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세계 아동학대 신고 비율 두 배 늘어
'코로나 이후' 세계 아동학대 신고 비율 두 배 늘어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9.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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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프로텍트 어 제너레이션(Protect A Generation)’ 보고서 발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선포 후 전 세계 37개국 아동과 성인 총 2만 56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선포 후 전 세계 37개국 아동과 성인 총 2만 56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37개국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텍트 어 제너레이션: 코로나19로 인한 아동 삶의 영향(Protect A Generation: The impact of COVID-19 on children's lives)’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아동 대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위기 대응의 중심에 아동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아동(8069명)과 양육자(1만 7565명) 총 2만 5634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발표된 아동과 가정을 대상으로 한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설문조사"라면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이 교육과 보건에서 소외됐고 심각한 보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3명 중 2명이 ‘봉쇄(락다운)기간 중 교사와 연락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10명 중 8명은 ‘학교가 휴교한 뒤 새로 배운 것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면서 "코로나19로 소득이 절반 아래로 감소한 가구의 93%가 보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 내 폭력 역시 심각해졌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휴교 전 8%에 머물던 아동학대 신고 비율이 17%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육·보건 영양·정신 건강·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에 시급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평가했다.

◇ ‘원격학습 가능한 아동 1% 미만’… 교육 불평등 심각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교육 분야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뷰에 응한 빈곤 가정의 아동 중 원격학습을 위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아동은 1%에 미치지 못했다.

스스로를 빈곤층으로 분류하지 않은 가정도 19%만이 원격학습이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빈곤 가정의 37%는 학습 자료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설문에 참여한 아동 3명 중 2명은 봉쇄 기간 동안 선생님과 연락한 적이 없었다.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이에 해당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소득 및 성별 간 격차를 심화시켰다. 일반 가구(70%)보다 더 많은 빈곤 가구(82%)가 코로나19 이후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 소득 감소는 보건 서비스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의 89%가정 중, 절반 이상 소득이 감소한 가구의 93%가 ‘의료서비스 이용과 의약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는 여아와 빈곤 가정의 아동, 장애 아동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에 대한 폭력의 위험을 악화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로 32% 가구의 아동과 보호자가 ‘가정 내에서의 신체적 또는 정서적 폭력이 있었다’고 답했다.

소득 감소와 학교 휴교는 이러한 폭력을 더욱 심화시켰다. 아동에 대한 폭력이 발생한 가구의 19%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이 감소했으며, 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8%)보다 닫았을 때(17%), 약 2배 이상 아동에 대한 폭력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모든 아동이 동등한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특히 여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아의 63%는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있었다. 절반 이상(52%)이 ‘형제·자매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남아는 같은 질문에 각각 43%, 42%로 응답했다.

학교가 폐쇄된 기간에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답한 여아는 20%에 달했으나 남아는 10%에 불과했다.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아동은 교육의 기회가 영영 단절되거나, 아동노동, 조혼 등 여러 형태의 착취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팬데믹이 역사상 최악의 교육 비상사태를 불러일으켰으며 올해에만 970만 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잉거 애싱(Inger Ashing)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한 세대의 아동이 건강하고 안정된 미래를 잃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저소득 국가의 부채를 탕감하는 조치를 강화해 이들 국가가 아동의 삶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이들 세대가 가장 무거운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조사를 근거로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에게 양질의 원격 수업을 제공하고, 학습에 뒤쳐진 아동은 보충 수업을 받아 학교 수업이 재개된 뒤에도 모든 아동이 동등한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해 정부는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과 강력한 보건 영양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동이 학대, 착취 등 폭력의 피해를 입을 경우 통합적인 보호 서비스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아동의 심리 상담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의 대상 국가는 아시아(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에티오피아, 케냐, 말라위, 모잠비크, 소말리아, 남수단, 우간다), 유럽(알바니아, 코소보),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해(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페루), 중동(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북아메리카(미국), 태평양(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부르키나 파소, 니제르, 세네갈, 시에라리온)의 37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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