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310건 조사
접수 창구 운영한지 1년 만에 조사 들어가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의 중증폐질환 원인으로 지목된지 1년이 훌쩍 넘어서야 310건의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의심사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1일 가습기살균제에 따른 폐손상 의심사례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 접수 마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같은 날 폐손상 의심사례에 대한 자발적인 접수창구를 운영한 지 딱 1년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연령 구분없이 가습기살균제(세정제) 사용력이 있으면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간질성폐질환', '과민성 폐장염', '급성간질성 폐렴' 등의 질환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아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년간 접수받은 의심사례 184건과 함께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피해 의심사례 126건의 정보도 넘겨받아, 총 310건 사례를 대상으로 가습기살균제와의 상관 관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310건 가운데 30%인 94건은 피해자가 사망한 사례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중으로 가습기살균제조사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환경보건, 임상의학 등의 전문가와 피해자 측 대표 등 2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질병관리본부의 공식적인 조사는 마감됐지만, 시민단체를 통한 의심사례 신고는 가능하다.
이에 대해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의 강찬호 씨는 "접수창구는 계속 열어둔 채로 접수된 사례에 대해 그때그때 조사를 진행하고 신속 대응할 수도 있었다. 사례를 모았다가 한 번에 조사를 진행하는 건 많이 늦은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조사위원회를 열고 조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강 씨는 "가장 중요한 건 조사결과가 피해자 보상문제로 연결되는냐의 문제다.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아직도 치료받고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많다. 조사만 할 게 아니라 피해자 보상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의뢰한 '원인미상 중증폐질환 발생 규모 및 질병 특성 파악을 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폐질환 사례는 213건(성인 75명, 18세미만 청소년 및 소아 138명, 1건 중복)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망자는 성인 22명, 18세 미만 청소년 및 소아 8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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