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잠시라도 혼자 있게 해서는 안 돼요
'안 오면 그냥 간다'라는 식의 표현도 위험
[연재] 이향숙 센터장의 현장에서 배우는 성교육
지난 주말 따스한 햇살이 맑은 일요일 아침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과 도시락을 싸들고 가까운 수목원에 다녀왔다. 충북 청원군 미원에 있는 미동산 수목원은 올 가을 유난히 맑고 투명한 하늘빛을 가득 담고 있었다. 그 청량한 하늘은 단풍을 알록달록 곱디곱게 물들여 놓아 우리는 “와~”, “우~”, 하고 감탄을 반복했다.
“너희 들은 어쩜 이렇게 고운 빛깔로 물이 들었니? 정말 예쁘구나.” 나뭇잎들과 혼잣말로 반갑다는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곱게 물든 단풍잎, 벌레가 먹은 나뭇잎 몇 개를 주워서 나뭇잎 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는 앞뒤로 돌려가며 보고 또 보다가 도시락 가방에 챙겨 넣었다.
아이들에게 볼거리가 많은 이 수목원은 거의 어린자녀들과 나들이 나오기 참 좋은 곳이다. 오늘도 이곳 수목원은 볼거리 많은 개구장이 아이들의 야외 소풍 놀이터가 됐다. 이곳 미동산 수목원은 가을이면 특히 단풍나무 길이 인기가 아주 많다.
갖가지 잎 모양의 단풍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있고, 나무아래 길가에는 수북이 낙엽이 쌓여있다. 길을 걷다 보면 나뭇잎은 함께 놀자는 듯 툭툭 머리 위로 잎을 던져 주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몸짓을 이이저리 흔들며 놀고 있다.

우리 일행 앞쪽에서 유난히 까르르 웃으며 신나게 놀고 있는 남자 아이가 눈에 띄었다. 아이는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나뭇잎을 고물고물 한 줌 쥐더니 벌떡 일어서서 허공에 날리고는 빙글 빙글 돌고 다시 앉았다가 한 줌 또 낙엽을 쥐고는 “야, 야” 소리를 내며 흩뿌려 놓고 신나게 놀고 있었다. 아이는 몇 번을 반복해가며, 신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혼자 신나라 좋아라 깔깔 웃고 놀았다.
이 아이가 이렇게 노는 사이에 엄마 아빠 동생은 점점 멀어지며 아빠가 하는 말 “빨리와,” “그만해”, “지지야, 지지”, “지지라고” 하며 넉넉한 걸음걸이로 아이와 멀어져 갔다. 엄마 또한 동생의 손을 잡고 아빠 뒤를 따라 가며 더 큰소리로 “빨리 오라니까”, “그거 지지라고, 지지” “안 오면 그냥 간다” 하고는 단풍나무 숲길을 빠져 나갔다.
마음이 다급해진 이 아이는 더 놀고 싶은 아쉬움을 한꺼번에 표현이라도 하듯이 더 빨리 움직이며 양손 가득 나뭇잎을 풀풀풀 날려도 보고 떨어지는 낙엽을 발로 받아 다시 차보기도 하더니 이내 가족이 멀어진 뒤를 따라 재빠른 걸음으로 “엄마, 엄마”를 부르더니 쏜살 같이 사라졌다.
이 아이를 지켜보던 나도 아이가 놀던 자리에 가서 나뭇잎을 한 줌 잡아 날려 보았다. 재미있었다. 그래서 몇 번을 더 날려 보았다.
나는 마음 속 혼잣말로 아이가 이렇게 좋아라 하고 놀면 엄마와 아빠도 동생과 함께 낙엽 놀이를 함께 하면 아이들의 즐거움은 배가 될 텐데, 자연을 만나려고 그리고 가을을 보려고 아이들과 나들이 나왔을 텐데, 낙엽가지고 노는 모습에 구지 '지지'라고 하며 '더러운 것' 가지고 놀지 말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은 것 같아 맘이 좀 불편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표현하고, 마음껏 만지게 해주는 것, 자연과 함께 하는 야외 활동놀이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심어 주고. 감각, 정서 발달과 정신건강에도 참 좋은데, 창의력 기르는데도 더 없이 좋은 진정한 교육일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예전 우리들의 어린 시절 놀잇감은 다 자연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모래로 집을 지으며 놀던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하며 놀던 모래놀이, 작은 공깃돌을 주어 공기놀이도 하고, 마당에서 땅 따먹기 놀이며, 자연과 함께 놀던 놀이들이 우리들의 정서이며, 인성교육이었던 것 같다. 지금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호연지기도, 정서함양과 인성교육도 자연과 충분히 벗하며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평소에 센터에서 영·유아들과 상담과 교육을 하다보면 절대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과 행동을 어른들이 하고 있다. 그 하나도 이것이다.
특히 밖에서 우리 아이들을 잠시라도 혼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어떤 사고도 어른들이 잠시 방심한 사이에 일어난다. 또한 “안 오면 그냥 간다”라는 말은 아이로 하여금 ‘네가 어른 말을 듣지 않았으니 무슨 일이 나도 다 너의 책임이야’라고 아이를 협박하고 위협하는 무서운 말이다. 그래서 사고 후 아이들은 ‘내 잘못이야’라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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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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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2012.11.28 15:10
저도 늘 또 다른 눈으로 보려 합니다. 아이들의 세상으로요
나*2012.11.28 15:08
공주맘님 아이들의 왕비님 응원합니다.
나*2012.11.28 15:06
그래요 ....흙과 모래, 풀과 나무, 꽃과 나비...자연과 친하게 해주자고요 어이들에게..
나*2012.11.28 15:01
잘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나*2012.11.28 15:00
가끔은 아이들 황소 고집 꺽어 보겠다고 시도 하지만 맘 같지 않으시지요 센스 쟁이 엄마 응원합니다.
나*2012.11.28 14:58
멋진 엄마 ^^ 박수 보냅니다.
나*2012.11.28 14:55
저도 자연이 좋아 자주 찾아다닌 답니다. '감탄사' 의 표현은 아이를 긍적적으로 만들지요
나*2012.11.28 14:52
엄마의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플*워2012.11.26 15:25
헉..
제가 자주 하는 말...
안따라오면.. 엄마 혼자 간다.
엄청
햇**미2012.11.25 23:19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저는 우리아이를 자연을 느끼고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낙엽을 보고 느끼고 아름답다고 말할
태*맘2012.11.24 00:38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나죠..
그래서 항상 손을 잡고 다녀요. 잠시라도 손을 놓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니..
뿐 아니라 말을 할때도 제 말투를
지*****맘2012.11.19 13:23
좋은 공부
저도 한번 울 딸한테 이런 적이 있는데 마음도 사실 안좋더라고요
그런 말은 조심해야겠어요
저도 어렸을 때에는 이
빨**녀2012.11.19 09:32
육아
아이들한테 정말 말한마디 조심해야하네요 반서
똑*맘2012.11.18 12:12
똑이맘
요즘엔 워낙 엄마아빠들이 깨끗하게 키워서 그런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삼**맘2012.11.17 00:32
많이배우게되요 ~
아이들에게는 정말 한마디의말과 행동..항상 조심해야
엔*맘2012.11.14 22:58
육아
육아에 대해서 항상 배우게 되는거 같아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