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통 항아리에 구운 흑돼지 오겹살의 맛은?”
“제주 전통 항아리에 구운 흑돼지 오겹살의 맛은?”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1.03.0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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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CEO 인터뷰] 1. 제주 전통 항아리 바비큐 전문점 창업한 박신애 고바진 대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제주 흑돼지에 숨겨진 고기 본연의 맛을 제주 전통 항아리 안에서 가장 적당한 온도와 시간으로 찾아냅니다.“

제주도에는 수많은 진미가 있지만, 그중 흑돼지를 첫 번째로 꼽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흑돼지 오겹살은 숯불에 구워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문을 연 '고바진'은 조금 독특한 방식의 돼지고기 바비큐를 고안해냈다.

박신애(32) 고바진 대표는 "항아리에 참숯이나 비장탄으로 불을 피워, 그 열기로 흑돼지 오겹살을 마치 훈제를 하듯이 굽는데, 고기가 타지도 않고 기름도 쭉 빠져 맛있고 담백한 바베큐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제주 전통 항아리 바비큐 전문점 창업한 박신애 고바진 대표.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제주 전통 항아리 바비큐 전문점 창업한 박신애 고바진 대표.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제주 전통 항아리에 구워낸 오겹살... 담백한 맛이 일품”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새로 문을 연 돼지고기 바비큐 전문점 '고바진'. 지금은 서귀포의 핫플레이스가 된 '오설록 티 뮤지엄'과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서 자동차로 7~10분 거리의 동광마을에 위치한 이 식당은 이름 그대로 곱아진 곳에 있다. 곱아진 곳이라는 말은 제주도 방언으로, 숨겨져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곱아진'이라는 말을 발음 나는 대로 써서 고바진이라는 상호를 만든 것. 

"고기 바비큐가 진짜 맛있는 숨겨진 맛집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로 서른두 살이 된 젊은 CEO 박신애 대표의 포부다. 박 대표는 이화여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의 한 공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퇴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박계수(64) 씨와 어머니 오인순(60) 씨와 함께 고바진을 창업했다. 이들 가족은 고바진을 오픈하기까지 약 3년을 함께 준비했다고 한다.

"고기 굽는 방식을 좀 더 편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더 맛있게 굽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3~4년 전입니다. 직접 식당을 차려보겠다는 생각을 하고서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다고 소문 난 돼지고기 집을 찾아다니면서 삼시세끼 고기만 먹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가장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고기를 굽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그리고, 지금도 제주도 전통 항아리를 찾기 위해서 수소문을 해서 제주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제주 전통 항아리를 활용해 흑돼지를 굽고 있는 박신애 고바진 대표.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제주 전통 항아리를 활용해 흑돼지를 굽고 있는 박신애 고바진 대표.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제주 전통 항아리를 활용한 흑돼지 바베큐는 고기가 타지 않고, 담백하게 구워져 맛이 일품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제주 전통 항아리를 활용한 흑돼지 바베큐는 고기가 타지 않고, 담백하게 구워져 맛이 일품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해서 제주 항아리를 활용한 고기 굽는 법을 찾아내게 된 걸까?

“일단 우리 가족이 모두 고기를 좋아해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기 굽기를 시도해봤어요. 그런데 숯불에 고기를 굽다보면 타기도 하고, 연기도 많이 납니다. 난로나 스테인리스 통 같은 곳에 숯불을 넣고 그 주변에 고기를 걸고 구워보니 고기가 타지도 않고 잘 구워지는 것에서 착안을 하고, 제주 전통 항아리를 활용해 고기를 굽게 됐죠. 제주 항아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약을 바르지 않고 만들어 친환경적이에요.”

사실 항아리를 활용해 고기를 굽는 것은 고바진 만의 방식은 아니다. ‘항아리 바비큐’라는 이름을 내건 몇몇의 식당이 서울, 용인 등에서 성업 중에 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식당 몇몇 곳에서 항아리를 활용해 고기를 굽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직접 찾아가서 먹어보기도 하고, 사장님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어요. 따라한 것은 아닌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이 먼저 시작한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렇지만, 고기를 굽는 항아리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연기가 잘 빠지도록 팬을 달고, 고기 기름이 잘 빠지도록 하는 장치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요.”

◇ “제주에서 가장 좋은 암퇘지 만을 직접 사옵니다”

사실 고기 굽는 항아리뿐만 아니라 고바진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박 대표 가족이 모두 손수 만들었다. 식당 건물도 직접 지었고, 내부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 간판도 직접 만들어 걸었고, 주차장 바닥공사도 손수 했다. 비록 25평 규모의 1층짜리 건물이지만, 일 년에 걸쳐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아버지 박계수 씨의 직업 덕분이다. 박 씨는 그동안 도자기 만드는 일이나, 나무로 간판을 만드는 일, 그리고 제주도 기념품을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해왔다. 평소 아버지가 직업을 떠나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고치는 것에 관심도 많고, 재능도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전언이다. 

“버려진 가스통을 활용해서 난로도 직접 만들었어요. 거꾸로 타는 보일러의 원리를 적용해서 장작의 재가 남지 않고, 완전 연소됩니다. 이 난로를 활용해서 겨울에는 손님들에게 후식으로 군고구마를 내어드릴 생각이에요.”

고바진은 제주도 내 상위 8% 이내에 드는 1+ 등급의 암퇘지만을 취급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은 제주도 내 상위 8% 이내에 드는 1+ 등급의 암퇘지만을 취급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의 모든 인테리어는 박신애 대표와 아버지 박계수 씨, 어머니 오인순 씨가 직접 했다. 식당 내부의 난로도 직접 만든 것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의 모든 인테리어는 박신애 대표와 아버지 박계수 씨, 어머니 오인순 씨가 직접 했다. 식당 내부의 난로도 직접 만든 것이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박신애 고바진 대표는 앞으로 고바진을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특히 노키즈존이 아니라 키즈프렌드리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박신애 고바진 대표는 앞으로 고바진을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특히 노키즈존이 아니라 키즈프렌드리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은 고기 굽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좋은 식재료를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제주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고기를 직접 공수해오고 있다.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한 1+ 등급의 고기를 취급하는 화북동의 축산업체에서 직접 떼어온다. 

“좋은 고기를 찾으려고 발품을 팔고 다니다 도내 상위 8%에 드는 암퇘지만을 취급하는 곳을 찾았어요. 1시간 넘는 거리지만, 직접 찾아가서 가장 좋은 등급의 돼지고기를 사옵니다. 고기를 받으면 확실치 않을 수 있어서, 직접 찾아가는 겁니다.” 

박 대표는 “좋은 식재료에서 좋은 맛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이 원칙만은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면서 축산물 등급판정확인서를 기자에게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다. 

김치, 열무김치, 생새우젓, 오이지, 양파 장아찌, 무생채, 간장소스 등의 밑반찬의 식재료도 박 대표와 박 대표의 어머니 오인순 씨가 시장에서 직접 사다가 만든다. 오인순 씨는 “만들어져 있는 것은 하나도 취급하지 않아요. 직접 좋은 식재료를 구해서 손수 만들고 있어요. 우리 식구가 먹는 것처럼요”라고 전했다.

◇ “따뜻한 사람들과 밥 먹고 싶을 때 찾는 곳”

사실 제주도는 연인끼리도 자주 찾는 곳이지만,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매우 많은 관광지다. 하지만 최근 아이와 함께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을 표방한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박신애 대표는 “노 키즈 존을 찬성하지 않는다. ‘키즈 프렌들리’(kids-friendly) 식당을 만들고 싶다”고 힘줘 이야기했다.

“요즘 노키즈 존이 제주에도 생각보다 많아요. 저는 사실 노키즈 존을 찬성하지 않아요. 아기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잖아요. 아기들이 함께 밥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맛집 검색해서 갔는데 아기 데리고 못 들어가면 정말 당황스러울 거예요. 저는 시작할 때부터 키즈 프렌들리한 식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아기 의자 2개를 준비해 놨어요. 제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주변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온 가족이 함께 올 수 있는 식당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갈게요.”

그렇다면, 이들이 만들고 싶은 식당은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하고 밥 먹을 기회가 생겼을 때 여기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식당을 만들고 싶어요. 고기가 맛있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여기서 보내는 시간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식당이 되고 싶습니다. 밥만 먹고 가는 것이 아니라 쉼도 얻어갈 수 있는 편안함이 함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눌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식당이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 사실 준비기간을 오랫동안 가졌어요.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했어요. 그동안 지인 분들이나 친척들을 초대해서 고기 맛을 보여드렸는데, 다행히 모두 반응이 좋았어요. 곱아진 곳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을 실망하시지 않도록, 좋은 식당이 될게요”라고 말했다.

고바진은 가족 경영을 추구한다. 박신애 대표와 그의 아버지 박계수, 어머니 오인순 씨가 식당 건물부터 음식 조리까지 직접 진행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은 가족 경영을 추구한다. 박신애 대표와 그의 아버지 박계수, 어머니 오인순 씨가 식당 건물부터 음식 조리까지 직접 진행한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의 뜻은 '숨겨진'이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박신애 고바진 대표는 "고기 바비큐가 진짜 맛있는 숨겨진 맛집이 되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전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고바진의 뜻은 '숨겨진'이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박신애 고바진 대표는 "고기 바비큐가 진짜 맛있는 숨겨진 맛집이 되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전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고바진’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TIP

1. 메뉴 정하기 : 고바진에서는 흑돼지와 백돼지 중에서 고기를 고를 수 있다. 관광객들의 경우, 흑돼지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제주토박이들은 흑돼지보다 백돼지를 선호한다고. 두 가지 맛이 모두 궁금하다면, 흑돼지와 백돼지를 조금씩 나눠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맛있게 먹는 방법 : 항아리에서 구워진 고기는 마찬가지로 같은 방식으로 구워진 소시지와 버섯, 그리고 프라이팬에 구운 꽈리고추, 토마토 등과 함께 달궈진 철판에 올려져 나온다. 여러 가지 조합으로 고기를 맛보되, 고기와 꽈리고추, 생와사비 3합으로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고기를 다 먹기 전에 후식 열무김치 국수를 주문해 국수에 고기 한 점을 얹어 먹는 것도 놓치면 후회.

3. 주류 선택하기 : 고바진의 내부 인테리어는 고깃집이 아니라 마치 와인바를 떠올리게 한다. 전통 와인바는 아니기에 와인 선택의 폭은 넓지 않지만, 적당한 가격의 품질 좋은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몇 가지가 준비돼 있으니,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겠다. 물론, 제주에 와서 맛보고 가지 않으면 섭섭한 한라산 소주도 준비돼 있다.

4. 주변 관광지와 숙소 : 고바진 주변의 유명한 관광지는 오설록 티 뮤지엄과 무민랜드, 카멜리아힐, 송악산 둘레길, 사계 용머리해안, 제주곶자왈도립공원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로 유명한 제주신화월드도 10여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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