 아이가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자다 깨서는 귀신이라도 본 듯 허공을 향해 비명을 지릅니다. 땀을 뻘뻘 흘리고 눈동자도 커집니다. 제가 깜짝 놀라 아이를 끌어안고 달래도 울음과 비명을 멈출 줄 모릅니다. 팔을 휘저을 뿐 아니라 어디로 가려는지 마구 몸부림도 치네요.

도대체 왜 그러냐고 아무리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공포에 질린 모습만 보여줍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귀신이라도 봤을까요?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그러는데….좋아질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자다 깨선 비명을 지르고 울고 몸부림치는 아이에게 밤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베이비뉴스
자다 깨선 비명을 지르고 울고 몸부림치는 아이에게 밤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베이비뉴스

A. 일반적으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잠을 잘 잔다.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호소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야경증이나 수면 보행증 같은 사건 수면들은 종종 있다. 취침 및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침실은 조용하고 어둡게, 산만하지 않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취침 의식이 아이들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도 낮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아이에게 낮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려움을 말할 수 있게 유도하고 안심시키는 등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야경증과 수면 보행증이 어떤 것인지 함께 알아보자. 

◇ 야경증, 청소년기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공황발작과 감별 필요 

야경증은 자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고 깨어나면서 운동 및 자율신경의 항진 공포발작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비명을 지르고 깨어 일어나 앉아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이불을 잡고 있거나, 팔을 내젓거나 주먹질을 한다. 심한 자율신경 항진으로 빈맥, 빠른 호흡, 피부홍조, 발한, 동공확대, 근육 긴장도 증가 등의 증세를 보인다.

자다가 일어났을 때 의식은 흐려있으며, 주위에서 자극을 주거나 제지를 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수 초~수 분간 지속하다가 다시 잠이 든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 밤 증상에 대하여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다.

야경증은 보통 4~12세 사이에 시작되고 청소년기 자연적으로 해소된다. 유전, 중추신경계 미숙, 스트레스, 공포증 및 불안 등이 문제가 되며, 열, 수면 박탈 등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 감별해야 할 중요한 증상은 악몽이다. 수면 중에 일어나는 공황발작과도 감별이 필요하다. 공황장애에서는 혼돈이 없고, 심한 행동 장애를 보이지 않으며, 쉽게 잠들지 못하며, 아침에 잘 기억하는 등의 차이를 보인다.

그 외에 수면 중 일어나는 뇌전증, 수면 무호흡, 야간 심장허혈증도 감별대상이다. 이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 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 지지와 안심시킴, 수면위생교육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야경증이 반복되면 야경증이 생길 시간 15분 전에 깨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수면 보행증 자주 보인다면 대학병원에서 수면 다원검사 받아야 

수면 보행증의 행동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볍게는 일어나 앉아 무표정하게 두리번거리거나, 이불을 만지작거리거나, 베개를 고쳐놓는 등 단순한 동작을 한다. 보다 전형적인 경우는 잠자리에서 조용히 불빛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보통 운동은 속도가 느리고 목적이 없는 듯 보인다. 아이들은 간혹 벽장이나 신발장에 소변을 보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주방에 가서 음식을 먹는 경우도 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길거리를 배회하기도 한다. 증상이 일어나는 도중에는 지각수준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주위 상황을 의식하지 못한다. 제지하면 저항을 해서 더 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가만두면 스스로 잠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잠이 든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의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단편적으로만 회상한다.

수면 보행증은 유전적 요인이 문제가 되고, 중추신경의 미성숙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열, 수면 박탈, 피로, 수면 무호흡 현상, 방광팽창과 같은 신체 자극, 소음과 같은 외부자극 등이 수면 보행증의 유발인자가 되기도 한다. 증상이 전형적이 아니거나, 지나치게 자주 발생하거나, 사고의 위험이 크면 대학병원에서 수면 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 아이의 수면장애 다스리는 양육지침

이젠 나쁜 꿈 꾸지 않고 푹 자길…ⓒ베이비뉴스
이젠 나쁜 꿈 꾸지 않고 푹 자길…ⓒ베이비뉴스

▲아이가 증상을 보일 때 강제로 깨우거나 재우지 말아야 한다. 또 아침에 아이에게 간밤의 일에 대하여 다그쳐 물어보아서는 안 된다.

▲아이가 야경증 증상을 보이는 중 주변을 조용하게 한다. 상해를 막기 위해 아이의 신체를 고정한다. 손에 닿는 물건 중 깨질만한 것들은 치운다. 필요하다면 문과 창문을 잠근다.

▲평소에는 일상성을 유지하고, 육체 활동 후 쉬는 시간을 준다.

▲가족들에게 “야경증은 해로운 것이 아니며 곧 사라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시킨다. 무엇보다 엄마와 가족의 반응은 야경증이 있는 아이를 놀라게 한다. 아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가족들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살펴보자.

▲아이의 ‘취침 중 소동’이 벌어진 기간이 혹시 아이가 병을 앓았던 기간이거나, 가족 불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간이었다면 그 원인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면서 아이에게 가해진 스트레스를 줄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일 아이가 한밤중에 우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아이의 방에 들어가서, “방 안이 어두워서 겁이 나는 걸 알고 있어. 그러나 네 인형과 같이 있지 않니? 그리고 네 옷은 저 의자 위에 놓여있지?”라는 말로 아이를 안심시키자.

▲아이가 어두운 방에 혼자 있어야 하는 외로움은 두려움을 더한다. 물론 잠을 못 이루는 괴로움은 병으로 아프거나, 악몽의 두려움, 야뇨, 부모나 학교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같이 다른 이유로 발생하거나 재발하기도 한다.

▲아이의 방에 불을 끈 뒤 익숙한 물체가 어둠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그 모양을 하나씩 확인 시켜 주자. 그림자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조도가 낮은 수면등을 사용하자. 아이의 방문을 조금 열어놓고 엄마가 근처에 있다고 말하며 안심시켜주자.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부모의 돌봄이 습관을 형성하므로 아이에게 밤마다 방문하는 버릇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부모 없이 침실 등만으로도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아이를 설득해야 한다.

▲만약 야경증의 유형과 빈도가 변하거나, 증상이 3개월 이상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우선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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