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자신만의 색을 찾는 여정… 마치 ‘파프리카’처럼
인생은 자신만의 색을 찾는 여정… 마치 ‘파프리카’처럼
  • 칼럼니스트 신혜원
  • 승인 2020.07.20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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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원의 열두 가지 채소 이야기] 오늘은 아이와 '파프리카'로 이야기 나눠봐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에 제격인 채소가 있다. 빨, 주, 노, 초 반짝이는 색감은 어떤 식자재와 만나도 잘 어우러진다. 또 채소치고는 달아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물이 찬다. 씹을 때 나는 아작거리는 소리에 생기도 돈다. 그뿐만 아니라 색깔마다 각기 다른 영양소는 우리 몸에 활기를 준다. 이렇게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고, 건강까지 얻을 수 있는 채소, 바로 ‘파프리카’다.

예쁘고,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파프리카. 오늘은 이 파프리카로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이 파프리카로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 ⓒ베이비뉴스
예쁘고,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파프리카. 오늘은 이 파프리카로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이 파프리카로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 ⓒ베이비뉴스

◇ 먹으면 건강해지는 파프리카의 '빨, 주, 노, 초' 생명력

파프리카는 간혹 피망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파프리카가 들으면 “그건 짱구가 싫어한 피망이고!” 역정 낼지도 모르겠다. 피망과 파프리카는 언뜻 보면 닮았지만, 맛과 향, 식감은 완전히 다르다.

과육이 얇고, 질깃하며, 매운 것은 피망이다. 그에 비해 파프리카는 단단하고 수분이 많아 아삭거리며, 단맛이 난다. 외모는 비슷하지만,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 형제 같다. 실제로 피망의 개량종이 파프리카라고 하니, 이번에는 피망이 한 소리 할지도 모르겠다. “내 덕에 너도 있는 거야!”

닮은 듯 다른 피망과 파프리카는 익기 전까지 초록색이다. 둘 다 익어가면서 색이 드는데 피망은 빨갛게, 파프리카는 품종마다 다른 색을 낸다.

초록빛 파프리카가 주렁주렁.

“다 익었니?” 

“아니, 아직….”

포근한 봄바람에 울긋불긋.

“다 익었니?” 

“아니, 아직!”

뜨거운 햇살을 버텨내니, 빨갛게 물이 든다.

여름 장맛비를 이겨내니, 노랗게 익어간다.

푹푹 삼복더위 참아내니, 주황빛이 깊어 간다.

빨, 주, 노, 초…. 여름 무지개가 나무 위에 드리운다.

더위와 장마,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낸 파프리카가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낸 모습이 기특하다. 파프리카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다는 생리활성물질은 우리에게 건강을 선물한다. 노화와 스트레스의 주범인 활성 산소를 없애주고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식물 영양소, 요즘 제7의 영양소라고 불릴 정도로 식물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어릴 적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처럼 색깔이 알록달록 선명한 파프리카. 물론 인공색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빨간색 파프리카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 성분은 혈관을 건강하게 한다. 주황색과 노란색 파프리카에 든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과 피부 미용에 좋다. 초록색 파프리카는 익기 전에 수확한 것으로, 마트에서 쉽게 만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열량이 가장 낮고, 클로로필 성분이 노폐물을 배출 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 아이와 함께 파프리카 잡채 만들기

‘비타민 C’ 라고 하면 대부분 레몬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파프리카를 떠올리자. 레몬보다 훨씬 먹기 수월하고, 반 개만 먹어도 비타민 C 하루 권장섭취량을 채울 수 있으니 말이다. 또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기름, 특히 고기와 같이 볶으면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게다가 표면이 두꺼워 기름에 볶아도 잘 무르지 않는다. 그럼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즐겨 먹을 수 있는 파프리카 잡채를 만들어 보자.

◇ 재료 : 돼지고기(잡채용) 150g, 빨강, 노랑, 주황 파프리카 1개씩, 꽃빵 8개, 전분가루 1큰술, 식용유

◇ 고기 밑간 : 맛술 1큰술, 후추

◇ 양념 재료 : 굴 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첫 번째, 돼지고기를 밑간한 뒤 냉장고에 넣는다. 잡내를 없애는 과정이다. 

두 번째, 찜통에 꽃빵을 넣고 찐다.

세 번째, 색깔별 파프리카를 아이와 함께 관찰한다. 파프리카는 무슨 색인지, 만지면 어떤 느낌이 나는지,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지 아이와 이야기 나눈다.

“초록색 파프리카가 익으면서 빨강, 주황, 노랑 파프리카가 되었단다”

“파프리카는 색깔마다 영양이 다른데, 우리를 건강하게 지켜준대”

“파프리카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네 번째, 파프리카를 가로와 세로로 잘라 씨를 빼낸 뒤 채 썬다. 아이가 우리 나이로 4세 이하라면 부모가 자른 뒤, 아이가 손으로 씨를 빼보게 한다. 5세 이상이라면 유아용 칼을 사용해서 잘라보게 할 수 있다. 단, 아이가 칼에 베이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파프리카 씨 빼는 중. 그러다가도 씨를 입에 넣기 바쁘다. ⓒ신혜원
파프리카 씨 빼는 중. 그러다가도 씨를 입에 넣기 바쁘다. ⓒ신혜원
파프리카를 세로로 자르니 “아기 상어 이빨이 빠졌어요!" ⓒ신혜원
파프리카를 세로로 자르니 “아기 상어 이빨이 빠졌어요!" ⓒ신혜원
파프리카 안에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 있는 씨는 손톱으로 떼어보자. ⓒ신혜원
파프리카 안에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 있는 씨는 손톱으로 떼어보자. ⓒ신혜원

“누가 누가 멀리 튀기나 내기해 보자”

“이번에는 도마 안쪽에만 씨를 떨어뜨려 보자”

파란 도마는 여름 바닷가, 파프리카 씨는 뜨거운 모래알이 된다.

손바닥으로 씨를 펼쳐내면 썰물이 되어 “촤아-촤아-”

도마를 구부려 스테인리스 볼에 담으면 밀물이 되어 “철썩-철썩-”

바닷물이 빠지고 다시 모래가 나타나면 온 가족이 모래에 그림을 그려본다.

"우리 가족 사랑해요." ⓒ신혜원
"우리 가족 사랑해요." ⓒ신혜원

“아빠는 우리 가족을 사랑해.”

"네가 웃을 때 엄마는 제일 행복해." ⓒ신혜원
"네가 웃을 때 엄마는 제일 행복해." ⓒ신혜원

“네가 웃을 때 엄마는 제일 행복해!"

다섯 번째, 밑간한 돼지고기에 전분 가루를 뿌린 뒤 팬에 기름을 둘러 볶는다.

여섯 번째,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채 썬 파프리카와 양념을 넣고 볶아 마무리한다.

일곱 번째, 완성한 파프리카 잡채는 꽃빵에 싸서 온 가족이 맛있게 먹는다. 돼지고기의 쫀득한 식감과 파프리카의 아삭한 식감이 꽃빵과 만나면 입안이 즐거워진다.

◇ 좀 달라도 괜찮아! 파프리카처럼 '색깔' 있는 아이로 자라기를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파프리카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비싸다는 것이다. 씨앗을 전량 네덜란드에서 수입하는데, 종자에도 재산권이 있어 로열티를 내서 그렇단다. 그래서 씨앗 가격이 금값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도, 최근 국내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는 반가운 기사를 봤다. 수확량은 아직 적지만, 품질이 우수하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그렇지만 많은 농가가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마트에 가면 여전히 비싸던데…’라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못난이’ 파프리카를 구매했다. 

농가에서 당일 수확한 파프리카를 보내주니, 가격도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싱싱하다. 오래 두고 먹으려고 파프리카를 한 개씩 꼭지까지 비닐 랩으로 싼다. 조금 울퉁불퉁하지만 먹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너도 자연을 이겨냈는데…. 편견에 맞서며 여기까지 왔구나?” 

세상 사는 것도 그렇다. 힘든 일도 있고, 때로는 두려움에 맞서야 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세상과 맞서지 않고는 나만의 색깔로 성장하기 어렵다.

“네가 좋아하는 색깔은 뭐니? 남들과 다른 색이어도 괜찮아.”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인생은 자신만의 색을 찾는 여정이기 때문에. 아이가 자기만의 색과 빛으로 꿈을 찾기를…. 파프리카처럼 말이다.

*칼럼니스트 신혜원은 다양한 현장에서 20여 년간 영양사로 일했으며, 현재는 수원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영양 전문가로 편식하는 아이와 부모를 만나면 나름의 고충이 보인다. 먹는 것보다 스마트폰이 재미있는 아이, 스마트폰을 보여주면서라도 먹이고 싶은 부모, 밥 먹는 것이 그야말로 전쟁이다. 당장 한 입 먹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먹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자. ‘열두 가지 채소 이야기’와 함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서서히, 그리고 즐겁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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