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서울시가 폭언‧성희롱 같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공공도서관 사서를 보호하기 위해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사서 등 감정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전국 최초로 수립했다고 17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정노동 피해상황을 예방하고, 피해상황 발생시 도서관과 관리관청(시‧구청, 교육청)이 실행해야 하는 조직차원의 역할과 책무를 ‘7대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7대 지침은 ①도서관 운영방침에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사항 명시 ②시민공감 확산을 위한 홍보 ③기관별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마련 ④감정노동교육 실시 ⑤적정한 휴식 보장 ⑥감정노동 관련 고충처리제도 시행 ⑦감정노동자 보호현황 점검 및 관리다.
‘7대 지침’에 따르면 시‧구 및 교육청과 도서관은 사서 등 감정노동자 보호에 관한 사항을 운영방침에 명시해야 한다. ‘~은 왕이다’ 같은 슬로건을 자제하고 도서관 노동자의 존중을 유도하는 슬로건을 제작하는 등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시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도서관은 조직 구성원과 함께 각 도서관 상황에 맞는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 예컨대, 사서와 이용자 간 갈등발생시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사서에게 일방적‧무조건적인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다.
감정노동으로 소진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적정한 휴식을 보장하고, 건강문제 예방을 위한 교육‧상담 등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이번 가이드라인 수립‧시행은 서울시가 올해 초 발표한 공공도서관 사서의 노동권익 및 처우개선 대책의 하나다. 도서관 관장부터 실무사서, 관련 분야 전문가까지 다양한 층위로 구성된 ‘서울시 공공도서관 사서권익개선 TF’가 지난 6개월에 걸쳐 머리를 맞대 마련했다.
서울시가 실시한 ‘2019년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위탁 및 고용실태조사’('19.6.~11.) 결과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사서 10명 중 7명(67.9%)은 이용자로부터 폭언을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9%는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서울도서관은 가이드라인을 8월 중 서울 지역 총 176개 공공도서관에 배포해 각 도서관에서 감정노동자 보호제도를 수립할 때 참고하도록 시행한다.
특히, 이번에 마련한 7대 지침과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이 실제 현장에 효과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치구 대표 구립도서관 5개관(강서, 도봉, 동대문, 서대문, 송파)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5개 도서관은 7대 지침을 시행하고 문제점에 대한 개선에 나선다.
서울도서관은 교육을 희망하는 5개 도서관에 9월 중 ‘찾아가는 감정노동 권리보장 교육’을 실시해 사서 등 도서관 감정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서울도서관이 전국 최초로 마련한 공공도서관 감정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은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해소해나가기 위한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며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관련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사서들이 일하기 좋은 공공도서관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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